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9일 페퍼저축은행과 흥국생명이 맞붙었던 인천삼산체육관, 지난 경기까지 12연패의 늪에 빠져있던 페퍼저축은행에게 연패 탈출의 기회가 찾아왔다.

비록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25대 27로 내주고 2세트마저 20대 25로 뒤졌지만, 이후 3세트에서 엘리자벳과 박경현의 맹활약 속에 3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끌고가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12번의 경기 동안 그들을 괴롭혔던 불안감이 다시 찾아오기 시작했다. 4세트 페퍼저축은행의 공격은 상대의 수비와 블로킹에 막혔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범실이 겹치며 결국 13대25, 페퍼저축은행의 연패가 13으로 늘어나는 순간이었다.

주장이었던 이한비는 경기가 끝나고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고, 그렇게 뻐아픈 13연패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하지만, 2022년 새해 페퍼스는 다시 뛸 준비를 하고 있다. 상대가 상위권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인삼공사이지만, 페퍼스의 연패탈출의 각오는 남다르다.

AI 페퍼스의 김형실 감독은 이에 대해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대전 기억도 났을 것이고, 본인이 상당히 몸이 좋지 않은 상태다. 40~50% 정도 나오는데 주장의 책임감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뛰다보니 여러가지를 느낀 것 같다. 옆에 와서 울지마라 잘했다고 격려해줬다. 곧 밝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격려했다.

이어서 김형실 감독은 여자배구에 있어서 울림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문제는 뒷심부족, 근성이 부족하다 이런 말이 나온다. 하지만, 평소 연습에서는 속공이나 세트 플레이가 잘 된다."라고 이야기하며 현재 배구계를 울릴 수 있는 핵심적인 한마디를 던졌다.

"여자배구만 35년 지도를 했는데 빨리빨리 문화가 신경이 쓰일 때가 있다. 작전이나 플레이 패턴을 만들어도 그것이 연습이 되다가 본 경기에서는 무의식적으로 플레이될 때가 있다. 그때는 연습과는 다른 본연의 습관이 나오게 된다." 지
난 1986년 태광산업을 시작으로 1992년부터 2006년까지 인삼공사, 국가대표팀 감독까지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 감독의 뼈있는 한마디였다.

이어서 "한두번 연습한다고 플레이 패턴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연구를 하고 훈련을 시킨 후에 본 경기에서 그 훈련한 것들이 온전히 100% 나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자체를 오랜 지도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김형실 감독이 생각한 팀 다운 팀이 만들어지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김 감독은 이에 대해 "
배구에서 팀이 만들어지는 시간은 3년에서 5년 주기다. 브라질 감독의 경우에는 네번의 올림픽을 치루고 있다. 국가대표 감독만 16년이다. 그런 정통성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인 계획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고, 나도 구단과 이야기를 할 때 1년 째는 연습으로 보고 2년째는 중위권 도약, 3년째는 정상권에 도전하겠다라고 청사진을 그리고 꾸준히 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하지만 주변에서 자꾸 뭐라고 하니까 본인도 조급해지고 닥달을 할 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내가 구상하고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선수들의 개개인 습관이나 전술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서브 리시브에서도 약간의 변화를 줬다."라고 이야기했다.

앞서 설명한대로 김형실 감독은 본인이 가고 있는 길을 가고 있다. "시합 때 하나가 나오면 자신감이 나와서 하나하나 연쇄적으로 나오면서 자기의 것이 되는데 혜진이나 가은이도 맞춘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팀보다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기다려주고 하지만 승패에 대해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어서 지금은 준비단계다라고 이야기해주고 있다."라고 격려했다.

이어서 "중장기 미래비젼을 갖고 패기있는 선수들로 가지고 가고자 하는 패턴으로 가고는 있는데 팬들이 너무 빨리 기대를 하는 것 같다. 나는 페이스를 맞춰서 가고 있다. 이길 수 있는 플레이, 고비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은 더욱 경험을 해봐야한다."라고 설명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022년 새해 첫날부터 경기를 치른다. 김형실 감독은 "오늘은 정초이기 때문에 희망적인 다짐을 갖고 지난해는 잊어버리고 호랑이답게 기를 받아보자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도 어른으로서 해야할 일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각오를 다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상대인 인삼공사에 대해서는 "염혜선이 빠졌어도 상대는 베테랑들이 많기 때문에 얼마나 접근할 수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플레이를 이현 선수에게 주문을 했다. 예측을 벗어나는 플레이를 주문했는데 한세트에 하나만 나와도 다행이다. 분위기를 깨지 않고 정초에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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