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의 꿈을 안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니아 리드가 고개를 숙이며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되었다. 대마 관련 물품 소지로 인해 시즌을 다 마치지 못하고 그대로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었기 때문이다.

니아 리드는 지난해 9월 27일 대마 성분이 들어있는 CBD 젤리를 갖고 한국에 도착한 후 인천 세관에 적발되었다. 미국에서는 합법적인 제품이었지만, 국내에서는 엄연히 마약류로 소지가 금지되는 제품이었다.

이후 10월 17일 인천 출입국사무소에서 진행한 1차 소변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추후 진행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공식 조사에서도 최종 음성 통보를 받았고, 지난 1월 30일 검찰에서는 이 사건에 대하여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 결과를 전해들은 한국배구연맹은 3월 9일 연맹 회의실에서 니아 리드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상벌위원회는 해당 물품이 선수 본국에서는 널리 합법적인 제도의 물품인 점, 에이전트 등으로부터 국내법에 관한 정보를 전해듣지 못하고 무지로 인하여 물품을 반입하게 된 점, 선수가 국내에서는 이를 복용하지 않았고, 소변검사 등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점, 검찰에서 단순소지로 불기소 결정을 내린 점, 선수가 깊이 뉘우쳐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하여 연맹 상벌 규정 제10조 제1항 제1호 및 징계 및 제재금 부과기준(일반) 제11조 제4항에 의거 선수에게 ‘경고 조치’를 결정하였다.

다만 출입국사무소에서는 지난 3월 6일 외국인청 출입국 사범 심사에서 선수에게 4월 5일 이내 출국 및 출국일 기준 1년의 입국규제 조치를 내렸고, 페퍼저축은행은 처분 이후 니아 리드를 잔여 경기에 출전 시키지 않기로 결정하였고, 곧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니아 리드는 “우선 제 행동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싶다. 팀원들에게 구단, 팬 그리고 연맹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깊이 후회하고 제 인생에 앞으로 나아가면서 배울 고통스러운 교훈이 되었다. 한국의 법을 무엇보다 존중하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 라고 밝혔다.

과연 니아 리드가 가져온 CBD는 무엇이고,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었는지, 그리고 행정처분이 적발된 지 6개월이 지나서야 내려졌는지에 대해 마약 전문 변호사인 법무법인 오현 노필립 파트너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할 수 있었다.

먼저 노 변호사는 "대마는 크게는 두 가지 성분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흔히 대마초등에서 검출되는 환각성분인 THC 성분과 외국등지에서는 건강식품 등으로도 쓰이는 CBD 성분이 있다. 국내에서도 팔리는 헴프씨드 오일에도 함유돼있는데 대마씨에 주로 함유된 거라고 보면 된다. 걸린게 CBD젤리라고 하는데 CBD 성분만 있는게 맞다면 흔히 말하는 대마초와는 성분이 조금 다른 것은 맞다."라고 설명했다.

성분이 다르다면 마약류 관리법 위반을 피해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노 변호사는 "CBD도 대마유래성분이므로 엄연히 마약류관리법등 관련 법령에 의해서 철저하게 관리되는 성분이다. 국내에 출시되는 건강식품 중에도 CBD성분이 있는 헴프씨드오일들이 있지만 대부분 함량 기준을 준수하고 있으며, 고함량의 오일들은 수입할 수가 없다. CBD젤리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판매되는 것 역시 국내 기준으로는 대부분 마약류로 분류된다. 미국 현지에서 CBD 젤리를 슈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데 19세 연령제한을 걸어두고 있으며 독립된 매대에서 팔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왜 니아 리드에 대한 행정처리가 6개월 이상 소요가 되었을까? 노 변호사는 이에 대해 "9월 말에 입국한 것으로 안다. 입국과정에서 걸렸을테니 인천세관에서 입건되어 먼저 조사를 받았을 것이고, 압수품에 대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분석도 필요하다. 보통 3주 정도 걸리는데 이런 절차를 마무리해서 검찰로 송치했을 것이고, 대략 10월 중순이나 말쯤 인천지검 검사가 사건을 받았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니아 리드의 국내거소가 인천이 아닐테니 관할 이송이 있었을 수도 있고, 인천지검에서 직접 처분을 하였다고 해도 연말연초의 인사이동 등으로 사건이 늦어지는 걸 고려하면 이번에 처분이 나온 것은 정상적인 절차다."라고 덧붙였다.

페퍼저축은행 역시 1순위 외국인 선수를 쉽사리 교체하기엔 쉽지 않았으리라는 예측이다. 노 변호사는 이에 대해 "페퍼측에서는 기소유예를 노리면서 기소유예가 나올 경우 형사처벌을 받는게 아니기 때문에 사법심사에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거나 출국조치까진 피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수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실제로 충분히 기소유예는 가능한 사안이고 이번 불기소처분은 기소유예일 것이다. 혐의없음과 다르다. 수사에서 처분까지 반년 정도 걸린다는 변호사의 조언을 받고 최대한 시즌 끝까지 버텨본다는 작전이었을 수도 있다. 외국인 선수이니 가능한 작전이다."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시즌 종료 직전에 행정 처분으로 인해 니아 리드는 6라운드 네 경기를 남겨두고 돌아가게 되었다. 만약 페퍼저축은행이 순위싸움에 한창이었다면 치명적일 수 있던 상황이었다.

또한 KOVO에서 경고 조치라는 다소 가벼운 징계를 받았지만, 출입국사무소는 니아 리드에게 출국을 명령했다. 노 변호사는 이에 대해 "엄밀히 말하면 외국에서 마약류를 갖고 들어오는 건 마약류 수입에 해당하는 중범죄이다. 다만 여러 정상등을 참작하여 관대한 처분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외국인이 마약류를 갖고 들어오다가 걸렸다면 형사조치와는 별개로 추방 등 행정처분이 뒤따른다. 마약류의 국제유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라고 마약 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엄히 처분하고 있는 국내법 상 니아 리드의 출국 조치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노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니아 리드의 사례가 해외여행을 다녀온 여행객들에게 빈번히 일어나는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괌이나 미국, 캐나다를 가면 대마제품들을 파는 곳들이 꽤 많다. 일단 절대로 관심조차 가지지 말아야 한다. 우리 형법은 속인주의라서 해외에서 마약류를 투약해도 처벌한다. 그리고 한 두 개 정도 가져와도 안걸리겠지라는 생각은 버리는게 좋다. 때때로 탑승객 전원 전수조사를 하기도 하고 마약탐지견들이나 세관의 기계들은 굉장히 성능이 좋다."라고 이야기하며 여행객들에게 마약류 제품에 관련해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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