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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인들이라면 운동 전에 이런 고민 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 고민은 바로 "밥을 먹고 운동을 해야 하나? 빈속에 해야 하나?"이다. 어떤 사람들은 밥을 먹고 배가 두둑해야 운동을 할 때 잘 된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빈속에 운동을 해야 운동이 잘 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런 이야기가 몸이 좋은 사람 입에서 나오면 다들 어떻게 해야 하나 어리둥절하기 마련이다.


식사를 하냐? 하지 않느냐?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 운동과 영양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식사를 2시간 정도 전에 하고 운동을 한다. 그런 부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 식사를 하고 바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식사에 대해 우리 몸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겠다.


식사를 하면 우리는 구강을 거쳐 물리적인 소화와 화학적인 소화가 함께 일어난다. 치아에 의해 잘게 부숴진(물론 위장에 모든걸 맡기는 사람도 있지만) 음식물은 침에 의해 탄수화물과 일부 지방의 분해가 일어나고(그래서 꼭꼭 여러번 씹어먹어야 하는 것이다), 식도를 거쳐 위로 전달이 된다. 위의 운동에 의한 소화와 함께 단백질 소화가 일어나고 나머지는 소장에서 최종적으로 소화/흡수를 거친다. 


일반적으로 구강에서 음식물이 인지되거나 뇌에서 음식을 먹는 것이 인지되면 우리 몸에서는 소화기계로 혈류를 증가시킨다. 이런 혈류의 증가는 음식 섭취 이전부터 시작해서 식후 20~40분 만에 최대치에 도달하게 되고 이는 2시간 정도 지속되게 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음식물이 잘게 부서지고 반고체(죽같은 형태) 같은 형태가 되기까지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것이다. 그 이후의 소화는 효소에 의한 화확적인 소화가 마무리되면서 흡수되기까지 대기하는 과정으로 음식의 양 또는 우리 몸의 요구 상태에 따라 1~4시간 더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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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우리 몸은 소화기계에 음식물이 없는 상태라면 혈액량을 줄여서 다른 기관이 혈액을 더 쓸수 있게 분배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운동인데, 운동을 하게 되면 운동하는 근육이 더 많은 혈액을 필요로 하게 되고(우리는 흔히 펌핑으로 말한다), 운동을 하면서 활동량이 증가되는 심장, 폐, 뇌, 간도 근육과 함께 더 많은 혈액을 받게 된다.


실제로 아침에 음식을 소화시키기 힘든 이유는 소화기계에 혈액이 많이 감소되어 있는 상태로 음식물을 인지하여 소화기계에 혈액량을 올리는 작용이 다른 시간(점심, 저녁)보다 늦어지기 때문이다. 소화기계가 약한 사람들은 특히 이런 부분에 힘들어 하며 이럴 경우 소화가 쉬운 액상/단순당/아미노산 형태의 음식을 필요로 한다. 아침에 사과와 같은 소화효소 분비를 증가시키는 음식을 추천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그렇다면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면 어떻게 될까? 음식을 먹고 바로 혹은 1시간 이내에 운동을 시작하면 이미 혈액이 소화기계로 많이 몰려있는 상태에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미 소화기계는 최대한의 혈액을 받고 있기 때문에 소화를 진행해야 하는데, 운동을 시작하니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 등 호르몬에 의해 혈액을 근육 등에 빼앗기게 된다. 


이럴 경우 우리 몸은 두가지 기관의 활성화에 어리둥절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운동을 하는 근육과 그 부수기관인 심장/폐 등에 혈액을 더 줘야 하나? 아니면 소화기계에 혈액을 더 줘야 하나? 하지만 대부분 몸이 풀리고 운동강도가 어느정도 올라감에 따라 소화기계의 혈액을 근육에 빼앗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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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운동을 할 때 펌핑이 잘 되지 않는다면 소화기계에서 혈액을 잘 뺏어오지 못함이고, 펌핑이 잘된다면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면서 소화불량 또는 거북함 등이 올수 있으며 뇌에 혈류 공급이 잘 되지 않아 졸음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이는 결국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되고 운동의 강도가 떨어지거나 장기적일 경우 소화기계 기능 이상을 유발할 수 있는 조건이다.


호르몬의 관점에서 보면 식후 인슐린이 영양소가 들어오는 것에 맞춰 나오게 된다. 인슐린이 분비되면 인슐린은 우리가 섭취한 식품 속에 들어있는 영양소를 흡수/저장하려 들고, 특히 포도당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혈중 포도당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의 형태로 저장하려고 한다. 


운동을 하면 글리코겐을 빠르게 소비하게 되는데 이에 대처해서 지방과 단백질로부터 당을 만들어 내어서 에너지원으로 동원하게 된다. 식후 인슐린이 분비된 상태에서는 다른 에너지원으로부터 포도당을 만들어 주는 호르몬들과 경쟁하게 되는데 서로 작용을 상쇄시키기 때문에 인슐린에 의한 작용도 반대 호르몬에 의한 작용도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 애매모호한 상태가 된다.


결국 근육은 저장되어있던 에너지원을 잘 사용하지 못하고 소화도 제대로 되지 않는 피로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배가 고픈 상태에서 운동은 어떨까? 물론 배가 고픈 상태라는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복(의학적으로 9시간 이상 물도 안먹은 상태)에서 하라는 것은 아니다. 탄수화물을 글리코겐으로 저장했다가 운동하는 것과 다른 급원으로부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속도와 효율성은 말도 안되는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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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빈속이란 것은 식후에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 이미 배가 고파오는 상태를 말한다. 허기가 진다는 생각이 들때 운동을 하라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식후 3시간 정도에서 그 이상을 말한다. 이 상태에는 어느정도 소화가 이미 이루어졌고 인슐린 작용에 의해 글리코겐으로 저장되고 남은 것은 지방으로 저장되는 절차를 거치고 있을 상태이다.


배가 고픈 상태에서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흡수/저장된 영양소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태이기 때문에 인슐린의 민감도는 올라간 상태가 되지만, 상대적으로 글리코겐의 분해속도와 다른 영양소로부터 에너지 동원 상태는 효율적으로 변하게 된다. 즉, 저장된 에너지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결국 체지방을 분해할 수 있는 시간과 능력이 증가된 상태가 되는 것이다.


배가 고픈 상태로 운동을 하게 되면 근손실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 라고 묻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운동에 의해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이 모두 사용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엄연히 탄수화물을 최우선적으로 사용하고 글리코겐이 고갈됨에 박차를 가할때쯤 지방과 단백질이 적극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특히, 단백질의 분해는 코르티솔(코티졸)이라는 호르몬에 지배적인 작용을 받는데 이 호르몬은 성장호르몬이나 테스토스테론, 인슐린 등과 아주 밀접한 반작용을 한다. 전신 근육을 사용하는 고강도 운동(스쿼트, 데드리프트)을 하면 미약하지만 어느정도 테스토스테론의 증가를 보인다. 또한, 인슐린이 분비되지 못하는 상태에서 운동은 미약하지만 포도당을 이용하기 위해 성장호르몬의 증가도 나타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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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근육은 테스토스테론+성장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성장하고 보호받는데, 근육 운동은 이 두가지 호르몬의 교집합이 최고 지점이 상태 안에서 해야 하며 그 교집합이 감소(-)하는 시점부터 근육/단백질의 분해가 적극적으로 일어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교집합의 감소가 일어나는 시점부터 최대 30분 이내에 끝내는 것이 좋으며 운동후 식사섭취에 의해 다시 (+)의 상태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효과적인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이 충분한 식사를 하고나서 3시간 이후에 허기가 지기 시작할 때쯤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웨이트 트레닝은 45분 ~ 1시간 15분 이내에 끝내고 유산소 운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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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STERZYM SPORTS SCIENCE TEAM

글 작성 : 이호욱

글 감수 : 오경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