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택 감독이 본격적인 지휘봉을 잡은 대전 KGC 인삼공사가 KOVO컵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삼공사는 지난 3일 펼쳐졌던 IBK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했다. 3연승, 풀세트 접전은 개막전이었던 GS 칼텍스 한번 뿐이었으며 나머지 두 경기는 3대1 승리를 따내는 등 경기력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연경과 이재영이 버티고 있는 흥국생명이 가장 관심을 끌고 있지만, 배구팬들 사이에서는 흥국생명에 이어 인상적인 팀을 인삼공사로 꼽을 정도로 인삼공사는 이번 KOVO 컵에서 돌풍의 팀으로 불리고 있다.

배구관계자들은 배구단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인삼공사가 점차 결실을 맺어나가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비록 컵대회일 뿐이지만 국가대표팀 차출없이 온전한 스쿼드로 경기를 치루고 있는 만큼 이번만큼은 상당히 다르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인삼공사는 최근 2년간 배구단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선수단 구성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선수단을 지탱해주는 인프라에서는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먼저 선수들의 기량발전을 위해 훈련장에 웨이트 시설과 치료 시설을 확장 및 리모델링 했으며, 구단 버스 및 숙소까지 개선하며 그동한 투자에 인색했던 팀이 맞느냐는 반문이 있을 정도로 많은 지원을 해나가고 있다.

선수단 보강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타구단으로 이적이 유력했던 리베로 오지영과 세터 염혜선을 잔류시켰고, 원 소속구단에 대한 잔류로 인해 영입에는 실패했지만, 사이드 어태커 두명을 한꺼번에 데려오려고 했을 정도로 바쁜 이적시장을 보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삼공사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신예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려 즉시전력감으로 활용한다는 방안이었다. 특히 오랫동안 인삼공사의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윙스파이커 진을 보강하기 위해 우리카드의 안준찬 코치를 비롯, 현대캐피탈 우승 멤버 출신의 장영기 코치까지 선임하며 선수들을 위해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장영기 코치는 인삼공사에 부임하자마자 윙스파이커들의 기본기부터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스텝에서부터 타법, 완급조절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지적해가며 선수들의 스타일에 맞는 플레이로 개선해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하동에서 펼쳐진 전지훈련에서는 강도높은 체력훈련과 전술훈련을 병행해가며 시즌을 준비했다.

그리고 시즌에 앞선 전초전이 될 KOVO 컵에서 인삼공사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시즌 시작 전부터 이영택 감독이 기대감을 내보이고 집중훈련을 시킨 정호영과 고의정의 활약이 매우 돋보이고 있다.



올 시즌부터 미들블로커로 변신해 활약할 예정인 정호영은 지난 GS칼텍스와의 개막전 경기에서 3세트 중반 교체투입되어 타점높은 공격으로 무려 12득점을 올리며 3대2 역전승의 주역이 되었으며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는 16득점을 올리며 포스트 양효진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또한 십자인대 파열 등 큰 부상으로 오랫동안 신음했던 고의정은 그동안 잠재되어있던 공격본능을 이번 대회에서 유감없이 뽐냈다. 개막전 7득점 33%의 공격성공률로 예열을 시작한 고의정은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는 13득점 35%,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는 9득점 31%의 공격성공률로 팀의 윙스파이커 자리를 잘 해냈다. 아직 리시브와 수비에서는 가다듬어야할 점이 많지만, 풀타임 2년차인 어린 선수임을 감안한다면 잠재성은 무궁무진하다.

고의정과 정호영 이외에도 박은진과 한송이는 날카로운 이동공격과 빠른 속공 능력을 장착했고, 최은지는 기존의 스파이크 타이밍에서 변화를 줘 완급을 조절하는 스마트한 공격수로의 변화를 이뤄나가고 있다.



이러한 팀 분위기에는 자신감을 가지고 선수들의 플레이를 독려해나가는 이영택 감독의 리더십이 한몫을 하고 있다. 엄격, 근엄, 진지한 감독이 아닌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장난치고, 호통보다는 선수들에게 자신감과 동기부여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는 이영택 감독에게 선수들은 큰 지지를 보내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지난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3세트 로테이션 선수들을 투입했고, 세트가 기울어지자 베테랑 선수들은 작전타임 시간동안 신예선수들 옆에 붙어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코칭까지 해주며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도왔다. 인삼공사가 모래알이 아닌 끈끈해진 팀이라는 증거가 여기에 있다.



좋아진 팀 분위기 덕분일까? 선수들 사이에서는 인삼공사가 기피의 팀이 아닌 가도 괜찮은 팀이라는 분위기가 점점 싹트고 있다. 인삼공사 구단 관계자는 "한 선수는 이 팀 소속이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오라는 말을 하기가 좀 어색했지만, 지금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인삼공사로 오는 것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인삼공사는 기존의 팀 컬러를 벗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해내고 있는 인삼공사, 앞으로 남은 과제는 좋은 성적과 양효진, 김희진 등 구단을 대표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워내는 것이 될 것이다. 점점 변화하고 있는 인삼공사가 그 변화의 수확물을 거둬들일 수 있을지 남은 경기 인삼공사의 플레이가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KOVO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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