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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조준호 =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몬스터짐=반재민 기자]2012년 7월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제2노스 아레나, 2012 런던 올림픽 유도 남자 66kg급에 출전한 조준호에게 있어서 이 날은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금메달의 분수령인 8강전, 상대는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에비누마 마사시, 두 선수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서로 받은 지도도 각 1개씩, 연장전이 끝나고 3명의 심판은 조준호의 도복색인 파란색 깃발을 들어올렸다. 


그 순간 후안 카를로스 바르코스 심판위원장 위원장이 갑자기 최종 판정을 중단시켰다. 얼마간의 이야기가 오간 후 3명은 모두 에비누마의 승리로 판정을 번복했다. 


억울했던 패배, 하지만 조준호는 여기에서 포기하지 않았다. 패자부활전에서 영국의 클린 오츠를 유효로 제압하며 동메달 결정전에 올랐고, 스페인의 스고이 우리아르테마저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정당당의 아이콘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준 조준호가 이번에도 리우로 간다. 


비록 이번에는 코치 겸 해설위원으로 참석하지만, 2년간 여자 대표팀의 코치로 활동하면서 선수들과 호흡한 경험을 살려 좋은 성적을 거두게 하고 싶다는 비장함만은 가득했다. 조준호 코치 겸 해설위원이 후배들에게 가장 하고싶었던 이야기, 그리고 대회 전망을 몬스터짐에서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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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대한민국 유도 국가대표팀 코치이자 이번 2016 리우 올림픽 MBC 해설위원을 맡은 조준호입니다. 


최근의 근황은 어떤가요? (인터뷰 시점은 7월 11일) 

- 22일 브라질로 떠나기 때문에 떠나기 직전에 훈련 지도도 하면서 해설위원 공부도 열심히하고 있다. 


최근에 해설위원으로 리우에 가게 되셨습니다

- 이번에는 해설위원의 자격으로 리우에 가게 되지만, 브라질 현지에서는 선수들 트레이닝도 같이 해주기 때문에 코치 겸 해설위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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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대비 카메라 테스트 중인 조준호 해설 겸 코치 = 조준호 코치 제공>


해설자로서의 준비는 열심히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한번 방송국에서 연습을 해봤는데 많이 떨렸다. 유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전달을 해야하는 것이 어렵다. 


해설 선배들이 잘 알려주시는지 아니면 혼자 해설 준비를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먼저 해설을 하고 계신 이원희 선배(현 KBS 해설위원)나 전기영 선배(현 SBS 유도 해설위원)께서 하시는 말씀이 “넌 말을 잘하니까 편안하게만 하면 된다.”라고만 이야기 해주셨다.(웃음) 


코치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 여자 유도를 지도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여자 선수들이 매우 감성적이다. 그러다 보니 남자부 같은 경우에는 힘들어도 악으로 참아내면서 하는데, 여자부 같은 경우에는 강하게 하다보면 너무 힘들어서 눈물을 흘리곤 한다. 때문에 훈련양도 조절하고 휴식시간도 주면서 코칭을 하고 있다. 


선수 시절 매트 안에서 경험한 유도와 매트 밖에서 본 유도,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 내가 올림픽을 위해서 죽기 살기로 하는 것은 참을 수 있는데, 후배들이 죽기 살기로 하는 것은 못보겠다. 그게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닌가 싶다.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현재 대표팀의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4년 전과도 많이 달라졌다.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 한국체육개발원과의 협업으로 정말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 시스템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때문에 불필요한 체력 소비가 많이 줄어들고 운동에만 효율적으로 전념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선수들의 기량이 늘어가는 것이 차이가 난다. 


이번 대표팀은 여느 대표팀과는 다르게 굉장히 과학적인 훈련을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 예전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때, 데드리프트, 스쿼트 이런 것만 위주로 했다면, 요즘에는 유도기술에 필요한 근육을 키우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바꿨다. 


유도 훈련이 엄청난 훈련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선수 시절의 훈련방식과 지금의 훈련방식이 큰 변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특별하게 중점을 둔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이번에는 상대의 분석을 더욱 철저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 선수가 어떤 기술을 몇 번 쓰고 잡기를 몇 번 가져가는지 전부 통계를 내서 실전 훈련에 반영했다. 


이번에는 잡기 싸움에 있어서 많은 공을 들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잡기 싸움이 유도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어떻게 잡기 싸움에 대해 대비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 유도에서 잡기는 90%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2012년 동메달을 땄을 당시에도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팔을 다쳤지만, 잡기 싸움으로 동메달을 가져갔을 정도러 잡기의 중요성은 아주 중요하다. 때문에 잡기와 기술 같은 경우에는 훈련 파트너가 상대 라이벌 선수의 통계에 맞게 똑같이 파트너를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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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 코치의 코칭모습>


아무래도 대표팀에 있는 이상 심리적인 부담감이 가장 클텐데 그런 면은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4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심리상담 같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혼자 이겨나가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체육개발원에서 심리상담사가 파견되어 일주일에 한번에서 두 번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특히 선배들의 조언이 중요한데 이번 코치진이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에 동메달 하나를 땄다. 선배들의 경험을 이야기 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이 유독 올림픽에서 판정에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준호 코치님도 피해자 중에 한명이신데 이를 대비해서 준비하고 있는 방법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 편파판정은 이길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그것을 넘을 수 있는 실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도 편파판정에 신경쓰지 말고 그것을 넘을 수 있는 실력을 키우라고 조언해주고 있다. 


올림픽 준비를 할 때 지금 시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 현재 하고 있는 훈련이 너무 힘들고, 상대가 얼마나 운동을 하는지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을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확신과 자신감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진운도 가장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대진은 어떻게 짜여지는지 궁금합니다

- 세계랭킹 8위까지 시드를 받는다. 그리고 8위부터 나머지는 랜덤으로 짜여지게 된다. 남자같은 경우에는 일본 선수들을 만나지 않는 것이 좋고, 자신의 천적을 일찍 만나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 


유도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시간대를 가장 조심해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 세 부분을 꼽고 싶다. 경기 시작 후 30초, 득점 이후, 그리고 끝나기 전 30초다. 큰 경기고 시차가 있다 보니 그 시간대에서 적응을 하는 빨리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고, 득점 이후에는 기분이 들뜨기 때문에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 메달을 몇 개정도 딸 것으로 예상하는지 

- 올림픽은 정말 아무도 모른다. 내가 바라는 것은 선수들이 각자 바라는 목표를 이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메달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지금까지 힘든 훈련을 참고 이겨낸 과정 자체가 메달이고 그것을 이겨낸 우리 선수들은 챔피언이라고 생각한다. 결과 보다 더 소중한 과정이 있었고, 그 과정들은 그 무엇과도 바꾸지 못 할 재산이 될 것이다.  만약 좋지않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고 항상 챔피언처럼 올림피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이게 제자들에게 하는 내 당부고. 이번 올림픽 전망이다. 


이번 대회 주목할 만한 선수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경량급과 중량급, 그리고 여자 유도 별로 한두명씩 꼽아주신다면 어떤 선수들을 후보로 꼽고 싶은지 알고 싶습니다

- 남자부에서는 안창림 선수와 조구함 선수 그리고 여자부에서는 김잔디 선수와 김민정 선수를 가장 컨디션 선수 좋은 후보로 꼽고 싶다. 여자 선수를 하나 더 꼽아보면 -63kg의 박지윤 선수를 꼽아보고 싶다. 박지윤 선수는 무릎이 아픈데도 끝까지 참고 이겨내서 올림픽까지 왔다. 응원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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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는 안창림과 김잔디 = 조준호 코치 제공>


이번 대회에는 경량급 선수들이 가장 기대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인 안창림 선수와 또다른 후보 김원진 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큽니다. 경량급 선수였던 경험으로 비춰봤을 때의 두 선수를 평가해 주신다면? 

- 안창림 선수 같은 경우에는 정말 성실하다. 훈련을 강하게 해도 그것을 다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인성적으로도 완벽하다. 예전에 일본에서 많이 괴롭힘을 받은 선수였다. 그럼에도 일본 선수들을 이겼고, 일본의 거액 귀화 제안에도 뿌리치고, 조국을 위해 뛰겠다는 일념 하에 대한민국에 와서 열심히 운동을 하는데 정말 좋은 선수라고 보고 있다. 김원진 선수 같은 경우에는 4년전에 나의 훈련 파트너였다. 파트너 시절에도 내가 강하게 기술을 걸어도 묵묵히 받아주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뿌듯하다.


여자 유도에서는 57kg의 김잔디 선수와 70kg급의 김성연 선수가 에이스로 꼽히고 있습니다. 남자 선수들의 훈련도 거뜬히 소화할 정도로 좋은 체력을 자랑하고 있는데 조준호 코치님이 본 두 선수는 어떤 선수인가요? 

- 김잔디 선수는 국제대회 20연승을 거두고 있을 정도로 컨디션이 매우 좋기 때문에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다. 그리고 김성연 선수 같은 경우에는 여자 유도 최고의 테크니션이라 불릴정도로 기술이 화려하고 아주 좋다. 


메달 후보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상대 선수가 있다면 어떤 선수들을 꼽아볼 수 있을까요? 

- 일단 남자는 안창림 선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일본의 오노 쇼헤이, 안바울 선수 같은 경우에는 에비누마 마사시처럼 일본선수를 가장 조심해야하고, 정보경 선수와 김잔디 선수 같은 경우에는 몽골의 문크바트 우란체체그와 도르즈수렌 수미야와 일본 선수를 김성연 선수 같은 경우에는 네덜란드의 랭킹 1위 폴링 킴을 조심해야 한다. 


언론에 주목은 못 받았지만, 다크호스로 떠오르거나 잠재적인 금메달 후보를 꼽는다면 어떤 선수를 꼽을 수 있을까요? 

- 남자 유도의 조구함 선수와 여자 헤비급의 김민정 선수를 들 수 있다. 조구함 선수 같은 경우에는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8강에서 랭킹 1위에게 아깝게 패해서 탈락했을 정도로 기본적인 실력은 정말 좋다. 이번 훈련에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완했기 때문에 다크호스로 생각하고, 김민정 선수 같은 경우에는 이전 대회에서 세계 랭킹 1,2,3위를 한번씩 꺾은 적이 있을 정도로 실력이 좋다. 아직까지 그 세 명을 연속해서 이긴 적은 없지만, 기본 실력은 좋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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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현지적응 훈련을 돕고 있는 조준호 코치(오른쪽 세번째)>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 일단 유도 선수들을 대중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유도를 알아줬으면 좋겠고 올림픽 뿐만이 아닌 일상에서도 유도 선수들을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때문에 SNS도 열심히 하면서 선수들 홍보(?)도 열심히 해주고 있고,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유도의 대중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앞으로도 유도를 많이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올림픽에 나서는 후배들에게 격려의 한마디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지금 열심히 하고 있다. 상대에 대한 두려움, 올림픽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들 시기인데 지금까지 해왔던 노력, 땀의 무게를 믿고 자신 있게 하면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유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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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웅재 작가/조준호 코치 제공
영상=최웅재 작가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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