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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이트=조형규 기자] MMA 파이터들의 복싱 나들이가 계속되고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바로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다. 지난해 맥그리거는 무패의 스타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 미국)와 몇차례 입씨름을 벌였다. 사소한 설전으로 시작된 이 대결은 결국 엄청난 나비효과가 됐고, 급기야 무패의 은퇴한 복서와 종합격투기 슈퍼스타가 복싱룰로 맞붙는 대결이 성사되며 대박을 터뜨렸다..

맥그리거의 행보는 기폭제가 됐다. 이후 그를 따라 꽤 많은 수의 종합격투기 파이터들이 복싱 업계를 기웃거렸다. 조제 알도도 프로 복싱에 뛰어들겠다는 선언을 했고, UFC 헤비급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는WBA-IBO 헤비급 챔피언인 프로 복서 앤서니 조슈아에게 '한 판 붙자'며 도발했다. 최근 안드레 필리에게 패배한 맥그리거의 팀 동료 아르템 로보프 또한 "프로복싱 전향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파이터들이 말로 설왕설래하는 사이 프로복싱에 뛰어든 선수는 따로 있었다. 그것도UFC가 아닌 벨라토르에서다.무패 파이터이자 만년 유망주(?)인 마이클 '베놈' 페이지(30, 영국)가 그 주인공이다.


■ 프로 복싱 데뷔전 승리한 페이지...상대는 2승 11패 복서

 원래 페이지는 지난 5월 벨라토르 179에 출전해 데릭 앤더슨과 경기를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경기는 페이지의 갑작스런 무릎 부상으로 인해 취소됐다. 그러더니 페이지는 이후 7월 영국의 헤비급 복싱 스타 데이비드 헤이의 복싱 프로모션인'헤이메이커 링스타'의 계약서에 서명했다. 총 15경기에 3년 계약이었다. 얼핏 보면 최근 MMA업계에 불고 있는 트렌드에 편승한 것 같지만, 실제로 페이지의 프로복싱 겸업 계획은 이미 3~4년 전부터 추상적으로나마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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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의 복싱 데뷔전은 지난 10월 21일(이하 한국시간)영국 그린위치에서 열렸다. 파이트나이트의 4라운드 경기였는데 조나단 카스타노를 상대로 TKO승을 거뒀다. 3라운드 2분 27초경 페이크 동작에 이은 라이트 단발이 승부를 갈랐다.

프로 종합격투기 통산 전적 12승 무패 기록, 그리고 그 MMA 파이터가 프로복싱에 도전해 강력한 라이트 한방으로 3라운드 넉아웃을 이끌어내며 데뷔전 승리. 여기까지만 놓고 볼 때 페이지의 행보는 표면적으로는 흠잡을 것이 없다. 하지만 표면의 결과와 비교해 그 내실은 과연 탄탄할까.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페이지의 기록은 수년 전부터 횡행했던 국내 제과업체들의 행태와 비슷하다. 화려한 포장을 벗겨낸 알맹이는 어딘가 의구심이 남는다.

먼저 페이지의 프로 복싱 데뷔전 승리에 대해서는 큰 점수를 주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페이지와 맞붙었던 상대가 심각한 약체였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4라운드 경기는 프로 복싱에 갓 입문한 새내기들이 주로 출전하는 무대인데, 상대인 카스타노는 2승 11패의 처참한 전적을 거두고 있던 복서였다. 게다가 페이지에 비하면 체격 조건도 월등히 떨어지는 선수였다.

물론 향후 링스타 프로모션이 페이지에게 어떤 경기를 부킹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앞서 벨라토르가 페이지의 프로 MMA 전적을 그럴듯하게 만들어준 전례가 있는 만큼, 링스타 프로모션 또한 페이지의 입맛에 맞는 상대를 골라 경기를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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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네임 없는 무패 전적

 그렇다면 화제를 페이지의 종합격투기 전적으로 돌려보자. 페이지는 2012년 UCMMA 26을 통해 프로 MMA 무대에 데뷔한다. 상대는 벤 디시먼으로, 양 선수 모두 프로 데뷔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페이지는 뒤돌려차기 페인트에 이은 360도 돌려차기라는 고회전 킥으로 승리를 거뒀는데,그 장면이 워낙 화려했던 덕분에 페이지는 초창기부터 유튜브 등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유명세를 얻었다. 이후 몇 번의 승리를 거듭하다가 2013년 벨라토르를 통해 북미 무대에 데뷔한다.

데뷔전 포함 여섯 경기를 치르며 이어온 파죽의 1라운드 피니시가 깨진 건 지난 2014년. 벨라토르 128에서 펼쳐진 나-숀 버렐과의 승부였다. 경기는 페이지의 준수한 3라운드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끝나긴 했으나 한 가지 문제점도 노출했는데, 바로 클린치 압박에 대한 대처가 능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바닥으로 쉽게 넘어가진 않았지만, 버렐의 압박에 언더훅을 허용하며 케이지로 몰린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항상1라운드에서 타격이나 서브미션으로 경기를 끝내곤 했던 페이지는 덕분에 이날 프로 MMA 경력 최초로 3라운드 판정까지 가게 된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싸운 버렐은 사실 톱 레벨의 레슬러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선수다. 버렐은 벨라토르로 오기 전 UFC에서 활약하면서 두 번의 경기를 펼쳤는데, 그중 마지막 시합 상대는 맷 브라운에게 패배한 직후의 스티븐 톰슨이었다. 당시 버렐은 거친 압박으로 경기 후반 톰슨의 체력을 방전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허무하게 만장일치 판정패를 당한 바 있다. 이후 벨라토르로 건너온 버렐은 안드레이 코레시코프에게 1라운드 초살까지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알려진 대로 이후 코레시코프는 결국 웰터급 챔피언에까지 오르는 파이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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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의 화려한 퍼포먼스에 반해 그를 스타로 만들 계획이었던 벨라토르는 이때부터 페이지의 매치업에 보다 신중을 가하기 시작했다. 버렐전 이후 벨라토르 140에서 페이지가 만난 상대는 루디 베어스. 당시 36세의 노장이었던 베어스는 크지 않은 체격에 승리와 패배 기록이 거의 엇비슷한 파이터였고, 그 역시 뛰어난 레슬링을 갖고 있진 않았다.

이어지는 상대들도 모두 비슷했다. 찰리 온티베로스는 페이지가 만난 상대들 중에서 체격은 가장 컸지만, 마이너 무대인 LFC에서도 승패를 반복하는 파이터였다. 그의 경력에서 벨라토르 경기는 단 한 번뿐이었는데, 바로 페이지의 희생양이 된 2015년 벨라토르 144 이벤트였다. 

페이지의 통산 10번 째 경기에서 만난 제레미 할로웨이는 마이너 무대인NFC, FLP에서7전 전승을 거둔 파이터다. 하지만 할로웨이는 준메이저라 할 수 있는 벨라토르로 넘어오는 순간 귀신같이 3패를 당했다. 그 3패 중 하나는 바로 페이지에게 당한 것이다. 이렇게 페이지는 빅네임과의 대전 없이 차곡차곡 연승 기록을 쌓아가고 있었다.

페이지가 만난 상대 중 그나마 가장 이름값이 컸던 상대는 에반겔리스타 '사이보그' 산토스다. 하지만 산토스가 가진 인지도의 가장 큰 지분은 바로 현 UFC 여성 페더급 챔피언인 크리스 사이보그의 전남편이라는 타이틀이었다. 산토스의 MMA 경력에서 팬들에게 가장 많이 기억되는 장면은 닉 디아즈, 멜빈 맨호프에게 당한 패배였고, 이미 페이지와 싸울 시점에서는 하락세를 걷고 있던 노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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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지 vs 곤잘레스, 검증론만 불거진 세기의 졸전

 이렇게 11승 무패를 거둔 페이지는 지난해 드디어 페르난도 곤잘레스라는 그럴듯한 상대를 만났다. 원래 페이지 대 곤잘레스는 2016년 초부터 두 번이나 추진되어온 경기였다. 하지만 매번 취소를 거듭하다가 결국 연말이 되어서야 성사가 된 것이다.

사실 곤잘레스는 많은 팬들이 이전부터 페이지의 검증매치 상대로 점찍어둔 파이터였다. 당시 33세로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였지만, 곤잘레스는 프로 MMA 전적이 이미 40전을 향해 달려가던 베테랑이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신중함과 경기를 보는 눈이 있고, 무엇보다도 강한 멘탈과 끈기를 가졌다. 커리어 중반기까지는 연패도 자주 했으나 오히려 기량이 점차 만개하며 결국 벨라토르까지 진출했고, 당시5연승을 거두며 순항하던 중이었다. 

페이지가 이때까지 싸워온 상대들은 주로 투박하게 밀고 들어오는 타격가들이 많았다. 게다가 그들 대부분은 빠르지 않은 스피드의 파이터였다. 이는 페이지에게 좋은 먹잇감이 된다. 라이트급헤비급에 육박하는 긴 리치를 가진 페이지는 이를 활용해 상대가 밀고 들어오는 타이밍에 맞춰 공격을 꽂아 넣는 카운터타격 스페셜리스트다. 게다가 앤더슨 실바나 맥그리거는 애교에 불과할 정도로 상대의 평정심을 무너뜨리는 도발 능력도 갖췄다. 선공을 양보하고 대신 기회를 낚아채는 타입이다. 자신이 경기를 리드하는 선수는 아니며, 상대의 공격에 대한 반응 의존성이 극단적으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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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곤잘레스는 앞서 언급한대로 경험이 풍부하고 멘탈이 강한 파이터다. 페이지의 도발에 쉽게 넘어가지 않았고, 불나방처럼 무작정 그의 거리 안으로 뛰어드는 일이 없었다.

상대가 신중하게 나오자 경기는 곧 방향을 잃었다. 페이지는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내지 못한 채 연거푸 도발만 걸며 케이지를 빙빙 돌기 시작했다. 가뭄에 콩 나듯 이따금씩 나온 페이지의 공격은 대부분 단발성 잽이었다. 오히려 3라운드에서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페이지를 케이지로 몰고 가 클린치 싸움을 건 곤잘레스의 공격이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벨라토르라는 대회사 역사상 손에 꼽을 정도의 큰 야유가 바로 이 시합에 쏟아졌다.

야유소리가 더 커진 건 경기 후 판정이었다. 마치 케이지 안에서 숨바꼭질이라도 하려는 기세로3라운드를 모두 보낸 페이지에게 2대 1 스플릿 판정승이 선언된 것이다. 신중하긴 마찬가지였지만 오히려 페이지보다 더 적극적으로 공격을 낸 곤잘레스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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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씨가 붙다 만 영국산 타격가들의 대립

 이쯤 되자 페이지를 향한 팬들의 ‘검증론’이 다시 한 번 대두됐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때마침 폴 데일리가 시기적절하게 등판(?)하기 시작한다.

데일리는 벨라토르 웰터급을 지켜온 대표적인 타격가다. 페이지와는 같은 영국 출신이며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라는 공통분모도 있다. 그런데 지난 5월 데일리가 페이지를 향해 “페이지는 실력을 검증할만한 상대와의 경기가 잡히면 항상 부상으로 빠져 나간다”며 쓴소리를 던진 것이 발단이 됐다. 데일리의 말마따나 페이지는 실제로 벨라토르에서 잦은 시합 펑크를 냈는데, 고질적인 무릎부상도 있었지만 다른 이유 또한 많았다. 페이지의 경기 취소 리스트를 몇 가지 뽑아봤다.

1. 벨라토르 90으로 예정되어있던 데뷔전에서 공개할 수 없는 사유로 경기 취소
2. 벨라토르 102에서 케니 엔토와 경기 예정이었으나 갈비 연골 및 발목 부상으로 취소
3. 벨라토르 134에서 커티스 밀렌더와 경기 추진됐으나 눈가 커팅 부상으로 취소
4. 벨라토르 151에서 페르난도 곤잘레스와 경기 추진됐으나 페이지의 킥복싱 시합 일정과 겹쳐 취소
5. 벨라토르 179에서 데렉 앤더슨과 경기 예정이었으나 목과 무릎 부상으로 취소

 데일리의 독설에 페이지도 맞불을 놓으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이 관계가 미디어를 타며 화제를 모으자 결국 벨라토르도 칼을 빼들었다. 스캇 코커 대표는 지난5월 “많은 팬들이 둘의 대결을 원하고 있다. 만약 두 선수가 서로 동의만 한다면 이 경기를 영국 대회의 메인이벤트로 성사 시키겠다”고 공언했고, 이들의 경기를 추진했다.

그런데 시합을 거부한 건 데일리였다. 당시 UFC에서 건너온 로리 맥도날드와 싸우기 위해 페이지전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후에도 이들의 대결은 9월로 한 번 더 추진됐으나 데일리는 또다시 빅네임 파이터를 원했다. 결국 데일리는 UFC출신인 로렌즈 라킨과 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그를 2라운드 KO로 잡아내며 대어를 낚았다. 그리고 이제는 데일리가 먼저 페이지를 부르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건 페이지의 반응이다. 페이지는 이전까지 몇 차례에 걸쳐 데일리를 자극하며 설전을 벌였다. 그런데 데일리가 라킨전을 승리로 마무리 짓자 노선이 살짝 바뀌었다. 지난10월 북미 종합격투기 매체인 ‘MMA파이팅’과의 인터뷰에서 페이지는 “데일리는 이미 두 번이나 시합을 콜 해놓고 거부했다. 반복되는 상황에 지쳤고, 더 이상 흥미도 없다. 이제 이 대결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페이지는 동시에 “이 싸움을 성사시키는 방법은 하나다. 이긴 사람이 모두 대전료를 가져간다는 계약을 걸면 경기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다소 무리한(?) 조건도 덧붙였다.코커 대표는 “만약 이 조항에 두 선수가 모두 동의한다면 진짜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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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지에게 필요한 건 톱 레슬러와의 경험

 현재까지 페이지가 싸워온 상대들 중에서 가장 강했다고 볼 수 있는 파이터는 곤잘레스였다. 그러나 데일리는 그들과 차원이 다르다. 사제폭탄의 재료로 쓰이는 폭약 ‘셈텍스’가 별명인 파이터답게 데일리는 한순간에 몰아붙이는 한 방 타격이 있다. 흑인 특유의 탄력을 기반으로 한 펀치 콤비네이션과 바디샷이 주무기로, 특히 데일리는 밀리는 상황에서도 순간적인 스피드로 이 타격들을 터뜨려 분위기 반전을 꾀하곤 했다. (비록 패배하긴 했지만) 스트라이크포스 시절 닉 디아즈와 서로 실신할 정도의 타격을 주고받으며 지옥 문턱까지 동행했던 화끈한 1라운드 시합은 데일리 특유의 한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페이지 입장에서 보면 상위 레벨의 검증매치 상대 중 가장 상성이 좋은 편에 속한다. 앞서 언급했지만 페이지는 공격의 주도권이 상대에게 넘어가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빈틈을 노리는 타격가다. 물론 타격 무기나 패턴은 변칙적이지만, 극단적으로 카운터 타이밍을 노린 타격 의존도가 높다. 그렇기에 순간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데일리의 공격은 반대로 페이지에게도 많은 찬스를 제공하는 셈이 된다. (물론 여태까지 페이지가 맞붙었던 상대들은 모두 데일리의 타격 레벨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어디까지나 상성에서의 가능성이라는 측면만 조명해본 것.)

이렇게까지 했지만(?) 중요한 핵심은 또 빠졌다. 결국 톱레벨 레슬러를 상대로 한 페이지의 대처능력은 여전히 테스트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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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는 UFC에서도 통할 수 있는 타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레슬링과 그라운드 능력은 한없이 떨어지는 파이터다. 지난 로리 맥도날드전에서도 그는 여전히 발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라운드 능력을 들고 나왔다. 맥도날드는 ‘얼쑤 좋다’를 외치며 데일리를 바닥에 눕혀놓고 마음껏 그를 농락했고, 손쉽게 승리를 낚아챘다. 만약 페이지와 데일리의 경기가 결국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페이지의 레슬링에는 의문부호가 달릴 수밖에 없다.

프로 종합격투기 12승 무패, 그리고 주종목이 아닌 프로복싱 데뷔전에서 3라운드 TKO승을 거둔 이력은 얼핏 보면 화려해 보인다. 그러나 그 안에는 스타성 높은 페이지의 전적에 때를 묻히지 않기 위한 프로모터들의 배려가 숨어있다. 물론 이것이 당장의 몸값을 올리고 이슈를 생산하는 것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악재다. 올라운더의 시대가 된 현대 MMA에서는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 이상으로 단점을 지우는 것이 중요한데, 단편적인 승리패턴은 선수의 기량 발전과 경우의 수를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패배 없이 연승가도를 이어가며 정상에 오른 메이웨더도 있다. 하지만 많은 수의 격투가들은 패배를 경험하며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며 단점을 극복하게 된다. UFC에서 연전연승하던 맥그리거는 네이트 디아즈 1차전의 패배 덕분에 더욱 굳건한 레슬링 방어력이 생겼다. 이후 디아즈2차전과 에디 알바레즈전을 통해 더욱 완전체에 가까워진 파이팅을 펼쳤다.

그런 맥그리거는 언젠가 이런 말을 남겼다. “승리하거나 혹은 배우거나.(Win or Learn)” 페이지의 과도한 자신감, 그리고 눈앞의 패배를 걱정하는 프로모터들의 따뜻한 배려(?)가 결국 성장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카운터 펀치로 돌아오는 것은 아닐까.

 [사진] ⓒBellator MMA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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