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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23, 구미MMA)에게 잊을 수 없는 한해다. 꿈의 무대인 UFC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그 경기에서 18초 만에 승리를 따냈다.

연이은 부상으로 최두호의 UFC 데뷔전은 치러지지 못했다. 지난 1월 싱가포르, 지난 3월 마카오 대회에서 경기요청을 받았으나 어깨부상으로 대결을 수락할 수 없었고, 지난 5월 'UFC 173'에서 샘 시칠리아를 상대할 예정이었지만 발목부상을 입어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지난 11월 'UFN 57'에서 옥타곤 데뷔전을 치른 최두호는 푸안 마누엘 푸이그를 상대로 18초 만에 펀치 TKO승을 따내며 화끈한 신고식을 펼쳤다. 국내 UFC 파이터 중 가장 빠른 기록의 데뷔전 승이다.

이번 승리로 최두호는 자신이 세운 한국인 국제전 연승 기록을 갈아치웠고, 총 전적은 12승 1패가 됐다.

그는 2010년 자신의 첫 메이저 대회였던 센고쿠에서 우스다 이쿠오에게 승리한 이후 오비야 노부히로, 이시다 미츠히로, 우메다 코스케, 나가쿠라 타츠나오, 마루야마 쇼지를 연달아 제압하며 9연승을 달리더니 UFC 데뷔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10연승 기록을 세웠다.

한 차례의 공격도 허용하지 않은 최두호는 경기 후 일주일의 조건부 '메디컬 서스펜션(medical suspension)'을 받았다.

최두호는 "내년 3월, UFC 두 번째 경기를 펼치고 싶다. 클레이 구이다와 맞붙고 싶지만, 누구와 붙여줘도 이길 자신 있다"며 "3경기 후 재계약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첫 번째 경기처럼 인상 깊은 경기를 펼쳐서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을 하고 싶다. 2015년 목표는 UFC 페더급 공식랭킹에 진입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하는 최두호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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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몸 상태는?
▲ 작은 부상은 있다. 양쪽 어깨와 왼쪽 발목 정도.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 2014년은 어떤 해였나?
▲ 한 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해서 많이 아쉽다. 매년 많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하지만, 몸 관리를 잘 못해서 그러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한 경기를 잘 마쳐서 다행인 것 같다.

- 18초 TKO승의 임팩트가 상당했다.
▲ 솔직히 보너스를 받을 줄 알았다. 많이 아쉽다. 하지만 어쩌겠나(웃음). 프랭키 에드가-컵 스완슨戰에서 에드가의 백초크가 항복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스완슨이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 괜히 밉더라(웃음). 에드가-스완슨戰의 결과와 상관없이 보너스를 받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결과는 아니었다.

- 스완슨에 대한 마음이 남다르겠다.
▲ 예전부터 꼭 붙어보고 싶었던 선수다. 나와 격돌한다면 어떨까란 생각을 많이 해봤다. 객관적 전략에서는 스완슨이 앞설 수 있겠지만, 내 머릿속 전략에선 분명 내가 앞선다.

건방져 보일수도 있지만 한 경기를 해보기 전과 해본 후는 천지차이다. 본 기량만 나온다면 스완슨과 싸워도 이길 자신 있다. 스파링을 한다고 해도 충분히 이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 데뷔전인데 긴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더라.
▲ 긴장을 안 하진 않았다. 긴장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법을 터득한 것 같다. 긴장감을 즐기진 못하더라도 인정할 수 있는 상황은 된 것 같다. 긴장을 하지 않는 건 말도 안 되는 것 같고, 그 상황에서 준비한 것을 선보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 다음 경기는 언제쯤?
▲ 내년 3월에 치르고 싶다. 클레이 구이다와 싸우고 싶지만, 누구와 붙더라도 이길 자신이 있다.

- 어떤 경기스타일의 선수와 싸우고 싶나?
▲ 타격가, 레슬러 다 상관없다. 누구와 붙어도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은 없다. 누구와 싸워도 내가 잘하는 부분은 있다고 생각한다.

- UFC에서 한-일戰을 펼쳐보고 싶지 않나?
▲ 나에겐 편한 대결이다. 일본에서 일본 선수와 경기를 많이 치러봤다. 카와지리 타츠야와 맞붙는다면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다. 같이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는데, 나에 대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주최측에서 맞붙여준다면 나에겐 땡큐다. 이름값은 높은데 최근 하락세이기 때문이다. 고미 타카노리가 페더급으로 내려오면 그와도 싸워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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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의철의 페더급 전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사실 잘 모르겠다. 라이트급에서 더 잘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의철이 형이 많은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페더급에서도 활약할 것이라고 본다.

페더급과 라이트급 파이터의 체중차이는 크지 않았다. 의철이 형과 나의 평소체중도 많이 나지 않았다. 의철이 형이 걱정하는 것도 체중이 아닌 경기리듬과 스피드다. 하지만 의철이 형의 경기스타일이나 리듬이나 스피드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페더급에서도 잘하리라 본다.

- 김동현이 '챔피언급'이라고 표현했다.
▲ 더 열심히 하라고 말해주신 것 같고, 칭찬해주시니 더 자신감이 상승하고 힘이 생기는 것 같다. 더 잘할 수 있단 생각이 든다. (김)동현이 형은 국내 UFC 1호 파이터다. 형의 안목이 정확하다고 본다(웃음).

- 감량을 많이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나?
▲ 순간적으로 80kg까지 올라가더라. 지금은 76kg를 유지하고 있다. 한 번 겪어봤기 때문에 10kg 이상 감량은 안 하려고 한다(웃음). 리바운드가 많이 되는 것도 아니고. 경기당일 체중은 73kg 정도다.

- 이창섭 감독님의 훈련방식이 궁금하다.
▲ 자유롭게 가르쳐주시는 스타일이다. 다른 체육관과 교류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어느 곳에서 훈련하든지 적극적으로 도와주신다. 같이 배우시려는 자세는 정말 본받고 싶다.

- 벌써 10연승이다. 부담되는 건 없나?
▲ 연승에 대한 부담은 없다. 일본에서 활동할 당시 '한 번이라도 패할 경우 UFC에 진출하지 못하면 어쩌지'란 생각은 한 적이 있다. 이제는 죽이 되던 밥이 되던 그게 실력이다. 즐겁게 훈련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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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페이스북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 다들 많이 하지 않나?(웃음). 아무래도 경기 전에는 할 시간이 없었고, 할 마음도 안 생겼다. 경기 후에는 기분도 좋고 여유가 생겨서 많이 한 것 같다.

- 든든한 후원사 '사랑모아 의원(사랑모아 통증의학과)'이 생겼다.
▲ 백승희 원장님은 나를 후원하기 한참 전부터 치료비를 받지 않고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이번에 UFC와 계약한 기회를 바탕으로 스폰서쉽 계약을 체결했다. 매달 훈련하는데 부족하지 않게끔 후원금을 보내주신다. 매번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스폰서 하나로 따지면 내가 가장 많은 지원금을 받고 있지 않나 싶다. 외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신다.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 종목은 다르지만 동갑내기인 킥복싱 파이터 이성현과 비교가 자주 된다. 이성현 역시 K-1 월드맥스 4강에 오르는 등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 이성현과 페이스북 친구다(웃음). 같이 훈련해보고 싶다는 얘기는 꾸준히 해왔다. 배울 점이 분명 많을 것이다. 내가 실력을 논할 수 없는 선수다. 기회가 되면 꼭 배워보고 싶다. 이성현과 UFC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의 킥복싱 경기를 보고 싶다. 분명 이성현이 이길 것이다.

- 2015년 가장 기대되는 파이터는?
▲ 팔은 안으로 굽는 것 같다. 플라이급 (김)진민이가 너무 잘한다. 스파링 때 내가 많이 얻어맞는다.

다른 팀에서는 (김)민우, 문기범 정도다. 문기범에게는 예전에 체급을 전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드디어 내리기로 결심을 먹은 것 같다. 페더급에서 정말 괴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 2015년의 목표는?
▲ 3경기 후 재계약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첫 번째 경기처럼 인상 깊은 경기를 펼쳐서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을 하고 싶다. 2015년 목표는 UFC 페더급 공식랭킹에 진입하는 것이다.

- 끝으로 포부와 각오 한 마디 부탁한다.
▲ 내년은 을미년으로 양띠 해다. 내가 또 양 띠다(웃음). 양띠 파이터로서 양띠 해를 씹어 먹도록 하겠다. UFC 첫 승 후 응원해주시거나 기대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성원이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양띠 파이터의 무서움을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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