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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아시아=조형규 기자] 국내 프로레슬링 단체인 WWA는 매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대규모 흥행을 개최하는 전통이 있다.

그동안 WWA가 개최해온 흥행의 타이틀을 유심히 보면 주로 현재의 아이콘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대회에 붙은 부제나 수식어들도 주로 '포에버 챔피언', '영원한 히어로' 처럼 지금 세대의 건재함을 부각하는 단어선택을 주로 해왔다.

그러나 오는 5일 열리는 WWA의 대회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갈 주역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뉴 제너레이션(New Generation)'이라는 타이틀에서도 이러한 점이 잘 드러난다. 

이번 WWA 뉴 제너레이션에는 무엇보다도 WWA의 다음 세대를 짊어질 임준수, 김민호, 조경호 같은 주역들이 최전선에 섰다. 국내 프로레슬링 마니아들에게 잘 알려진 '붉은여우' 시호도 생애 첫 WWA 출전을 확정 지었다. 일본의 제로원에서 원정을 오는 크리스 바이스, 허틀리 잭슨, 사토 코헤이 등의 외국인 용병들도 있다. 이들 모두가 포스터에서 큰 비중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마침내 세대교체가 피부로 와닿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은 바로 타이틀이다. 현재 레더페이스가 가지고 있는 WWA 세계 헤비급 타이틀, 그리고 노지심이 보유하고 있는 WWA 극동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을 두고 중요한 경기가 펼쳐진다. 특히 이왕표는 "노지심이 타이틀을 반납한다. 5일에 아마 새로운 극동 챔피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레더페이스의 WWA 타이틀에 도전할 도전자 결정전도 이날 모두 열린다"며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지켜봐 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이왕표와의 인터뷰 전문. 인터뷰는 프로레슬링 전문 팟캐스트 ‘WWE를 까발려주마!’(http://www.podbbang.com/ch/8097)와 프로레슬러 조경호 선수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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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에 'WWA 뉴 제너레이션'이라는 타이틀로 오랜만에 대회가 열린다.

ㅡ금년에는 5월 5일에 시합을 하고 10월에는 전국투어도 계획 중에 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더 노력해서 다음 세대, 후계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Q. WWA는 매년 어린이날에 크게 대회를 개최해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ㅡ프로레슬링 하면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하고 또 환호한다. 나 역시 초등학생 어린이들로부터 ‘이왕표 아저씨’라는 말을 많이 듣기도 했고. 아이들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 사랑을 먹고 여기까지 왔다. 어린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왕표라는 존재가 지금까지 프로레슬링에서 존재할 수 있었다. 그렇게 받은 것들을 이제는 돌려줘야 한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음 새로운 세대에서도 그렇게 어린이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Q. 마침 이번 WWA 대회의 부제 또한 ‘뉴 제너레이션’이다. 사실 지금 인터뷰하면서도 줄곧 ‘새로운 세대’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을 모두 고려한 것인가.

ㅡ그렇다.

Q. 이왕표의 다음이라고 한다면 여러 선수가 떠오른다. 연관검색어를 유심히 보면 임준수 같은 이름이 먼저 떠오르는데 혹시 이왕표가 보는 프로레슬러 임준수는 어떤가.

ㅡ임준수의 경우 프로레슬링을 나에게 배웠다. 격기도와 함께 프로레슬링을 배웠는데 그게 그래플링 쪽으로 도움이 됐을 거라 본다. 종합격투기도 열심히 하지만 프로레슬러로도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재목이다.

Q. 사실 오늘 이 자리를 만들어준 건 조경호 선수의 도움이 컸다. 이왕표가 보는 프로레슬러 조경호는 어떤가.

ㅡ굉장히 잘 한다. 프로레슬링 선수에게는 여러 가지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 전부 똑같은 스타일이면 재미가 없지 않겠나. 경호는 내가 젊었을 때 주로 구사했던 (스트롱 스타일과 공중살법을 섞은) 스타일의 시합을 한다. 임준수와 홍상진은 스트롱 스타일로 (잘 하는 선수고), 경호 같은 스타일도 꼭 필요한 선수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마니아들도 끌어들일 수 있는 그런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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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왕표의 젊은 시절 스타일이라고 한다면 일본에서 ‘쟈가 리’(재규어 리)라는 이름으로 화려한 공중기를 구사하던 시절 아닌가.

ㅡ신일본프로레스에서 활동할 때였는데 안토니오 이노키 선생이 ‘쟈가’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나중에는 아예 ‘쟈가 리’라는 이름으로 링에 올랐지. 사실 신일본 시절에는 내 체격이 크지 않았다. 신장은 지금과 똑같은데 체중이 85kg밖에 나가지 않았으니. 그래서 그 당시 내가 느끼기에는 ‘타이거가 더 크고 파워풀한데’라는 아쉬운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크진 않지만 빠르고 화려하다는 의미로) 그렇게 붙여준 ‘쟈가’라는 이름도 참 좋았던 것 같다.  

Q. 확실히 조경호를 떠올릴 만한 모습이다. 지금까지 임준수, 조경호 같은 이름이 나왔는데 혹시 또 차세대 주역으로 꼽는 선수가 있나.

ㅡ지금까지 이야기한 선수들은 모두 가능성이 충분하다. 임준수, 김민조, 조경호... 노지심은 뭐 나와 같은 세대라 이제 은퇴를 고려하고 있는 상태고.

Q. 은퇴? 노지심이 현재 WWA 극동 챔피언 아닌가.

ㅡ최근에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졌다. 이번에 극동 챔피언 타이틀을 반납한다. 새로운 극동 챔피언 타이틀전이 열릴 예정이다. 

Q. 그렇다면 어린이날에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하나.

ㅡ그렇다. 노지심도 ‘더 이상 다른 선수와 붙어선 안 되겠다’ 싶어서 이제 물러나겠다고 결정했다. 어린이날에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하겠지.

Q. 물론 경기는 불가능하겠지만 새로운 챔피언에게 벨트를 수여하는 역할로 오른다던가, 이런 식으로 그날 이왕표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ㅡ그렇겠지? 간단하게 전할 말 전하고. 어차피 벨트를 반납하면 또 새로운 챔피언에게 벨트를 채워줘야 하지 않나. 사실 이번에는 극동 챔피언도 있지만 현 WWA 헤비급 세계 챔피언인 레더페이스의 타이틀에 도전할 도전자 결정전도 열린다. 이번에 그 경기에서 이기는 선수가 오는 10월 가을에 예정된 대회에서 챔피언 레더페이스에게 도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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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말 세대교체가 된다는 실감이 난다. 혹시 구체적인 매치업은 어떻게 되나.

ㅡ대략 나왔는데 아직은 모두 공개할 수 없다. 혹시 기자님들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분명 떠오르는 선수들이 있을 텐데(웃음).

Q. 국내 선수로는 임준수나 홍상진, 조경호, 김민호 등 많지 않나(웃음). 어쨌든 10월의 타이틀전 결과와는 상관없이 이번 도전자 결정전에서 승리하는 선수가 향후 WWA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올라설 것이라고 봐도 될까.

ㅡ그렇다. 어쨌든 내 마지막 꿈은 나보다 훨씬 나은 선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래야 프로레슬링이 더 발전하고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일 선생님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그래도 프로레슬링이 이렇게 살아있기 때문에 김일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거 아니겠나. 프로레슬링 자체가 죽는다면 그 김일이라는 두 글자도 사라질 테니깐.

Q. 이 정도면 이왕표의 진심이 프로레슬링 팬들에게도 충분히 전달됐을 것 같다(웃음).

ㅡ나는 정말 프로레슬링의 발전을 위한 길이 10가지가 있다면 그 10가지 문을 다 열어놓고 싶다. 받아들일 것이 있으면 전부 받아들이면서 그렇게 가야 한다. 그래야 지금 세대와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 이제 더이상 과거에만 묻힌 생각으로는 안 된다. 우리 같은 선수들이야 시합은 전문이지만, 마케팅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는 우리보다 더 나은 시각을 가진 전문가들이 많이 있지 않나. 이제 그런 부분을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솔직한 인터뷰 감사드린다. 새로운 시대의 주역들을 기대해보겠다.

ㅡ어쨌든 10월이 되면 링 위에서 내 후계자가 누가 될지 이야기할 수 있게 될 것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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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WWA New Generation
일시: 2018년 5월 5일 토요일 오후 2시
장소: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아레나(구 88체육관)
티켓: 일반석 무료 입장

[진행] 양성욱, 조경호
[사진] 김종효 기자 제공
조형규 기자 (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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