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주짓수 국가대표를 꿈꿨던 문준희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조원희와 펼쳤던 -85kg급 경기에서 그는 막판까지 앞서나가며 국가대표의 목전까지 온 상황이었다.

하지만, 방심 때문이었을까, 조원희의 기습 스윕에 문준희는 당황했고, 결국 점수를 허용하며 역전패, 조원희에게 국가대표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후 2020년 코로나 19로 인해 주짓수 대회들이 취소가 되었고 운동을 할 환경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문준희는 조원희를 꺾기 위해 파부침주의 자세로 수련에 들어갔다.

그래플링이라면 정평이 나있는 '스턴건' 김동현도 문준희의 주짓수 실력에는 혀를 내둘렀을 정도로 문준희의 실력은 인정받은 것이었지만, 그에겐 단 하나의 목표 조원희를 이기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기회가 찾아왔다. 2021년 몬스터짐 주짓수 챔피언십에서 그와 다시 맞붙을 기회가 생긴 것이었다. 2년 만의 리턴 매치를 가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문준희는 놓칠 수 없었고, 경기까지 혹독한 훈련에 돌입했다. 원래의 주짓수 훈련에 배준성 코치에게 기능성 훈련까지 받으며 철저히 대비했다.

하지만, 변수는 갑자기 찾아왔다. 상대인 조원희가 경기 2주를 앞두고 안와골절 부상을 당하며 경기가 미뤄진 것이었다. 이 경기만을 바라보고 준비하던 문준희는 허탈감에 빠졌다.

주최측에서 대체 경기를 할 것을 제안했지만 그는 단칼에 거절했다. "스스로는 이 체급의 1등은 조원희 선수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몬스터짐이라는 큰 무대에서 다른 선수와의 경기는 하기가 싫었다."라는 말처럼 조원희가 아니면 어떤 누구와도 상대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리고 마침내 9월 25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의 몬스터짐 아레나에서 조원희와 2년 만에 운명적인 맞대결들 다시 펼쳤다. 강자들의 대결답게 경기는 팽팽하게 흘러갔다. 첫 기세를 잡은 것은 문준희였다.



문준희는 계속되는 삼각조르기를 통해 조원희를 압박했고,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어나갔다. 하지만, 막판 스윕의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주심은 터틀포지션에서 기슬이 시작이 되었기 때문에 이스케이프로 판단했고, 결국 점수는 인정되지 않았다. 그에겐 행운이었다.

결국 경기는 마무리되었고,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따낸 문준희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의 눈물에는 많은 사연들이 들어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공황장애를 앓었던 문준희에게 주짓수는 희망이었다. 주짓수를 통해 공황장애를 극복해나가는 찰나 최근 공황장애가 재발했다. 밤에 두,세시간도 못잔 채 훈련에 매진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는 이겨냈고, 포효했다.

이제 그는 승자 포지션에서 조원희의 도전을 받아내야 한다. 하지만, 문준희는 자신감이 있다. "하던 대로 열심히 훈련하려고 한다. 다음 번의 저는 반드시 모든면에서 더 강해져 있을 것이다." 김동현도 축하의 인사를 건네며 MMA 전향 제안까지 했을 정도로 최고의 실력을 가진 문준희, 과연 그에겐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그의 주짓수 라이프가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영상=몬스터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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