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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조형규 기자] 종합격투기 전적 9전 전승 무패 행진. 그리고 TFC와 PXC의 밴텀급 챔피언으로 2개 단체의 타이틀을 거머쥔 놀라운 성과. 이 모든 것을 프로 입문 3년 만에 일궈내며 국내 파이터 중 가장 유력한 차기 UFC 리거로 거론되던 곽관호(27, 코리안 탑팀)가 마침내 꿈의 무대에 진출했다. 곽관호는 오는 20일(한국 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개최되는 UFC 파이트 나이트 99에서 UFC 데뷔전을 갖는다.

재미있게도 데뷔전에서 만나는 상대 브렛 존스(24, 웨일스) 또한 곽관호와 굉장히 흡사한 행보를 걸어왔다. 데뷔 3년 동안 12전 전승 무패를 기록했고, 이 과정에서 그 역시 타이탄 FC와 케이지 워리어 FC에서 모두 타이틀을 획득했다. 오는 20일에 맞붙는 두 파이터 중 한 명은 무조건 무패 연승 기록이 깨진다.

하지만 곽관호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더블린에서 현지 적응을 마치고 15일 결전의 장소인 벨파스트로 건너간 곽관호는 “상대도 무패다. 그래서 나를 만난 게 불운이다. 멋진 승부를 펼치고 돌아오겠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어느덧 2016년이 저물어가는 시점이지만, UFC의 스케줄은 바쁘게 돌아간다. 거의 매주 대회가 연속해서 열린다. 자연히 국내 UFC 파이터들의 일정도 촘촘하다. 곽관호를 시작으로 함서희, 김동현(B), 최두호까지 연말에만 총 네 명이 연달아 출격한다. 경기를 코앞에 둔 그들에게 각자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최고의 경기’를 세 개씩 꼽고 이야기를 들어봤다. 첫 번째 순서는 ‘핸섬’ 곽관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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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s 최재원 (2015년 2월 7일, TFC 5 Busan:심중투신)
 
"TFC 5에서 치른 최재원과의 경기는 프로 종합격투기 무대에 데뷔한 이후 겪었던 가장 큰 위기의 순간이었어요. 1라운드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로기 상황에 직면했었던 경기입니다. 다행히 그 와중에 터진 뒤차기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냈어요.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 경기입니다."
 
"사실 뒤차기는 거의 염두에 두지 않았던 기술이었어요. 동작이 크고 리스크가 있거든요. 하지만 위기에 몰리자 결정적인 큰 기술이 터졌습니다. 탄산음료와도 같은 짜릿한 승리였죠."
 
"당시만 하더라도 밴텀급에서 플라이급으로 체급을 낮출까 한창 고민하던 시기였어요. 하지만 이 경기를 통해 '플라이급으로 하향했을 경우 컨디션 난조를 보일 수 있겠구나'라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또한 방어적인 측면에서 더욱 많이 생각하고 연습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경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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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vs 박한빈 (2015년 8월 15일, TFC 8:Heart of a Champion)
 
"프로 파이터로 데뷔하고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 중 하나를 꼽으라면 이 경기가 아닐까 싶어요. 일단 당시 TFC에서 저와 박한빈 선수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었고, 무엇보다도 밴텀급 타이틀이 걸린 중요한 경기였거든요. 케이지 위에서 뼈가 부러지건, 기절을 하건 이 경기는 무조건 죽기 살기로 싸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마음가짐으로 시합에 올랐죠."
 
"박한빈 선수와는 인연이 꽤 깊어요. TFC의 세미프로 시합인 칸 리그에서 한 번 패배한 적이 있었고, 프로 경기였던 TFC 2에서는 제가 승리했거든요. 1승 1패씩 주고받은 셈이죠. 그런데 당시 박한빈 선수가 경기 중 심판에게 마우스피스가 빠졌다는 점을 어필하다가 제 펀치에 맞고 KO를 당했다면서 도발 아닌 도발이 이어졌어요.”

“재미있게도 박한빈 선수가 TFC 2에서 패배한 이후 4연승을 달렸는데, 모든 경기를 TKO와 서브미션으로 피니시 시키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이 때부터 '박한빈과 곧 맞붙겠구나'하고 직감했죠. 덕분에 상당히 오랜 기간 준비를 했습니다. 벨트가 걸려있어서 무게감도 남달랐지만, 재경기를 해도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어요.”
 
"어머니가 처음으로 경기장에 직접 오신 대회이기도 합니다. 시합이 끝나자마자 발에서 엄청난 통증이 느껴졌지만, 케이지 밖으로 나가서 어머니께 큰절을 하면서 '마침내 뭔가 하나 해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연승을 하더라도 결국 파이터가 결과물로 보여줄 수 있는 건 역시 챔피언 벨트가 아닐까요(웃음). TFC 초대 밴텀급 챔피언이라서 의미도 컸고, 너무나 후련하고 좋았습니다. UFC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 시작한 것도 이 경기가 기점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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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vs 카일 아구온 (2016년 1월 16일, PXC 51)
 
"프로 종합격투기 데뷔 이후 처음 맞이하는 5라운드 경기였어요. 당시 PXC 밴텀급 챔피언이었던 카일 아구온이 워낙 강력한 선수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TFC 밴텀급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이 있었기 때문에, 각 단체 간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였어요. 물론 부담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결국 아구온을 꺾으며 PXC 벨트를 하나 더 가지고 왔습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짜릿한 순간이었어요."
 
"1라운드에서는 제가 먼저 빠르게 공격을 감행하며 유효타를 적중시켰어요. 아마 아구온이 이런 공세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당황한 아구온이 그때부터 계속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더군요. 결국 2라운드에서 테이크다운을 당하며 하위 포지션에서 많이 깔려있었죠. 그런데 아래에서 지켜보니 그 과정에서 아구온이 힘을 지나치게 소모한 것이 느껴졌어요. 이후로 위기도 있었고 공방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3라운드부터 비교적 게임을 잘 풀어나갔습니다."
 
"아구온이 그래플링과 케이지 레슬링이 정말 강한 선수예요. 게다가 사우스포(왼손잡이) 파이터라 상당히 까다로운 타입인데, 그에 대비하기 위해 정말 철저히 훈련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경기 중에 얻은 것보다, 이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아, 첫 5라운드 경기를 소화하면서 체력 안배와 경기 운영 측면에서도 좋은 경험이 됐죠."

▶내 생애 최고의 경기들 ① - 곽관호 편

[사진] 엠파이트/TFC/곽관호 선수 페이스북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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