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강등 위기에 빠진 수원삼성 블루윙즈를 이끌 새로운 선장의 부임이 임박했다. 2021년까지 강원을 이끌었던 김병수 감독의 부임이 유력하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병수 감독이 기나긴 고민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김병수 감독의 수원행은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김병수 감독의 부임이 무산된다고 하더라도 수원은 새로운 감독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세밀한 전술적인 미스로 승리와는 인연을 쌓지못한 수원이 그 2퍼센트의 부족함을 채워 줄 감독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많은 팬들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축구는 감독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감독 역시 사람이며 강등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자신의 커리어가 강등 전도사로 귀결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수원에 이력서를 낸 감독들도 막상 수원의 제의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여론 역시도 부정적이다. 2무 8패의 전반기 성적으로 잔류를 이뤄낸 구단은 2020년의 인천 유나이티드이며 그 역시 상주 상무의 재창단으로 인한 자동 강등이 있었기에 이번에 부임하는 감독의 경우에는 사실상 0%의 확률에 도전해야 한다. 수원의 감독직을 '독이 든 성배'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강등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구단이 그에 대한 믿음을 보여야 한다. 만약 수원이 강등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더라도 감독을 해임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팀의 스피릿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옆나라 일본의 산프레체 히로시마가 수원과 비슷한 상황을 겪은 경험을 갖고있다. 지난 2007년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감독의 부임 이후 산프레체 히로시마는 전력적인 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승강 플레이오프를 겪었고, 교토 상가에게 패하며 J2리그 강등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후 대부분의 여론은 페트로비치가 물러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산프레체 히로시마 운영진은 이례적으로 페트로비치 감독의 유임을 결정했다. 전술과 선수단 장악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었다.

그렇게 유임된 페트로비치는 J2리그에서 승점 100점을 달성하며 곧바로 J1리그로 승격했고, 2009년에는 4위를 기록하며 AFC 챔피언스리그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페트로비치 감독은 이후 2011년까지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책임진 후 2012년 현 일본 감독인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에게 자리를 넘겼고, 모리야스 감독은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2012년과 2013년 J리그 연속 우승을 이끌며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명실상부한 J리그 최강팀으로 만들어냈다. 강등을 겪으며 바꾼 프로세스가 우승으로 되돌아온 극적인 사례다. 

수원 역시 그동안에 반복했던 잘못된 결정들을 이번 기회에 다잡을 수 있는 기회다. 감독에게 큰 믿음을 주고 감독의 뜻에 따라 구단을 운영하는 것이다. 설사 강등에 직면하더라도 자신의 철학을 펼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2보 전진을 위한 후퇴다. 

운명의 날은 다가오고 있다. 과연 새로운 감독과 함께 수원은 어떤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을까? 2023년 강등과 잔류의 기로에 선 수원을 이끌 감독은 과연 수원의 어떤 미래를 만들어낼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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