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핏(Crossfit)의 장/단점,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


 한 때 대한민국내에서 붐을 일으켰던 크로스핏, 지금은 그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2010년 초반까지만 해도 그 열기는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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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스핏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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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키백과가 말하는 크로스핏.jpg)


 미국의 그레그형님이 만들어 낸 운동방법론이자 브랜드로써, 미국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전 세계에 수많은 지부를 거느린 피트니스계의 초신성(이제는 초신성이라고 하기엔 그 역사와 규모가...?)이다.


 “카더라”에 따르면 애초 그레그 형님이 미국에 있을 때 마땅한 체육관이 없어 컨테이너 박스 하나에 여러 가지 체력단련 기구들을 두고 혼자서 훈련하다 오며 가며 체육관을 찾는 이웃들이 점차 늘어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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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중에는 역도 선수 출신이나 체조 선수 출신 등 엘리트 스포츠에 몸 담았던 사람들이 있었고, 지루함을 탈피하고자 서로 돌아가면서 자신의 주종목을 교육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재미있는데다 운동 효과도 좋았다. 특히나 역도/체조는 인간의 움직임에 있어 가장 원초적이고 중요한 동작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강한 몸을 만드는데에는 이것만한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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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이것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애초에 컨테이너 박스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크로스핏 체육관을 보통 “박스”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썰 아닌 썰이 있다.


 (정확한 출처를 아시는 분은 첨언 바랍니다!)


 장코치도 크로스핏에만 4년, 코치로써는 2년간 몸 담았던 사람으로써, 내가 느꼈던 크로스핏의 장점과 단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먼저 장점으로는


1) 효과적인 다이어트 및 퍼포먼스 향상


 거의 모든 운동동작이 다관절 운동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운동 각 동작마다 칼로리 소모도 큰 편이고, 몸의 협응력도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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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사지(팔다리)보다는 몸통(코어)중심의 리프팅/체조 동작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엘리트 선수들의 레벨까지는 아니여도 일반인 수준에서는 괴물과 같은 퍼포먼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2) 재미-1와 동기부여


 어느 사람에게는 운동이 재미있는 “놀이”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고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크로스핏은 그 운동 자체를 누구에게나 “놀이”가 될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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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r time of, AMRAP, EMOM, Team WOD, Named WOD, 기록 경쟁 등 단순한 트레이닝이 아닌 그 트레이닝 자체를 하나의 놀이이자 스포츠 형식으로 바꾸었다.


 때문에 친구끼리 운동을 하면서 커피내기를 하기도 하고, 기록 갱신을 통해 자신감이나 재미,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체육관 구석에서 혼자 리프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크로스핏 박스 내에서 여러 사람들과 같이 수업을 듣고, 서로 응원해주고, 끝나면 축하해주기도 하는 등 단순 운동 뿐 아니라 그 이상의 유대를 쌓을 수 있다는 것도 매우 큰 재미이자 장점이다.



3) 재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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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피, 쓰러스터, 올림픽 리프팅, 풀 업, 푸시업, 로잉, 바이크, 싯-업 등등 수 백가지가 넘는 다양한 동작들이 존재한다. 게다가 매일 매일 다른 워크아웃(WOD)이 제공되기 때문에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헬스장에서 등/가슴/하체/어깨/팔 등등 단순한 분할 운동에 지루함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매우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따라서 크로스핏은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운동이 아닌 하나의 “스포츠”개념으로써 재미와 자신감, 성취감 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



1) 코치 공급의 문제


 모든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에는 크로스핏도 크로스핏 “코치”가 수업을 이끌고 트레이닝을 담당하기 때문에 그 수업을 가르치는 코치의 역량에 따라 수업의 질이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떠한 스포츠나 기술 트레이닝도 마찬가지이니 비단 크로스핏의 문제라고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문제를 시작으로 크로스핏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나타난다.



2)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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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점에서 언급했듯 대부분의 운동동작이 코어를 중심으로한 다관절 운동이자 역도 리프팅과 체조 동작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효과는 뛰어나지만 그 만큼 섬세하고 정확한 지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과거 크로스핏은 수요에 비해 전문적인 코치 공급이 너무나 부족했기 때문에 (현재도 뛰어난 ‘크로스핏 선수’는 많지만 ‘뛰어난 지도자’는 찾기 어렵다.) 실력 있는 회원이 지도자가 되기도 하고, 전혀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 지도자로써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크로스핏 레벨 1,2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지도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ㅠㅠ)


 위 설명한 “코치의 역량”뿐 아니라 “스포츠”의 개념으로 트레이닝에 접근하다보니 본인의 한계점 이상으로 몰아붙이게 되는 것 또한 장점이자 단점이라 볼 수 있다.


 사회학적 관점이 아닌 트레이닝 내부 관점에서 살펴보았을 때, 크로스핏은 대부분의 워크아웃을 실패지점까지 몰아붙인다. 이는 전에도 언급했지만 주동근 뿐 아니라 협력근과 길항근까지 탈진하게 만들어 관절의 불안정성을 가져오게 되고, 부상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정확한 자세로 주어진 미션을 성실히 실행한다면 멋진 몸매와 퍼포먼스를 가질 수 있지만 대부분은 어떻게든 빨리, 어떻게든 많이 동작을 하기 위해서만 집중할 뿐 올바른 역학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때문에 크로스핏이 붐을 일으키고 나서 정형외과는 엄청난 호황기를 맞았다. (농담이 아니다..)



3) 단체 수업의 한계점


 서론에서 언급했듯 크로스핏은 단순 근비대 혹은 고중량, 고난도 동작 등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그것은 도구로써 쓰일 뿐 목표는 10가지(심폐지구력, 근력, 스피드, 협응력 등등)의 체력요소를 최대지점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적이다. 때문에, 개개별 동작들이 다관절 동작과 함께 역도/체조 요소를 기반으로 하였다고 했다.


 운동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현대인들 물론이거니와, 트레이닝을 좀 해봤다 하는 초/중급자들도 관절 안정성과 가동성은 개차반인 것이 현실이다. 거기에 여러 가지 다이나믹한 리프팅과 동작들을 실시하려면 각 관절의 가동성과 안정성을 마련해두고 섬세한 지도가 필요한데, 1)번의 이유로 인해 그렇게 성심성의껏 수업을 책임질 코치가 별로 없다. 그리고 지금 언급하고자 하는 부분, 적게는 3명에서 많게는 10명 이상까지 수업에 참여하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쏟아낼 수 있는 코칭의 시간과 섬세함이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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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처럼 1대1로 코칭을 하게 되면 너무 좋겠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그래서 잘못된 리프팅 자세로 허겁지겁 운동하고 있더라도 수업 참여 인원이 많다면 하나 하나 수정해주기가 어렵다. 이는 곧 다시 그 개인으로 하여금 근불균형과 부상위험에 시달리게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크로스핏은


“매우 효과적이고 좋은 동작들로 이루어져 있으나, 그것을 단체수업으로 진행하기에는 동작이 너무 어렵고 위험하다.”



4) 퍼포먼스, 그리고 약물..


 내가 크로스핏을 등지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크로스핏은 주기화 훈련이 아닌 서로 상반된 스트렝스 훈련과 컨디셔닝 훈련을 같이 하기 때문에 생리학적으로 어느 수준 이상의 퍼포먼스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크로스핏 게임즈(Crossfit Games)에 참여하는 선수들을 보면 말도 안 되는 근력과 더불어 엄청난 컨디셔닝, 유산소성 능력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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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0.1%의 재능 있는 자들이 서는 무대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저게 가능할까? 하고 항상 의구심과 함께, 내가 가진 능력에 대한 자괴감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탑 클래스 선수들의 연이은 약물파동.. 그리고 서울에 난다 긴다하는, SNS를 도배하는 코치들도 약물에 손을 대고 있다. (직접 보기도 하고.. 듣기도 하고.. 그 동안 약물로 얼룩진 목표를 쫓았다 생각하니 모든게 허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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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을 0.1%라고 하기엔 그 0.1%가 생각보다 너무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약물을 통한 퍼포먼스 향상이였고 심지어 뻔뻔하게 그것이 자신의 노력인양 포장하는 것을 보면 혀를 내두룰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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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렝스 훈련은 신경계를 최대한 아껴쓰며 운동 단위를 증가시키고, 컨디셔닝은 신경계의 피로를 감수하더라도 좀 더 몰아붙여 근비대와 지구력을 증가시킨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모두 가져간다면, 정체기 없는 지속적인 퍼포먼스 향상이 있다면 약물러일 가능성이 크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약물러는 약물하지 않은 소비자의 입장을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고로 좋은 코치라 할 수 없다는 것이 내 지론이며 스스로 약물을 멀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계점에 도전하는 것은 박수 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약물까지 사용한다면 ‘한계점‘이라는 표현이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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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마무리 할 때 즈음 살펴보니 장점은 코딱지만하게.. 단점은 수박만하게 적어서 욕을 좀 먹을 듯하다.


 나는 크로스핏이 망하길 기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상용화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기능성 운동이 전파되길 희망한다. 다만 우후죽순 생겼던 크로스핏 박스들이 여기저기 문 닫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그 문제점을 짚어보고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크로스핏’의 상표를 이용하려면 매년 미국 크로스핏 본사에 개런티를 지불해야 한다. 이는 본연의 사업아이템이기도 하고 특허권도 가지고 있으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개런티가 1년 기준으로 약 $3,000 (2018년 4월 기준 약 322만원)으로 적은 비용도 아닐 뿐 더러 거기에 상응하는 혜택이 따로 없다. (오픈 경기 참여 가능 정도..?)


 최소한 일년에 한 두 번이라도 본사의 뛰어난 코치들이 한국에 세미나를 열어 정기적인 교육을 해준다던가, 지사들에 대한 섬세한 관심과 관리, 지원을 해준다면 모를까 막말로, 해주는 것이 쥐뿔도 없다.


 단순 저작권료라고 하기엔 “운동방식이나 개개별 운동 동작에 대한 특허권까지 인정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부딪혀 여전히 뜨거운 감자이다.


 (여느 체육관에서나 사용하는 TABATA 타바타 운동.. 그렇담 우리도 한번 타바타를 할 때마다 일본에 있는 타바타 박사에게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하지 않을까?)


 크로스핏은 분명 엄청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스포츠”이다. 다만 그 스포츠에 따른 규율이나 제도가 여전히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크로스핏 체육관에서는 지도자들의 역량을 높임과 동시에 단체 수업의 한계점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며, 소비자들 또한 자신의 트레이닝을 코치와 체육관에 모두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운동 및 수련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각 워크아웃을 정확하게 실시하고 자신의 기술과 역량을 계속해서 점검해야 할 것이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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