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언제나 순둥한 이미지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손흥민, 하지만 그도 사람이었다. 계속되는 거친 플레이는 그의 이성을 잃게 만들었다.

손흥민은 4일(한국 시간)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펼져진 2018-2019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본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43분 헤페르손 레르마를 밀쳐 주심으로부터 퇴장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손흥민은 선수 커리어를 통틀어 지난 2014년 레버쿠젠 시절에 이어 두 번째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며 시즌 마지막 경기인 에버튼과의 경기에서는 출전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사실 손흥민의 퇴장은 주심인 크레이그 퍼슨의 애매한 판정과 헤페르손 레르마의 계속된 거친 플레이로 야기된 것이었다. 최근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공격의 핵심자원이 되면서 상대팀의 손흥민 견제는 매우 심해졌다. 지난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도 PK 확률이 높은 판정을 당하는 등 수비진의 집중견제에 시달렸다. 이날 경기에서도 본머스 진영을 종횡무진 누볐다. 위협적인 슈팅도 이따금씩 날리며 본머스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럴수록 본머스의 손흥민 견제는 심해졌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인 레르마는 손흥민에게 유독 거친 플레이를 했다.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손흥민에 교묘한 반칙을 일삼은 레르마는 전반 34분 손흥민에게 돌파당할 위기에 처하자 몸으로 스피드를 살려들어가는 손흥민을 거칠게 바디체킹 했고, 손흥민은 그대로 나뒹굴었다. 자칫하면 큰 부상을 당할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크레이그 퍼슨 주심은 이 플레이에 대해 레르마에게 어떤 처벌도 내리지 않았다.

퍼슨 주심의 애매한 판정에 레르마는 더욱 날뛰었다. 전반 43분 손흥민이 파울을 한 상황에서 공을 가져다 놓으려고 하자 레르마가 발을 내밀었다. 자칫하면 손이 밟힐 뻔한 상황이었다. 결국 여기에서 손흥민은 폭발했다. 레르마를 밀치며 주심으로부터 다이렉트 퇴장을 받으며 라커룸으로 떠났다.

결과적으로는 프로답지 못한 플레이였지만, 영국 현지에서는 손흥민에 대한 동정론이 상당히 많았다. 오죽했으면, 웬만한 반칙에 반응하지 않은 손흥민이 퇴장도 당할 수 있을 정도로 반응했겠냐는 것이었다. 또한 손흥민의 퇴장을 지시한 크레이그 퍼슨 주심이 이날 경기에서 거친 플레이를 일삼은 레르마에게는 경고카드 단 한장만, 그것도 경기 막판에 주었던 점, 그리고 에릭 다이어의 퇴장을 보지 못한 점을 들며 주심의 자질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브닝 스탠다드의 댄 킬패트릭 기자는 SNS를 통해 "손흥민은 반칙이 이어지자 레르마를 땅바닥으로 밀쳤고, 주심은 레드카드를 보였다. 바보같은 반응이었지만, 상대적으로는 부드러운 대응이었다."라고 퇴장상황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토트넘은 아마 10명으로 뛸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손흥민이 아닌 이전 두 번의 태클이 위험하게 상대를 향했지만, 퇴장을 받지 않은 에릭 다이어를 향한 메시지였다. 킬패트릭 기자는 "그것은 손흥민이 아니라 다이어가 먼저 퇴장 당했어야 했다."라고 다이어를 먼저 퇴장 시키지 않은 주심을 비판했다.

비록 바보같은 대응은 최악의 결과로 마무리 되긴 했지만, 이 퇴장은 자칫하면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었을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었던 최대한의 자기 방어였다고 현지에서는 생각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핫스퍼 공식 SNS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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