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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 1980년에 개봉한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영화 ‘성난 황소(원제 Raging Bull)'는 당시로서는 1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가진 작품이었다. 이 영화에서 로버트 드 니로는 제이크 라 모타라는 괴팍한 성격의 복서로 등장한다.

우여곡절 끝에 라 모타는 챔피언이 된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엄청난 시련을 안겨주는 복서가 등장한다. 바로 복싱의 전설, 슈거 레이 로빈슨이다. 영화에서 로빈슨은 처절할 정도로 라 모타를 두들겨 팬다. 총 여섯 번을 싸워 다섯 번의 승리를 로빈슨이 가져갔다.

로빈슨은 주요 복싱 매체에서 헨리 암스트롱과 함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서 중 한 명으로 꼽는 복싱의 전설이다. 복싱에 있어서 근대와 현대를 나눌 때 그 기준점이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바로 그 로빈슨이 라 모타와의 1차전을 치른 역사적인 장소가 매디슨 스퀘어 가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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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싱, 프로레슬링···다양한 스포츠의 역사가 새겨진 매디슨 스퀘어 가든

매디슨 스퀘어 가든은 다양한 스포츠의 역사가 그대로 새겨진 공간이다. 특히 복싱 팬들에게는 '아무리 비싸도 꼭 한 번은 경기를 봐야 하는 성지'로 인식되고 있다. 로키 마르시아노가 만년의 조 루이스를 쓰러뜨렸으며,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이저가 두 번에 걸친 세기의 대결을 집필한 곳. 로베르토 두란이 WBA 라이트급 챔피언 캔 부케넌의 고환을 터뜨리며 벨트를 빼앗아 간 사건까지 모두 이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일어났다.

또한 매디슨 스퀘어 가든은 프로레슬링의 고향이기도 하다. 현재 프로레슬링 업계를 독점하고 있는 메이저 프로모션 WWE의 최대 이벤트이자 전 세계 프로레슬링 팬들의 축제인 '레슬매니아' 1회가 1985년 이곳에서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프로레슬링의 슈퍼볼이라고도 불리는 레슬매니아는 이후 10주년, 20주년 때도 어김없이 매디슨 스퀘어 가든을 찾았다. 브렛 하트, 크리스 벤와라는 작은 체구의 테크니션들이 거구들에게 승리를 따내며 언더독 드라마를 써 내려갔다. 이러한 상징성을 드러내듯, 영화 ‘하이랜더’의 오프닝도 주인공이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프로레슬링 경기를 관전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마침 공교롭게도 영화 속 주인공의 이름은 코너 맥클라우드다.)

서두에서 앞서 언급한 헨리 암스트롱을 잠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암스트롱은 8체급 단일 기구 시절 페더급과 라이트급, 웰터급 벨트를 동시에 보유한 복서였다. 현대 MMA로 따지자면 플라이급, 밴텀급, 페더급 타이틀을 모두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 암스트롱 역시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장식한 주요 대진을 치러냈다. 아마 오는 UFC 205에서 코너 맥그리거가 페더급에 이어 라이트급 벨트까지 따낸다면 몇몇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맥그리거를 암스트롱에 비교하고 나설지도 모른다. 이처럼 매디슨 스퀘어 가든은 컴뱃 스포츠의 중요한 기점마다 항상 역사적인 배경이 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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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종합격투기 아이콘, 코너 맥그리거가 예고하는 세 가지 기록들

UFC 205에서는 무려 3개의 챔피언 벨트가 등장한다. 12승 무패의 여성 스트로급 챔피언 요안나 예드제칙이 10승 무패의 도전자 카롤리나 코발키에비츠를 상대한다. 웰터급 벨트를 놓고 타이론 우들 리가 스티븐 톰슨의 도전을 받아 옥타곤에 오른다.

하지만 화제는 역시 대망의 메인이벤트에 쏠려있다. 에디 알바레즈와 도전자 코너 맥그리거간의 라이트급 타이틀전에 세간의 관심이 몰려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맥그리거 한 사람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번 대회에서 맥그리거는 세 부분에 걸쳐 중요한 기록에 도전한다.

1. 타이틀

무엇보다도 UFC 205는 ‘맥그리거의 두 체급 챔피언 도전’이라는 명제가 가장 무겁게 느껴지는 대회다. 물론 앞서 UFC에서 두 체급의 타이틀을 획득한 랜디 커투어와 BJ 펜이라는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 두 선수는 상위 체급 타이틀을 잃고 아래 체급으로 내려가 챔피언이 된 케이스로 맥그리거와는 다르다.

맥그리거는 현재 145파운드인 페더급 타이틀을 유지한 채, 155파운드의 라이트급에 도전한다. 상위 체급에서 아래 체급으로 내려온 것과는 정 반대의 양상이다. 심지어 페더급 벨트를 허리에 두른 채 라이트급 챔피언을 노리고 있다. 만약 맥그리거가 라이트급 타이틀 획득이라는 목표까지 달성한다면 ‘GOAT’ 논쟁(Greatest Of All Time,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누구인가)까지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물론 타이틀 획득 자체로도 대사건이다. UFC 역사상 최초로 두 개의 타이틀을 동시에 획득하는 최초의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2. 페이퍼뷰(PPV)

현재 UFC가 가지고 있는 PPV(Pay-per View, 유료 방송 판매) 최다 판매 기록은 맥그리거-디아즈의 2차전이 열린 UFC202의 165만 가구 판매다. 물론 UFC 202가 올 8월 열린 비교적 최근의 이벤트이기 때문에, 큰 폭의 증가량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하지만 165만 가구를 팔아치웠을 당시 맥그리거와 디아즈의 경기가 논타이틀전임을 감안해야 한다. 이번 대회는 세 개의 타이틀이 걸려있으며, 거기에 본래 체급 벨트를 유지한 채 상위 체급에 도전하는 챔피언 간의 슈퍼파이트라는 명분이 있다. UFC 202와는 무게감이 남다르다. 거기서 35만 가구 판매만 더해지면, UFC 역사상 200만 PPV 판매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이 세워지게 된다.

3. 수익

거액의 대전료와 PPV 보너스를 챙겨 연말 집계 2016년 최고 수익 스포츠 스타의 반열에 오르는 점 또한 초미의 관심사다. 맥그리거는 올해 가진 두 번의 경기에서 총 2천만 달러 이상의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지막 남은 UFC 205를 통해 1천3백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경우, 맥그리거는 3천280만 달러의 클레이튼 커쇼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운동선수가 된다.

프로의 세계에서 금전적으로 어떤 대우를 받는지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물론 종합격투기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비교적 금전적 보상이 적은 종목이긴 하다. 하지만 맥그리거라는 슈퍼스타를 통해 1년 3경기, 최대 15라운드로 75분을 싸우면서 축구, 야구 같은 인기 스포츠의 톱 선수들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MMA에 있어서 꽤 기분 좋은 일이다. 그렇게 벌어들이는 선수의 존재는 더 많은 인재가 종합격투기로 유입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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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N'T WAIT! 뉴욕, 종합격투기, 코너 맥그리거, 그리고 UFC 205
물론 이러한 혜택이 모든 파이터들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진 않는다. 경우에 따라선 다소 보기 불편한 점도 있다. 그래도 맥그리거는 퍼티타 형제가 15년 전 2백만 달러를 주고 사들인 UFC를 무려 2천 배로 불려 판매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선수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4만 달러의 파이트머니를 받던 네이트 디아즈는 맥그리거와의 2차전을 통해 1천3백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대전료도 폭등했고, 파이터로서의 위상도 크게 올라갔다. 맥그리거의 존재는 이처럼 본의 아니게 다른 선수들에게도 긍정적 효과를 낳곤 한다. 좋으나 싫으나, 맥그리거는 이미 MMA에 있어서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체면을 구긴 UFC 200은 잠시 잊고, 맥그리거라는 아이콘을 등에 업고 펼쳐지는 UFC205가 이처럼 숱한 기록의 갱신을 목전에 두고 있다.

뉴욕으로 돌아온 UFC, 그리고 MMA의 아이콘 코너 맥그리거가 펼치는 컬래버레이션이 이제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들이 덧붙인 “CAN'T WAIT"이라는 부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잘 어울리는 순간이다.

[UFC 205]
일시: 2016년 11월 13일(한국시간)
장소: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국내중계(예정): SPOTV, 네이버 스포츠, 아프리카TV 생중계

[라이트급 타이틀전] 에디 알바레즈(C) vs. 코너 맥그리거
[웰터급 타이틀전] 타이론 우들리(C) vs. 스티븐 톰슨
[여성 스트로급 타이틀전] 요안나 예드제칙(C) vs. 카롤리나 코발키에비츠
[미들급] 크리스 와이드먼 vs. 요엘 로메로
[웰터급] 켈빈 가스텔럼 vs. 도널드 세로니
[여성 밴텀급] 미샤 테이트 vs. 라켈 페닝턴
[페더급] 프랭키 에드가 vs. 제레미 스티븐스
[라이트급]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vs. 마이클 존슨
[미들급] 라샤드 에반스 vs. 팀 케네디
[웰터급] 비센티 루케 vs. 벨랄 무하마드
[라이트급] 짐 밀러 vs. 디아고 알베스 
[미들급] 하파엘 나탈 vs. 팀 보우치
[여성 밴텀급] 리즈 카무치 vs. 캐틀린 추카기언

[사진] ⓒWME-IMG
[기사] 강민성 칼럼니스트(press@monstergroups.com)
[편집]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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