[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지난 2004년 이후 15년간 첼시의 구단주로서 첼시를 유럽의 강호로 도약시킨 로만 아브라모비치, 최근 그가 첼시의 운영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들리고 있는 가운데,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이를 부인했다.
미국의 ESPN은 3일(한국시간)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영국 최고의 부자 짐 랫클리프 경과 첼시에 관한 인수합병(M&A)을 시도할 것이라는 루머를 일축하며 현재로서는 구단 매각에 관심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 루머가 처음나온 것은 올 초였다. 아브라모비치와 첼시 구단, 영국 정부와의 관계가 악화 되었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첼시 인수설이 대두되기 시작했으며, 영국의 백만장자 짐 랫클리프 경을 비롯해, 중국 등 아시아권 기업이 첼시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보도를 연일 쏟아냈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으로 알려진 짐 랫클리프 경의 인수가 적극적이었는데, 랫클리프 경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현재 고문을 당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이라고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브라모비치로부터 구단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만약에 제의가 온다면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몇년 전 첼시의 훈련장에 초대받은 적도 있다."라고 덧붙이며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표명했다. 이미 랫클리프는 2018년 5월 첼시의 인수에 대해 문의했지만, 첼시가 일언지하에 거절하면서 발길을 돌린 적이 있다.
그러나 아브라모비치는 랫클리프의 적극적인 인수의사에도 팀을 매각할 생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ESPN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아브라모비치가 랫클리프나 다른 사람들과 첼시 매각에 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최근 아브라모비치와 첼시와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본다면 첼시의 매각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7월 켄 베이츠로부터 1억 4000만 파운드(약 2,132억 원)로 인수한 후 클럽을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이후 그는 그의 개인 재산 약 11억 3000만 파운드(약 1조 7천억 원)를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아브라모비치는 첼시에 투자를 줄이고 있다. 현재 투자의 여건이 되지 않는 아브라모비치를 대신해 마리나 그라노프스카야가 첼시를 거의 운영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러시아와의 정치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아브라모비치는 1급 투자비자 갱신 신청했지만, 영국 정부로부터 거부를 받았고, 이후 스탬포드 브리지에 방문하지도 않고 있다.
이에 아브라모비치는 영국 정부에 대한 보복차원에서 이스라엘 시민권을 취득했으며, 스탬포드 브릿지의 뒤를 이을 신구장 건설을 중단시키며 영국 정부에 간접적인 항의를 나타냈다. ESPN은 아직도 뉴 스탬포드 브릿지의 건축 재개는 결정되지 않았으며, 무기한으로 건설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위기의 로만과 첼시, 과연 첼시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Wikimedia Commons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