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급 신성 조시 에밋을 잡은 제레미 스티븐스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25일 열린 UFC 온 폭스 28 메인이벤트에서 에밋을 피니시하던 도중 들어간 스티븐스의 니킥 공격이 논란이 된 것. 특히 이 장면을 두고 다니엘 코미어와 도미닉 크루즈는 방송에서 격한 논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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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스의) 니킥이 (에밋의 머리에) 전혀 닿지 않았습니다. 심판이 반칙을 선언하지 않는다면 그건 반칙 공격이 될 수 없습니다.” (도미닉 크루즈)
“스티븐스가 적중시킨 공격은 명백한 반칙입니다. 물론 그 니킥이 에밋에게 대미지를 입힌 건 아니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는 공격이었어요.” (다니엘 코미어)


[엠파이트=조형규 기자] 제레미 스티븐스(31, 미국)의 승리를 두고 반칙 논란이 점화됐다.

스티븐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열린 UFC 온 폭스 28에서 페더급 돌풍의 주인공 조시 에밋(32, 미국)을 엘보 파운딩으로 눕히며 2라운드 TKO 승을 거뒀다. 경기 후 “내게 타이틀샷을 달라”고 소리치며 기세등등했다.

문제는 경기의 마무리 과정이었다. 2라운드에서 에밋을 쓰러뜨린 스티븐스는 파운딩을 넣는 과정에서 상대의 측두부에 엘보를 적중시켰다. 이후 에밋이 포지션을 회복하려고 일어나는 도중 스티븐스의 니킥이 날아들었다.

그런데 스티븐스가 니킥을 시도하던 순간 에밋의 양 무릎이 모두 지면에 붙어있었던 것이 화근이 됐다. 그라운드 니킥이 성립되는 상황이었다.

현재 UFC는 그라운드 상황에서 상대의 머리를 향한 니킥을 반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상대의 양손과 양발이 모두 지면에 닿아있는 상태에서 들어가는 4점 니킥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양발이 아닌 무릎이 모두 지면에 닿은 상황에서는 양손 모두 지면에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사라진다. 따라서 2라운드 경기 당시 양 무릎과 한 손을 지면에 두고 있었던 에밋은 그라운드 상황이 되며, 자연히 스티븐스의 니킥 공격도 반칙이 된다.

스티븐스의 니킥은 에밋의 머리 위를 스쳤고, 레프리도 이를 보지 못한 덕분에 이 장면은 그대로 넘어갔다. 이미 2라운드는 한창 엘보로 후속 파운딩을 넣고 있었던 스티븐스에게 승기가 기운 상황. 경기는 그대로 스티븐스의 2라운드 TKO 승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이 장면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특히 미국 현지 중계진이었던 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는 경기 직후 “명백한 반칙”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날 미 스포츠 방송사인 폭스스포츠의 스튜디오에서 분석을 담당하고 있던 도미닉 크루즈가 바로 반박에 나섰다. “공격이 닿지 않았기 때문에 반칙이 아니다”라며 팀메이트의 결백을 주장했다.

두 파이터는 연신 목소리를 높였다. 코미어는 “후두부로 들어간 엘보는 에밋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벌어진 것이라 반칙이 성립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일어나려는 과정에서 스티븐스가 적중시킨 공격(니킥)은 명백한 반칙”이라며 “물론 스티븐스의 니킥이 에밋에게 대미지를 입힌 건 아니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는 공격 아니었나”고 말했다.

이에 크루즈는 “잘 봐라. 어느 부분에서 공격이 닿았나? 공격이 전혀 닿지 않았다. 반칙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뒤이어 “코미어 당신이 틀렸다. 심판도 공격에 대해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두 파이터는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느린 화면으로 경기 장면을 수차례 보면서 크루즈는 “동의할 수 없다. 공격도 전혀 닿지 않았다. 심판이 반칙을 선언하지 않는다면 그건 반칙 공격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코미어는 “도미닉은 그 공격의 영향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만약 닿았으면 명백한 반칙이고,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것 아닌가. 지금 크루즈는 팀메이트이기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있다”고 항변했다.

방송에서 펼쳐진 격렬한 논쟁에 다른 파이터들도 동참했다. 각자 SNS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가장 격한 반응을 보인 건 알파메일의 수장이자 에밋의 동료인 유라이아 페이버였다. 페이버는 코미어와 크루즈의 논쟁이 벌어지는 영상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자신의 의견을 게재했는데, 그는 여기서 “니킥이 후두부에 들어갔다. 그것도 반칙 니킥 공격이 반칙 후두부 가격으로 들어간 것 아닌가. 크루즈, 비스핑 모두 멍청한 장님들이다”라며 분노를 표했다.

케빈 리는 트위터를 통해 “나라면 무효경기로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니킥이 머리끝을 스쳤는데 반칙으로 보인다. 스티븐스가 타격을 잘 넣었지만 에밋도 좋아 보였다”고 말했으며, 안드레 필리는 “무릎 꿇은 상대에게 니킥을 넣는 게 이제 합법인가? 그 망할 규정이 도대체 언제 바뀐 거지?”라고 비아냥거렸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엘리아스 테오도르는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는 타격이었지만 이미 에밋은 그전부터 그로기에 빠졌다. 반칙 여부에 대해선 확신하기 어렵다”는 트윗을 남겼다.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는 “엘보가 좋았다. 에밋이 고개를 돌려 후두부에 엘보를 맞는 시점에서 이미 스티븐스가 경기를 마무리하는 중이었다. 에밋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고 평했다.

한편 이번 경기가 끝나자 경기 당사자들인 스티븐스와 에밋의 온도 차 또한 극명했다.

스티븐스는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내가 니킥을 시도한 건 분명 에밋이 손을 떼는 순간이었다. 니킥은 에밋의 머리에 닿지 않았고, 타격을 주지도 않았다. 오히려 뒤에 이어진 공격으로 더 많은 대미지를 입혔다”라며 “난 절대 비열한 파이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에밋 측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미 종합격투기 전문 매체인 MMA 파이팅은 26일 보도를 통해 “팀 알파메일이 스티븐스의 반칙을 주장하며 플로리다주 복싱위원회에 무효경기 이의 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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