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베르더 브레멘의 레전드이자 분데스리가의 레전드인 페루 출신 공격수 클라우디오 피사로가 올 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을 전망이다.

클라우디오 피사로는 20일(한국시간) 인터뷰를 통해 올 시즌이 선수로서 마지막이냐는 질문에 "확실히 올해가 마지막이다."라고 이야기하며 은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피사로는 1995년부터 25년간 이어온 선수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예정이다.

1978년생으로 마흔 한 살, K리그의 레전드인 이동국보다 한 살이 더 많은 피사로는 페루 국내리그를 거쳐 1999년 독일 분데스리가의 베르더 브레멘으로 둥지를 틀었다. 분데스리가 데뷔시즌이었던 99-00 시즌 39경기 15골 5도움을 기록한 피사로는 이듬해에는 37경기에 나서 23골 7도움이라는 가공할만한 득점력을 보여주며 2001년 꿈의 클럽 바이에른 뮌헨의 유니폼을 입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그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01-02 시즌 리그 30경기에 나서 15골 2도움, 02-03 시즌에도 31경기 15골 5도움으로 매 시즌마다 15골 이상씩을 기록한 피사로는 당시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던 에우베르, 로이 마카이 등과 함께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며 뮌헨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2007년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프리미어리그인 첼시에 둥지를 튼 피사로였지만, 프리미어리그는 녹록치 않았다. 새로운 환경에 고전했고, 21경기에 나섰지만, 2골 1도움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1시즌 만에 잉글랜드를 떠나야했다. 그의 인생에 첫번째 실패였다.

실패한 그를 받아준 곳은 친정팀 브레멘이었다. 2008년 다시 브레멘 유니폼을 입은 피사로는 08-09시즌부터 11-12 시즌까지 10-11 시즌을 제외한 모든 시즌에서 두자릿 수 득점을 기록하며 다시 날아올랐고, 2012년 또 한번 바이에른 뮌헨의 유니폼을 입어 2015년까지 바이에른 뮌헨의 슈퍼서브로 활약하며 바이에른 뮌헨이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후 2015년 브레멘으로 돌아와 15-16 시즌 28경기 14골 3도움으로 득점 5위에 오른 피사로는 베르더 브레멘에서만 100골을 넘게 득점하며 브레멘 레전드 자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되었고, 이듬해부터 급격한 노쇠화로 득점은 눈에띄게 줄어들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헌신하며 많은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이후 2017년 쾰른 FC로 이적해 1시즌 동안 뛴 피사로는 이 시즌에서도 16경기 1골 1도움을 기록해 18시즌 연속 득점 기록을 이어갔고, 2018년 다시 브레멘으로 돌아와 30경기에 나서 7골 2도움을 기록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특히 지난 2월 17일(한국시간) 헤르타 베를린과의 원정경기에서는 0대1로 패색이 짙던 경기 종료 직전 프리킥골을 성공시키며 1996년 도르트문트 레전드인 미르코 보타바가 세운 분데스리가 최고령 득점기록(40세 121일)을 15일 늦춘 40세 136일로 경신했고, 이후 5월 4일 도르트문트전과 5월 18일 라이프치히 전에서도 득점을 뽑아내며 분데스리가 최고령 득점기록을 연일 경신해내고 있는 중이다.

피사로는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선수생활 내내 큰 부상 없이 치열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았다. 아직 불혹의 나이이지만 분데스리가, 그것도 1부리그에서 꾸준히 중용받고 있으며, 그럴때마다 모두의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며 분데스리가 선수들과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으며, 특히 베르더 브레멘 감독인 플로리안 코펠트(1982년생, 37세)보다 나이가 무려 네 살이나 많아 감독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로서 유명세를 떨쳤다. 

지난 시즌까지 21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득점 기록을 세우며 여전함을 과시한 피사로, 그의 은퇴 전 마지막 목표는 분데스리가 최고령 득점 경신이자 22시즌 분데스리가 연속 득점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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