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의 경쟁률을 뚫고 영광스럽게도 방청 당첨이 되어 파이널 포 관람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려왔습니다.

워낙 이런 당첨운이 없었던 지라 그리 큰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았었는데 뽑아 주신 주최측 몬스터짐에게 먼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조금 거리가 먼 데서 사는 지라 아침일찍부터 바리바리 짐 싸들고 나와 동생과 발을 동동 구르고 덜덜 떨면서 오랜 시간 기다리다가 잠시 괜히 왔나 회의감도 느꼈었지만 다 기다린 후 입장하는 순간부터 그 회의감은 어디로 쏙 들어가고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홍진호 선수의 마카롱 선물과 파이널 포 기념 팔찌도 받아가고, 현장 입구에서 보였던 dc홍진호 갤러리의 치어풀 문구 판넬과 등신대, 화환도 구경해가며 정신없이 입장해 좋은 자리에 착석해서 경기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쌈장 이기석 선수부터 해변킴 김정민박상익전태규민찬기, 오랜만에 돌아와 시합이 아니라 조금은 아쉬웠지만 옵저빙을 맡은 조용호,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제동 선수 등등 올드 게이머들도 자리를 빛내주었었습니다. (여담으로 이제동 선수는 이런 저런 일로 많이 바쁜 관계로 참석을 못 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어디서 들었었는데 그 바쁜 와중에 시간내주어 온 것을 보고 그냥 개인적으로 무척 고마워했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물론, 많이 바쁘셨겠지만 사심때문에...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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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관람하는 도중 입이 심심하지 않게 해줬던 달달한 마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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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대 사진은 찍지를 못 해서 기자분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출처 : http://www.thisisgame.com/esports/nboard/164/?n=52959)

 

이제 해설진들의 오프닝멘트로 시작해서 선수들이 하나 둘 입장하고 관람객들의 환호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걸 직접 느껴보니 막 가슴이 벅차오르는데 선수들도 같은 마음일까 싶었습니다해설진 분들 말씀대로 선수들이 오랜만의 경기이기에 긴장을 많이 한 모습이었지만 한편으론 이렇게 많이 모인 관객들을 보며 놀라고, 10여년전의 향수에 젖으며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선수들의 모습도 엿 볼 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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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홍진호, 박정석, 강민, 이병민 선수.)

 

말로만 듣고 티비 넘어서만 봐왔던 홍진호강민박정석이병민 선수들과 그들의 경기를 이제야 보게 되었습니다너무 오랜만이라 경기를 보는 것 조차 떨리는 와중에 시작전 선수들이 직접 제출한 과거 사진을 배틀 화면에 띄워주는데 빵 터져 긴장을 늦추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1경기로 강민(p)vs홍진호(z). 맵은 레퀴엠

처음 시작부터 역시나 홍진호는 '폭풍저그'답게 강민이 앞마당을 먹자 마자 바로 저글링으로 빠른 러쉬를 해 초반 공격 선점을 하고 본인의 전문 콩탈리스크와 스컬지 컨트롤을 통해 강민의 커세어공략을 잡은 뒤 말그대로 본진을 '탈탈' 털었었지요. 오랜만의 홍진호의 폭풍 러시를 보면서 '와 역시 홍진호다.'라는 말밖에 안나왔었습니다.

 

2경기는 이병민(t)vs강민(p). 맵은 패러럴라인즈.

패러럴라인즈라는 맵하면 스타팬들이 바로 떠올릴만한 경기가 바로 그 강민의 할루시네이션 아비터 리콜전략으로 이병민을 제압했던 경기였었죠. 그게 지금의 강민이 꿈속에서나 할 수 있는 전략을 실제로 이루어내었다하여 '몽상가'라는 명예스러운 별명을 갖게 된, 그리고 스타1 역사상 명경기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간에 그렇게 어마어마했던 전적이 있었던지라 강민이 오랜만에 몽상가다운 전략을 보여줄까 하고 설레하며 봤었지만 제 설레발탓인지 생각보다 경기내 강민의 활약이 적었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강민선수가 그 때 그 전략에서의 아비터가 아닌 캐리어로 본격적으로 공략하려했지만, 이병민선수가 적절한 타이밍에 골리앗을 드랍해 캐리어를 박살내며 본진까지 테러해 차분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예전 경기의 패배 설욕전을 치뤘습니다. 이병민의 설욕전이 끝난 후에 해맑게 웃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네요ㅋㅋㅋ

 

3경기는 이병민(t)vs박정석(p) 맵은 로스트템플.

현 나진팀 감독으로 활동중인 박정석선수는 이전 스타게이머 전성기시절 못지않은 빛나는 경기력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그리고 해설진 분의 말씀대로 박정석선수는 헤드셋을 꼈을 때가 제일 멋있는 것 같습니다ㅋㅋㅋㅋ) 해설중 박정석 선수의 경기력이 예전같지는 않을 것 같다고 잡아떼듯이 말했던 기억이 나는데, 초반 이병민 선수의 탱크2벌쳐2로 조금은 센 공격이 들어왔지만 좋은 수비로 잘 버텨내 후반 아비터생산+물량공세로 테란을 상대로 해서 제대로 된 경기를 보여줬습니다.

 

4경기 강민(p)vs박정석(p) 맵은 기요틴.

앞서 연달아 2연패를 했던 강민 선수와 앞서 이병민선수에게 1승을 거둔 박정석 선수의 대결. 두 선수 모두 좋아하지만 2연패를 당했던 강민 선수에게 더 애착(+동정심..)이 가 더 큰 응원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이전 기요틴 맵에서 제대로 판치던 강민 선수였지만 이전 박정석 선수의 다크템플러에게 크게 썰렸던 안좋은 추억(?)이 있던 강민은 이번 4경기에서 제대로 되갚아주었지요. 초반 박정석 선수의 질럿찌르기를 막은 뒤 그 때 그 박정석 선수의 전략 그대로 다크템플러로 일꾼을 썰어가며 자원의 격차를 벌이고 채팅공격(?)으로 혼란을 주기도 했고, 후반 박정석 선수의 물량공세에 하이템플러와 아칸으로 맞서는 도중 하이템플러를 본진으로 보내 막판 일꾼까지 깔끔하게 처리하는 멀티 경기를 보여줬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채팅러시(강민 선수의 “형의 꿈에 태워줘” 드립과 박정석 선수의 유명한 깡소주, 보라매공원 질주 일화 발설 등등)와 강민선수의 재치가 더해 제일 재미있는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또 오랜만에 보는 프vs프 전, 전략 대 물량공세의 제대로 된 상성게임을 보여줘 정말 흥미진진한 시합이 되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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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같은 1승을 거머줘 광대승천하는 강민 선수 사진 첨부합니다ㅋㅋㅋ)

 

5경기 홍진호(z)vs이병민(t) 맵은 네오 포르테

앞 경기는 제일 재미있던 경기였다면 이번 경기는 조금은 멘붕이 왔었던.. 그런 게임이었습니다…ㅠㅠ 이젠 상상하기도 싫은 벙커링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그런 경기였었네요. 앞서 많이 연습했던 성과를 보여줬던 이병민선수의 이번 전략은 어떨까 궁금했던 찰나, 초반부터 충공깽의 벙커링을 보여줬었지요. 그 와중에 여기저기 관객석에서 들리는 한숨소리가 홍진호 선수의 심정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던…. 이전 경기의 이병민선수를 생각해서 그랬던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이번 판에 홍진호 선수는 폭풍저그의 제 맛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아쉽게 패했었습니다. 그냥 누가 봐도 탄식이 절로 나오는 씁쓸…했던 경기였습니다


마지막 6경기 홍진호(z)vs박정석(p) 맵은 신 개마고원

저글링으로 초반 다크템플러로부터 방어를 한 후 럴커와 함께 박정석 선수의 앞마당쪽을 야금 야금 먹어가며 분위기를 흔들어놓고 막판 러시를 시도했던 박정적 선수의 물량공세가 있었지만 홍진호선수가 그에 비해 더 앞서있던 물량을 뽐내며 뮤탈리스크와 히드라 러시를 통해 플토 본진을 깨부숴 버렸었습니다. 앞 경기의 충격 때문에 솔직히 제대로 된 플레이를 못하는 것 아닌 가 싶었지만 홍진호선수의 멘탈을 너무 얕봤었는 지 눌리지 않는 경기력에 감탄 또 감탄을 했었던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결승경기 홍진호(z)vs이병민(t) 맵은... 결승경기 맵은 현장에서 게릴라 방식으로 뽑았었는데요, 강민선수가 나서 추천했던 강.. 맵이자 벙커링의 탄생지인 '기요틴'으로 정해졌습니다ㅠㅠ

이병민선수가 또 벙커링을 쓸까봐 불안불안했었는데 홍진호선수의 '치즈러쉬' '저글링 러쉬'로 칼타이밍에 폭풍처럼 몰아붙여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승리를 거뒀습니다. 명불허전 폭풍저그의 인식을 다시 한 번 새겨줬던 경기가 아니었나 싶네요.(사담으로 홍진호 선수에게 살짝 고마웠던 점이 있던 게, 결승시작 시간이 조금 많이 늦었던 때라 집가는 버스 시간이 늦을까 걱정했는데 폭풍으로 몰아붙여주는 플레이에 경기도 폭풍처럼 마무리되어 시간이 단축돼서 정말 안심했었습니다ㅋㅋㅋ)


경기 후 선수들의 경기 소감도 듣고, 역시나 이벤트전의 승리를 또 다시 한 번 가져간 홍진호 선수의 우승시상식이 끝난 뒤 유명한 콩댄스도 눈앞에서 직접 보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뒤로 아쉬워하며 집에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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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후 많은 팬들의 요청으로 트로피 키스 세레머니를 선보였던 홍진호선수.)


파이널 포가 끝난 지 벌써 3일이 지난 것 같은데 아직까지도 그 현장에서의 흥분감이 멎지를 않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 부모님이 조금 다투셔서 사이가 어색했던 와중 오늘 새벽 가족끼리 술자리를 가져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도중 제가 다녀온 파이널 포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부모님도 10년전 스타크래프트1에 열광했던 팬들 중에 있었던지라 시합때 일들을 말해드렸더니 너무 즐거워하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가 피어나오고, 결국 다같이 피시방으로 가 스타도 하고 부모님의 어색했던 사이를 풀어드렸던 것 같아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러면서 든 생각이 비록 어떤 사람들은 스타크래프트1이 한물 갔다고들 하지만, 이렇게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게임이 그렇게 쉽게 갈까?싶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선수들과 팬들의 다시 뭉치려는 의지가 보이는 이번 경기들을 보고 새삼 느꼈습니다

, 스타1 아직 안 떠났구나. 다시 불타오를 수 있겠구나.


홍진호, 박정석, 강민, 이병민 그리고 그 외 많은 선수들로 이루어졌던 이 경기로 인해 갓 입문한 팬들과 올드비(old bie)들 모두가 하나가 되어 경기를 보며 함께 열광하며 과거를 추억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해가며 점차 확장해나가 다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스타1 판을 내다보고, 기대할 수 있는 그런 경기가 이번 파이널 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이렇게 뜻깊은 경기를 열어주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셨던 몬스터 짐 외 많은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듣기로는 이번 경기에 약 800명이 참석했었고 실시간 접속자수도 10만명이 넘었었다고 들었는데 이걸 계기로 다음, 또 다음번의 경기가 열려 스타 선수들이 다시 발돋움을 할 수 있는 그런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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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갔던 동생에게 제가 만든 치어풀을 쥐어줬었는데 운좋게도 초반에 몇 번 방송을 타서 빵터졌었었습니다ㅋㅋ 생각보다 이쪽에 있던 카메라맨분이 오래 잡아주시는 바람에 동생 친구들 사이에서 소문났다고 하더라구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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