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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길거리 코트에서 만난 본토 농구

BYU대학 최종 합격을 통지받고 미국행을 결정하면서부터 많은 고민과 걱정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실패해서 돌아간다면 내 인생을 더 복잡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복잡했지만 이내 새로운 농구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사라지고 만다.

몬스터짐의 도움으로 BYU에 합류하기 전에 뉴욕에서 전문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본격적인 트레이닝을 받기전 시간이 비는 틈을 타서 숙소 근처 농구 코트를 찾았다. 많은 생각들로 뒤죽박죽이었지만 농구만이 유일한 탈출구라 생각했다. 첫 만남부터 크나큰 충격이 밀려왔다. 농구 종주국에서 만난 길거리 농구는 여태껏 그가 해왔던 수준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그동안 해왔던 농구와도 전혀 다른 스타일이었다. 거칠게 달려들어 잡아 당기고 밀어붙이는 것은 기본이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온 몸에 멍과 양 팔 곳곳에 깊게 파인 손톱자국으로 성한 곳이 없을 정도였다. 진땀을 뺀 탓인지 경기가 끝나고도 한동안 코트를 뜨지 못했다.

″이게 진짜 본토 농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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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근처에서 처음 접한 미국 농구]


하지만 미국농구에는 품위가 숨겨져 있었다. 거친 와중에도 그들만의 룰 속에는 예의와 존중이 베여 있었다. 상대를 잡아 먹을 듯이 경기를 펼치지만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자신들이 지켜야 할 부분에 대해선 확실하게 배려하고 주의를 기울였다. 승부에서는 철저하지만, 그 속에 오랜 세월 자리 잡은 페어플레이 정신이 담겨 있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거친 수비에 대한 적응력이 생기면서 상대방이 나에게로 들어오는 압박과 타이밍에 조금씩 익숙해졌고 플레이에 집중하다 보니 감각이 살아나면서 서서히 돌파가 먹혀들기 시작했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곳 스타일에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나의 농구실력에 확실한 변화를 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에는 이 친구들의 스타일에 대해 조금 더 연구해 볼 생각입니다. 모방과 새로운 실험도 겸하면서 말이죠.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공간도 만들고 더 많은 공격을 시도해볼 거예요. 또 직접 공격을 마무리하는 빈도를 높여가면서 새로운 플레이스타일에 대한 장·단점도 직접 느껴 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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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친구들과의 사진 한컷]


본토농구의 거친 벽을 실감한 이주한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곳에 맞는 플레이들을 연구하며 효율적인 방법에 대해서 실험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게 얻어진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플레이의 다양함을 만들고 가장 극대화된 부분을 활용할 계획이다.


@ 미국 스포츠를 이끄는 힘 ‘기본기‘ (TNT Conditioning training center에서)

몬스터짐에서 준비한 첫 번째 현지 트레이닝 코스 중 하나가 바로 TNT Conditioning training Center에서 갖게 된 체력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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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T Conditioning training Center의 전경]


들어가는 입구부터 대형 창고 혹은 공장 느낌의 건물이 마치 맹수들의 사육장 같았다. 위협적인 자태를 뽐내는 이곳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면 엄청난 프리 웨이트 기구들과 거대한 타이어와 나무 상자, 겉보기에도 엄청나게 무거워 보이는 로프들로 가득하다.

또 한편에 있는 20m 정도 되어 보이는 공간에는 다른 선수들이 타이어를 이용해서 스트렝스 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은 모두 뉴저지와 뉴욕에 있는 대학교 소속이라고 한다. (미식축구, 농구, 배구, 야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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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훈련을 위해 이동중인 트레이닝 참가자들]


물론 대학교 선수들만 이곳에서 훈련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연령대를 위한 훈련이 준비되어 있지만, 그가 훈련하는 시간대는 대학교 선수만을 위한 시간이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정해진 스케줄대로 다 같이 훈련하는 것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이주한이 실제로 훈련하게 될 장소는 센터 내에서도 악명 높기로 소문난 시설 뒤편 언덕길에 위치한 풋워크 훈련장이었다.

언덕 트레이닝장에 모인 선수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큰 체구에 강해 보이는 자태를 뽐냈다. 보는 것만 으로도 위압감을 주는 그런 몸집이었다. ″설마 저 큰 체구로 나보다 빨리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현지 선수들에 대한 궁금증이 불타기 시작한 이주한은 다급해진다. 당장에라도 뛰어들 태세였다. 하지만 센터 트레이닝 코치는 훈련에 앞서 30분 정도 스트레칭을 비롯해 몸을 서서히 준비시키는 웜업만을 주문했다. 1시간 운동에 30분 동안 웜업만 시키는 코치가 야속했지만 30명가량의 다른 선수들 모두가 몸풀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 친구들의 직업의식은 나보다 훨씬 투철하구나…? 하는 마음마저 들 정도였다.

사실이 그랬다. 그냥 보기만 해도 현지 선수들의 몸 관리는 빈틈이 없다. 자신의 신체 부위 어디 한 군데라도 관리를 소홀히 여기는 법이 없었다. 그 모습에서 이주한은 느낄 수 있었다. 자극을 받은 탓일까? 이후 이어진 웜업 훈련에서 달라진 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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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워크 훈련중인 참가자들]


준비운동이 끝나고 본격적인 체력훈련이 시작되었다. 이번 코스는 언덕길 위에 사다리와 허들을 교차되게 놓고 내려오면서 여러 갈림길을 폭발적으로 통과하는 풋워크 훈련이다.

허들을 뛰어넘은 후 언덕 끝까지 전력질주 하는 방법과 50m가량 되는 언덕의 세 가지 코스에 높은 계단식으로 이어져 있어 점차 거리를 늘려가며 달리는 방식이었다. 이 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신을 한계점까지 끊임없이 몰아붙이며, 자신의 한계를 호흡으로 유지하는 초집중 상태의 컨디셔닝 훈련이었다.

다들 호흡하기 바빴지만, 눈빛은 살아 있었다. 훈련 사이 휴식시간에는 다들 언제 그랬냐며 웃고 장난치며 악수를 청하였다. 인상적인 것은 힘든 훈련에 지칠 법도 한 동료들을 서로 다독이며 응원하는 것이었다. 주변의 흥이 넘치는 친구 몇몇은 노래와 랩을 흥얼거리며 다음 훈련을 기다렸다. 이런 힘든 상황을 즐기는 그들의 모습은 심각한 분위기의 우리나라 훈련 분위기에 익숙해져있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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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주한]


한국에서도 힘든 체력훈련을 매년 받아온 이주한, 이곳에서의 사뭇 다른 분위기는 그를 놀라게 했다. ″한국에서 항상 체력훈련을 지루해하고 힘들어했던 제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에 놀랐어요. 한국에서는 체력 훈련 때만 되면 머리털이 삐쭉 설 정도였으니 말이죠. 제일 힘들고 지루한 운동이 기초 체력 훈련이에요. 그만큼 모든 운동의 기본이 되는 것이 체력인데 이 부분을 너무 간과하고 그냥 무작정 힘들어하고 수동적으로 훈련을 받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졌어죠.‶

이곳 센터에 모인 선수들은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좀 더 나은 선수로의 성장을 기대한다. ( 이주한이 훈련 중인 TNT Conditioning training center를 이용하려면 시간당 10만 원 가까이 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닝을 받기 위해서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뉴욕에 머물면서 현지 트레이너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2m가 넘는 키에 100kg은 그냥 우스워 보이는 거구들이 작고 날렵한 이주한과 비슷하게 달리는 모습들을 보면서 타고난 선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사실은 '나보다 더 많이 훈련하고 준비한다'는 것이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목표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뉴욕 훈련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이주한은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그렇지만 농구를 접하고 임하는 자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앞으로의 농구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을 배운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고 밝혔다.

미국 도착과 함께 본토 농구를 체험한 이주한 선수는 체력 트레이닝을 마치고 본격적인 스킬 트레이닝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에 앞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운동선수의 삶에 대해서 큰 영감을 받게 되는 강경원 선수를 만나기도 합니다. 이주한의 좌충우돌 미국농구 도전기 다음화에 계속 이어집니다.

·사진 제공: 이주한
전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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