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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포 유망주서 2군만 정복하다 트레이드 후 홈런왕 오른 두 홈런왕의 이야기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를 뜨겁게 달군 두 선수가 있다. 이들은 같은 1루수이면서 100kg이 넘는 거구에 나이도 28세(1986년생)로 같다. 그리고 기묘한 야구사에 같은 해 양 리그에서 홈런왕에 오른 점 등 많은 부분이 오버랩되며 평행이론을 달리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홈런왕 박병호(넥센), 그리고 메이저리그 홈런왕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평행이론을 살펴본다.

▶만년 2군 유망주에서 홈런왕으로… 박병호

지난 2005년 LG의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박병호는 성남고 시절 아마 최초 4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는 등 차기 거포로 관심을 모으던 뛰어난 유망주였다. 지명 받은 2005년부터 2006년까지 LG 2군에서 보낸 후(총 61경기 11홈런) 상무에 입단하면서 2군을 정복하기 시작한다.

2008년 2군 북부리그 홈런왕(75경기 24홈런 장타율 0.679)에 오르며 각성한 박병호는 2009년 LG로 돌아와 첫 1군 무대까지 경험한다. 자신의 1군 데뷔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치는 것은 물론 1군에서 4경기 연속 홈런의 괴력을 선보이며 당시 감독이었던 박중훈에게 "LG의 미래를 책임질 4번 타자다”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상무 제대 후 박병호는 2011년 장타율 5할8푼이 가장 낮았을 정도로(장타율 2009년 0.746, 2010년 0.613) 강력한 파워로 2군을 집어삼켰고 타율 역시 2009년 3할6푼9리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 타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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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창창할 것 같았던 그의 미래는 이상하게 1군에서는 타율이 1할9푼에 그치는 등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하면서 서서히 ‘만년 유망주’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 결국 LG는 2011년 7월 31일 더 이상 터지지 않는 박병호에 투수 심수창을 더해 넥센 투수 송신영과 김성현을 바꾸는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박병호는 시쳇말로 진짜 ‘터졌다’. 넥센으로 이적하자마자 시즌 종료까지 8,9월 동안 51경기에 출전해 장타율 5할3푼5리 홈런 12개로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더니 2012년에는 31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르는 것은 물론 타점왕(105), 장타율 1위(0.561), 볼넷 2위(73), 20-20 달성(31홈런 20도루), 전경기 선발 출장, 골든글러브, 시즌 MVP까지 상이란 상은 다 싹쓸이 했다.

한해 반짝이 아니었다. 지난해에는 더 진화해 홈런왕, 타점왕, 장타율 1위를 수성한 것에 이어(37홈런 117타점, 장타율 0.561) 2년 연속 전경기 선발 출장하며 득점왕(91), 볼넷 1위(92)에 타율까지 3할을 넘겨(0.318) 또다시 MVP에 올랐다.

올 시즌은 더 무섭다. 30일 경기전 까지 46경기에서 무려 19홈런을 때려내며 2위 나성범(NC,13개) 보다 무려 6개나 앞서있다. 장타율은 7할에 가까운 6할9푼3리. 더 이상 국내에 박병호만큼 할 수 있는 타자는 없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박병호의 이 같은 놀라운 야구인생 반전스토리를 보면 자연스레 메이저리그의 홈런왕 크리스 데이비스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마이너리그만 정복하던 1루수, 메이저리그 홈런왕으로… 크리스 데이비스

크리스 데이비스는 박병호와 같은 해 텍사스주 롱뷰에서 태어났다. 갓 스무살이던 2006년 고향팀인 텍사스 레인저스의 5라운드 드래프트에 지명돼 프로생활을 시작한 데이비스 역시 박병호처럼 뛰어난 유망주로 주목 받았다.

오죽하면 18,19세 때도 뉴욕 양키스, LA 에인절스 등에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지만 낮은 순위에 지명(50라운드, 35라운드)됐다는 이유로 거절 했을 정도였다.

2006년 하위 싱글A에서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한 데이비스는 박병호처럼 파워만큼은 남달랐다. 첫 프로시즌에 장타율 5할을 넘겼고(0.534) 이를 시작으로 자신의 마이너리그 생활동안 단 한 번도 장타율이 5할 이하(최하 2010년 트리플 A 0.520)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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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데뷔 이듬해인 2007년부터는 상위 싱글A와 더블 A에서 합계 36홈런으로 마이너리그를 초토화시키기 시작한다. 2008년부터 트리플 A에서 쭉 생활한 데이비스는 트리플A 통산 타율이 3할3푼7리, 장타율이 6할9리에 이르렀다. 마치 국내 2군 무대를 정복했던 박병호와 똑같은 ‘2군 배리 본즈’생활을 한 것.

첫 빅리그에 데뷔했던 2008년에는 80경기의 제한된 출장 기회 속에 뛰어난 활약(타율 0.281 출루율 0.331 장타율 0.549 17홈런 55타점)을 펼치며 2007년 팀을 떠난 마크 테세이라의 1루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됐다(테세이라 텍사스 5년간 153홈런 장타율 0.533). 데뷔무대에서 연타석 홈런에 4경기 연속 홈런 등을 때리며 팀의 희망으로 기대됐던 박병호와 비슷한 1군 무대 데뷔 스토리가 생각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박병호처럼 그도 1군(메이저리그)에만 올라가면 죽을 쒔다. 2009, 2010년 합계 빅리그 158경기 출전에도 극도의 부진(타율 0.227 출루율 0.287 장타율 0.407)을 겪으며 당시 마이너리그의 뛰어났던 기록들(2년간 타율 0.327 장타율 0.520)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참다 못한 텍사스는 2011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일본인 투수 우에하라 고지를 데려오기 위해 데이비스를 트레이드(우에하라 ↔ 데이비스+토미 헌터) 시켜버리며 터지지 않는 로또를 포기했다.

그러나 마치 박병호처럼 데이비스도 볼티모어라는 새로운 팀에 가자 마침내 ‘터졌다’. 트레이드 이듬해인 2012년 33홈런을 기록하며 드디어 자신에게 기대됐던 ‘30홈런 포텐셜’을 현실로 실현시켰다. 지난 시즌은 무려 53홈런 138타점을 올려 홈런과 타점왕은 물론 올스타, MVP투표 3위, 실버 슬러거를 싹쓸이 했다. 텍사스에서 터지지 않던 거포가 볼티모어에서 홈런왕이 된 것이다.

지난 시즌 KBO와 MLB에서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와 크리스 데이비스의 야구인생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다. 거포 유망주로 주목 받고 2군 무대를 정복했지만 정작 1군에서는 터지지 않아 소속팀은 그들을 트레이드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새롭게 옮긴 팀에서 숨겨왔던 포텐셜이 터지며 홈런왕까지 등극한 스토리는 동갑내기 타자들의 평행이론이다. 야구팬들은 각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타자로 거듭난 박병호와 데이비스가 오랫동안 활약하며 인생 역전 스토리의 해피엔딩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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