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서울을 힘겹게 꺾으며 선두싸움에 불을 다시 지폈다.

전북현대모터스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FC서울과의 2021 하나원큐 K리그 16라운드 순연경기에서 후반 막판에 터진 홍정호의 결승골로 4대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전북은 14승 8무 5패 승점 50점으로 1위 울산 현대를 승점 4점 차이로 추격해 다음 울산과의 맞대결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무려 7골이 터진 이번 경기에서 전북의 승리 주역은 단연 홍정호였다. 자칫하면 패배의 역적으로 몰릴 수 있던 상황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낸 주역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전반전 1대1로 마친 상황에서 후반 일류첸코의 PK로 추가골에 성공한 전북이었지만, 후반 22분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서울 오스마르의 크로스를 조영욱이 두번의 헤딩으로 밀어넣으며 동점골이 만들어진 지 1분 후, 박진성의 백패스가 애매하게 흘러 서울 공격수 가브리엘 쪽으로 향했다.

가브리엘은 골키퍼 송범근을 침착하게 제친 후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사각이었기 때문에 골이 들어갈 가능성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골대로 백업을 들어갔던 홍정호가 걷어내려던 공은 발을 맞고 안쪽으로 빨려들어갔다. 자책골이었다. 서울의 역전골이 순식간에 만들어진 상황이었다.

김상식 감독은 "지쳐있었고 볼 컨트롤 미스가 있었다."라고 그를 두둔했지만, 그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홍정호 역시 "
공격수들에게 미안했다. 상대가 잘한게 아니라 실수로 먹혔기 때문에 정말 미안했고 2골 실점 이후 바로 먹혔기 때문에 힘이 빠지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걱정했다. 다행히 4분 후 이승기의 프리킥 동점골이 터지면서 스코어는 3대3이 되었지만, 경기 막판까지 동점이 이어지며 승점 1점 추가의 위기에 놓였다.

울산과의 승점차이가 7점인 상황에서 1점 획득에 그친다면 올 시즌 순위싸움은 이대로 끝일 수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후반 막판 홍정호가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공격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후반 종료 30초를 남겨놓은 상황, 쿠니모토의 프리킥이 문선민에게 연결되었고 문선민이 박정빈을 달고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때 홍정호는 반대편에 있었다.

홍정호는 이 당시 상황에 대해 "가만히 있으면 볼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문선민의 크로스는 홍정호의 예상대로 수비를 지나 홍정호 앞쪽으로 그대로 전달되었고, 홍정호는 그대로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날렸다.

그리고 골문이 출렁였다. 골이었다. 홍정호는 "못 넣을까봐 어느때보다 집중해서 찬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에게는 전북을 살릴, 그리고 홍정호 자신을 살릴 중요한 골이었다.

결국 전북은 서울의 거센 추격을 따돌렸고, 울산을 승점 4점차로 추격했다. 홍정호는 "경기하기 전 7점차였고 승리를 못할 경우 7점차가 쉬운 승점도 아니고 힘들지 않을까 생각을 했고, 오늘 경기를 이겼기 때문에 승점을 좁혔고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겨서 기쁘다."라고 이야기하며 우승의 희망을 이어간 것에 만족해했다.

"전북에겐 희망의 골이었다."라는 김상식 감독의 말처럼 오늘의 홍정호는 전북 우승을 향한 희망을 살려준 운수 좋은 날이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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