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지난 3일(한국시간) NBA 역사상 두번째 단일 경기에서 20점 20리바운드 20어시스트 이상을 올린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러셀 웨스트브룩, 그는 경기가 끝난 후 한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바로 닙시 허슬이었다.

러셀 웨스트브룩은 3일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8-2019 NBA 정규리그 LA 레이커스와의 경기에서 20득점, 21어시스트, 2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119대103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웨스트브룩은 1968년의 윌트 체임벌린 이후 51년 만에 트리플 20+ 기록을 달성한 역대 두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도 웨스트브룩의 야투성공률은 좋지 못했다. 20득점을 기록했지만, 야투성공률은 34.8%에 불과했다. 하지만, 웨스트브룩은 슛이 되지 않자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를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고, 팀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특이 이날 웨스트브룩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많은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는데 이유가 있었다.

바로 지난달 31일 불의의 총격사고로 세상을 떠난 래퍼 닙시 허슬을 위해서였다. 닙시 허슬은 오랫동안 언더그라운더 래퍼로 활약했다. 본거지가 LA였던 허슬은 어린 시절 갱 조직에 몸담았지만, 깨달음을 얻고 모두 청산한 뒤 LA 흑인사회와 저소득층 재건 프로젝트에 힘써왔다. 최근에는 LA의 경찰서장과 경찰위원회장과 만나 경찰과 도시 문제에 대해 해결방안을 찾을 예정이었지만, 회의를 앞두고 말다툼을 벌이던 상대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두고 말았다.

50cent, 스테판 커리, 스눕독, 르브론 제임스 등 여러 유명인들이 허슬의 비극적인 죽음을 애도했지만, 웨스트브룩의 충격은 더욱 컸다. 웨스트브룩과 허슬이 절친한 친구 사이였기 때문이었다. 같은 LA지역 출신으로서 어린시절부터 친구로 지낸 웨스트브룩과 허슬은 각각 스타로 자리잡은 와중에도 친분을 유지했고 최근까지 웨스트브룩의 경기장을 찾아 친분을 과시한바 있다.

이 비극적인 소식을 들은 웨스트브룩은 자신의 친구를 위해 승리를 바치겠다고 다짐했고, 웨스트브룩은 경기내내 항상 닙시만을 생각하고 코트에서 몸을 날렸다. 그리고 마침내 119대103으로 팀이 앞선 경기 종료 43초전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대기록을 달성해냈고, 가슴을 치며 "닙시를 위한 것이다"라고 외쳤다. 그정도로 웨스트브룩은 닙시를 위해 그 어떤 경기보다도 최선을 다한 것이었다.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웨스트브룩은 닙시를 되뇌이며 그와 함께 했던 추억들을 떠올렸다.

친구를 잃은 슬픔, 그 슬픔을 대기록으로 승화시킨 웨스트브룩, 그의 대기록은 세상을 떠난 친구에게 마지막으로 바치고 싶어했던 웨스트브룩의 선물이었다.

사진=러셀 웨스트브룩 공식 SNS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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