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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V리그 트레블을 달성하며 왕조 시대를 연 대한항공, 하지만 호기롭게 나선 아시아 대회에서 수준급 선수들과의 격차를 확인해야 했다.

대한항공은 18일(현지시간) 바레인 마나마에 있는 이사(ISA) 스포츠 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2023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 선수권대회 8강 조별리그 1차전에서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팀이자 일본 V리그 2022~2023시즌 준우승팀인 산토리 선버즈에 0대3(21-25 19-25 19-25)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대한항공은 조별 예선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바양카라에게 당한 패배(1-3 패)까지 합쳐 2패를 떠안게 됐다. 같은 시간 열린 자카르타와 몽골의 바양홍고르의 맞대결에서 자카르타가 3대0 완승을 거두면서 대한항공은 19일 바양홍고르에게 승리를 거둬 1승2패가 되더라도 이미 2승을 확보한 산토리, 자카르타에게 밀려 4강에는 오를 수 없다.

이날 패배는 대한항공이 온전히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부상으로 재활 중인 세터 한선수, 미들 블로커 김규민이 빠졌고, ITC(국제이적동의서) 미발급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링컨 윌리엄스가 이날 경기에 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날 산토리 아포짓 스파이커에는 무셜스키가 있었다. 이미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꺾어 금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던 최고의 스타 무셜스키는 2018-2019시즌부터 일본 V-리그에서 뛰고 있다.

이날도 무셜스키는 고비마다 강타를 터뜨리며 대한항공의 수비를 뒤흔들었다. 국내 최강으로 불리는 대한항공의 수비라인도 무셜스키의 대포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

대한항공의 틸리카이넨 틸리카이넨 감독 역시 혀를 내둘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무셜스키 공략에 관해 "나름 방어한다고 방어는 했지만 충분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오늘 무셜스키가 평소보다 더 잘했다"고 평했다. 

이어 "무셜스키가 처음에 공격을 했을 때 바운드시키거나 수비를 해냈으면 그 기회를 살려서 우리가 득점을 해야 하는데 그 기회를 놓치면 끝난 것"이라고 짚었을 정도로 경기 내용이나 결과에서 할 말이 없는 완패였다.

패배보다 더 쓰라렸던 것은 경기 후 무셜스키의 인터뷰였다. 무셜스키는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대한항공의 레벨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솔직하게 말하면 9위, 10위, 11위 정도 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일본 V리그 남자부 구단은 10개다. 일본 리그 하위권 수준이라는 의미.

그는 "사실 한국 팀을 처음으로 상대를 해봤다"며 "한국 팀은 수비가 강한 팀이라고 생각을 한다. 오늘 이겨서 기분 좋고 마지막에는 체력을 좀 아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무셜스키는 대한항공의 견제를 느꼈느냐는 질문에 "모든 팀들이 나만 막으려고 한다. 결국에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면 이기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무셜스키의 말에 자존심을 상해할 필요는 없다. 현재까지 남자배구는 2004 아테네, 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까지 5회 대회 연속으로 올림픽 예선에서 탈락했다. 2012년과 2020년 두 차례 4강에 들었던 여자배구와는 비교되는 성적이다.

이제는 세계와의 격차를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갈 때다. 이번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 선수권대회가 그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인지 확인만 하는 장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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