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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2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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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 9월 23일 토요일 UFC에는 세 명의 한국인 파이터가 출전한다. 웰터급의 임현규, 라이트급의 김동현B 그리고 여성 스트로급의 전찬미가 그 주인공이다. 모두 홈케이지의 이점을 가지고 출전하는 일본인 파이터를 상대한다.

모든 종목을 막론하고 일본인은 절차탁마의 좋은 상대다, 미국시간에 맞추기 위해 격투기 시합을 하기에는 매우 이른 시간인 오전 8시 30분에 사이타마 아레나에서 열릴 3피스 UFC 단체전, 간략하게 몇 가지만 체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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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규 vs 아베 다이치: 관건은 임현규의 감량성공

가장먼저 임현규가 일본에서 벌어지는 UFN 117의 언더카드 오프닝 매치에 나선다. 상대는 아베 다이치라는 선수다. 25세이고 전적은 5전 전승 4KO. 아베는 UFC 진출 기준에 다소 못미치는 전적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 이벤트라는 상황과 아마도 UFC 파이트 패스가 판크라스 영상의 북미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는 관계가 작용해 옥타곤에서 싸울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 선수가 그간 싸워온 상대들의 당시 전적이다. (승-패-무 순)
데뷔전 : 0-0-0
2전: 16-22-3
3전: 15-12-0
4전: 13-20-0
5전: 12-6-0


5명중에 승률이 50% 이상인 선수는 두 명이다. 그 중 3전 째의 상대 타카기 켄타와의 경기에서 아베는 다운을 허용했고 유일하게 풀 라운드 승부를 경험했다. 타카기는 그러나 아베와의 경기 바로 다음의 경기였던 엔젤스 파이팅에서 배명호와 대전했는데 3분 만에 서브미션 패를 당했다. 다섯 번째 경기에서 만난 미우라 히로미츠의 경우 2009년 WEC 웰터급 타이틀에 도전한 적이 있는 선수다. 카를로스 콘딧에게 4라운드 KO패를 당하며 물러났고 이듬해 WEC에서 1라운드 KO패를 당한 후 은퇴했던 것으로 보인다. 6년 10개월의 공백을 넘어 2015년 11월 재기한 미우라는 이후 11개월 사이에 3연승을 거두었지만 올 7월에 아베를 만나 2라운드 초반 KO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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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배는 5전 이내의 선수 치고는 베테랑들과의 경기를 많이 경험했다. 데뷔전을 제외하면 승률이 50% 미만이라 해도 30전 이상의 전적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선수들을 상대로 5연승을 거두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아직 UFC에서 싸우기엔 조금 이른 감이 있다. 이 선수들 중에 정말 의미 있는 상대는 사실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베는 임현규를 꺾고 본인의 자격을 인정받고 싶겠지만, 임현규는 그렇게 쉬운 상대가 아니다. 임현규가 2연패 중이긴 하나 그 상대들이 웰터급 탑 랭커였다. 닐 매그니는 데미안 마이아, 로렌조 라킨, 하파엘 도스 안요스에게 지긴 했지만 켈빈 가스텔럼, 조니 핸드릭스, 핵터 롬바르도를 이겼다. 마이크 페리는 당시 7연승 7KO (1라운드 KO 5번)를 질주 중이었다. 연승, 연속 KO기록은 앨런 조우반에게 판정패 하며 멈췄지만 이후 2KO승을 더해 현재는 11승1패 11KO의 전적을 기록 중이다. 이런 선수들, 또 타렉 사피딘이 임현규를 이겼다고 해서 아무나 임현규에게 들이댈 수는 없다.

임현규가 연패에 빠져들기 직전 상대했던 사토 타케노리는 싱글랙을 시도하던 중 엘보우 난사를 받고 조용히 잠들었다. 경기 시간은 불과 1분 18초였다. 임현규에게 이긴 선수들은, 그를 그라운드로 끌고 내려갈 수 있었거나 스피드와 파워가 극에 달한 수준이거나, 공방의 테크닉이 일가를 이룬 파이터였다. 아베에게 해당사항은 없다. 아베의 공격력은 우수해 보이지만 그것으로 임현규의 내구력을 소진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문제는 방어. 아베의 디펜스에는 빈틈이 있다. 그리고 턱도 그다지 강한 편은 아니다. 임현규의 빅 샷이 언제 터지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최근 복싱과 MMA 업계 공히 선수들의 과도한 감량을 규제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임현규는 UFC 전체에서 감량 폭이 가장 큰 선수 중 한명으로 인식되고 있다. 마이크 페리전 당시 해설진이 그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낸 바 있었을 정도. 임현규가 감량을 얼마나 잘하는지도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칠 중대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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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탑 팀의 감량 노하우는 세계적이다. 선수들은 계체까지 하루 종일 밥을 굶거나 물을 마시지 못하거나 꼼짝없이 누워서 사경을 헤매는 일이 없다. 조금씩이나마 음식을 먹고 물도 소량을 마셔가면서 가능한 한 다양한 운동 메뉴를 소화하고 계체 당일 오전 중에 목표치에 도달하는데 글로 쓰기는 쉽지만 현장에서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팀은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현규는 감량도중 실신하고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아 경기를 포기했던 적이 있다. 그만큼 그의 감량은 혹독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감량은 점점 힘들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번경기에서 걱정되는 것은 상대의 기량이 아니라 임현규의 감량일 정도로 이번 경기는 임현규가 얼마나 빨리 경기를 끝낼 수 있을지가 관건인 경기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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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미의 두번째 상대 곤도 슈리)


■ 전찬미 vs 곤도 슈리: 완벽한 감량‘ 전찬미의 두 번째 MMA 경기

전찬미는 일본 프로레슬링계의 스타이며 크러쉬라는 입식단체와 판크라스의 벨트를 가지고 았는 곤도 슈리라는 선수와 만나게 되었다. 곤도는 데뷔전이고 전찬미는 2전차다.

전찬미의 트레이너이자 ONE FC 벤텀급 타이틀 도전 경력을 가진 김대환에 의하면 전찬미는 지난해 ONE FC와 인빅타의 오퍼를 동시에 받았다. 고민끝에 UFC와의 거리가 가까운 인빅타를 선택했다. 곧 확정될 것이라던 데뷔전 스케줄은 몇 달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더니, 갑자기 UFC에서 오퍼가 왔다. 경기는 불과 2주 후였고 본인 체급보다 아래인 스트로급이었지만 전찬미는 감량하다 죽더라도 싸우겠다는 각오로 오퍼에 응했다.

하지만, 감량작업은 수월하지 않았다. 평소 체중이 63kg 내외였던 전찬미는 2주안에 52kg까지 줄여야 했다. 체중의 17%에 해당하는 수분을 말리는 고된 작업이었다. 중증 탈수의 기준이 체중의 10% 정도의 수분을 잃는 것이다.

17%의 수분을 잃게 되면 매우 좋지 않은 증상들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의식레벨의 저하, 저혈압성 쇼크, 발작, 급성신부전 등등이 대표적이다. 거기다가 만 19세의 어린 선수라 코칭스태프가 무리한 감량을 시키지 않았다, 전찬미의 체급은 한계체중 57kg의 플라이급이었기 때문에 52kg까지 수분을 말리는 과정에서 두 번의 실신을 경험했고 막바지에는 일어날 힘조차 없었다고 전찬미의 감량과정을 지켜본 이들은 말했다.

하지만 계체 당일 상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기에 오기를 총동원해 저울위에 올랐다. 그러나 아쉽게도 2파운드 오버. 2주 오퍼를 받고 출전한 선수이고 본인체급도 아니라는 점 덕분에 상대선수 측이 2파운드 오버를 묵인했고 대신 대전료의 20%를 상대측에 넘기는 통상 절차를 밟아 겨우 경기가 성사되었다. 서로 경기가 아쉬운 상황에서 좋게 타협 했던 것,

경기 당일, 전찬미 본인의 컨디션은 좋다고 느꼈을지는 몰랐지만, 라운드가 깊어지면서 체력이 빠른 속도로 저하되었다. 게다가 사우스포에 대한 경험이 다소 부족해 본인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고배를 들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대비해서는 미리 체중을 조절해 무리 없이 감량을 했고 본인의 기량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벼르고 있다.

상대인 곤도 슈리는 프로레슬링계의 베테랑이면서 크러쉬라는 입식단체의 챔피언이고 판크라스 스트로급의 벨트도 가지고 있다. MMA 전적은 5전 전승 1KO. 김대환 트레이너에 의하면 이 선수의 강점은 타격과 그래플링 모두에 익숙해 연계기를 곧잘 구사한다는 것이며 단점을 꼽자면 타격이 다소 투박해 빈틈이 보인다는 부분. 전찬미는 타격이나 서브미션으로 UFC 첫 승을 피니쉬로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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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를 하다 부상으로 엘리트 레벨에서 내려오게 되었지만, 취미로 복싱을 하던 아버지가 승부욕이 강하고 지는 걸 못 참는 성격으로 친구들과 자주 싸우던 전찬미에게 무에타이를 배워볼 것을 권했다고 한다. 진정한 강자들과 함께 훈련하다 보면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툴 일은 없어진다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선택이었고, 비록 본인이 수련해 보지는 못했지만 입식의 최강은 무에타이라고 생각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인근에서 잘 가르치기로 이름난 국제 체육관을 딸과 함께 찾았다. 그녀의 나이는 불과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김대령 총 관장은 첫날 샌드백을 두드리는 꼬마 전찬미의 폼이 심상치가 않아 2년차 또래 남자아이와 스파링을 붙였을 때 기를 써서 이겨버리는 장면을 보며 선수감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그날 이후 전찬미는 성인 선수부와 함께 중랑천 변 12km를 매일 뛰어야 했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조깅만큼은 너무 끔찍해 3개월을 버티고 그만두었다고 했다. 그러나 중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친미는 다시 국제 체육관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등하교 길에 체육관 앞을 지나갔습니다, 체육관에서 공소리가 들려오잖아요, 멀리서도 그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그게 잊히지 않아서 돌아갔습니다."

전친미는 중학생 때부터 성인부 선수들과 대전하며 성장했다. 입식선수로 활동하던 중 김대환이 ONE FC경기에 출전할 때 세컨드로 따라갔다가 경기의 형식과 무대의 크기에 매료되었고 고교시절 당한 쇄골 연속골절의 치료가 끝난 것을 계기로 MMA로 전향했다. 지기 싫어하고 진적도 거의 없는 선수였기 때문에 지난번의 패배에 자책도 많이 했고 이번에는 확실한 것을 보여주겠다는 만 20세의 전찬미는 미국시간에 맞춰 아침에 진행되는 일본대회의 특징에 대해 부담이 없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어, 계체하고 두 밤을 자는 거잖아요, 그게 좋죠, 플라이급이면 모르겠지만 스트로급이라 감량 부담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니까, 잘 먹고 푹 쉬면 제가 유리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저희는 아침 세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적인 부담은 없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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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현 vs 고미 타케노리: 마에스트로의 한방, 승부를 결정 짓는다.

원래는 오프닝 매치였으나 헤드라이너가 쇼군에서 오카미 유신으로 교체되면서 코메인의 바로 앞에 배치되었다. 이것이 어떤 의미일까. 오카미 유신은 대단히 훌륭한 선수다. 최고는 비록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웰터급의 김동현은 한 인터뷰에서 오카미 유신이 없었다면 탑 랭커 김동현도 없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성장과정에서 김동현에게 큰 도움을 준 선수인데, 김동현은 "훈련을 거듭하고 거듭할수록 오카미 선수는 강해져 저와의 격차가 좁혀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더군요."라는 말도 덧붙였다.

2013년 9월 오카미는 호나우도 소우자에게 TKO로 지면서 UFC와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소우자는 오래 전부터 미들급의 타이틀 라인에 서 있던 선수로 그에게 패한 사실 자체가 재계약을 가로막을 큰 문제는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오카미는 그 직전 세 경기에서 헥터 롬바드를 포함한 세 명을 연이어 꺾었지만 재계약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것은 존 피치가 격었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테이크다운과 상위포지션 점유로 구성된 승리 공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파 체제의 UFC가 두 선수의 스타일을 배척한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두 선수는 아직 체급 내에서 경쟁력이 충분히 남은 상태였지만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이 고민에 빠졌다.

김동현도 그중 한명이었다. 물론 김동현은 에릭 실바를 그림같은 크로스카운터로 눕혔고 해서웨이에게는 진귀한 백스핀 엘보우를 선물하면서 경기구조의 혁신을 이루어냈다. 오카미는 떠나면서도 김동현에게 교훈을 준 셈이다.

이번 일본대회에 무릎 부상을 당한 쇼군이 출장할 수 없게 되자 . WME/IMG 체제의 UFC가 오카미를 다시 불러들였다. 이 사실은 9월 17일에 보도 되었다. 경기를 불과 6일 정도 앞둔 시점이었다. 오카미는 당시 미들급 경기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준비 시간이 너무 짧고 한 체급 위에서 상대성이 나쁜 선수(오카미는 파워와 스피드 차에 약점을 보인다. 생 프루는 파워에 비해 상당히 빠른 편)와 대전해야하는 조건이지만 오카미는 계약서에 날인을 했다. UFC로의 복귀를 위해서라면 희생은 각오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메인이벤트의 매치 업이 변경되면서 라이트급 김동현과 고미 타카노리의 대전도 메인카드 오프닝에서 코메인의 바로 앞인 4경기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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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는 최근 4연패에 빠져있다 물론 그 상대들 중 쉬운 선수는 없었다. 그러나 4패가 모두 1라운드 피니시 패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고미가 예전의 파이어볼 키드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사실 최근 그의 퇴조는 보기 안타까울 정도다 4연패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 보자

1. 마일스 쥬리전: 고미는 양발을 넓게 벌린 사우스포 스탠스로 싸운다. 강한 펀치를 내기에는 좋지만 기동에는 나쁘다. 그리고 고미의 스텝은 쥬리는 본인보다 신장이 높고 리치가 길다. 따라서 상대와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키포인트였지만, 고미는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공격은 번번이 실패했다. 그리고 주리의 레프트 페인트에 속아 머리를 움직였다가 찍어치는 라이트에 정통으로 맞고 치명상.

2. 조 로존전: 테이크다운 당하고 백을 내준 후 다리 펴지고 파운딩, 로존은 파운딩이 제대로 들어갔다는 확신을 가지고 레프리의 스탑 사인이 없었는데도 스스로 일어나서 세레모니 모드 전개. 황당해 하는 허브 딘에게 고미는 순순히 패배를 인정

3. 짐 밀러전: 스탑 사인이 나온 후 세레모니가 시작되었다는 것 빼고는 위와 동일

4. 존 턱전: 고미는 두 다리를 넓게 벌리고 상체를 앞으로 숙인 채 건들거리는 모션을 취한다. 오소독스 스탠스의 그 자세에서 바디 잽을 시도하던 고미에게 존 턱은 오른쪽 앞차기를 적중시켰다. 사우스포 스탠스로 돌아간 고미가 본인의 특기인 왼손 패스트볼을 시도할 때 존 턱은 다시 오른쪽 앞차기로 카운터 했고 이것이 명치에 꽃히면서 고미의 허리가 접혔다. 그라운드로 도망갔지만 존 턱이 백을 잡고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마무리.

김동현의 타격방어에는 빈틈이 있으며 고미에게는 아직 한방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보면 약간 위험해 보이는 매치업이다. 그러나 김동현에게는 곧 쓰러질 것처럼 흔들리다가도 금방 정신을 차리고 난타전을 이어가는 무시무시한 근성이 있다.

마르코 폴로 레이에스와의 경기에서 김동현은 본인이 어떤 파이터인지 확실히 보여주었다. 조 로건의 입에서 워리어라는 인정과 크레이지라는 단어가 계속해서 튀어나왔을 만큼 목숨을 건 싸움이었다. 김동현은 특유의 무표정으로 보기 드문 혈전을 이어갔고, 로건은 2라운드 종반, "이건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싸움이죠, 완전한 정신력의 대결입니다." 라며 두 선수 모두를 극찬했다. 비록 3라운드에 TKO로 승리를 내주긴 했지만 김동현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본인도 각오해야 한다는 점은 명확해졌다. 이 경기는 그날의 메인 이벤트였고 김동현의 다음 경기, 즉 오'라일리 전을 해설한 브라이언 스탠은 "저는 그 싸움이 올해의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언급을 남겼다. 김동현과 오 라일리 경기의 일주일 후 팀매드의 동료 최두호는 컵 스완슨을 상대로 상식을 넘어서는 불퇴전을 선보였다. 어느 쪽이 올해의 경기인지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올해의 팀은 팀매드였던 것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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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4일, 오라일리는 경기 전 김동현과 정면에서 치고받는 짓은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 그 국면에서는 김동현이 유리하다는 판단이었다. 오라일리는 그래서 김동현과 클린치 게임을 벌이는 모험을 감행했는데, 덕분에 김동현의 그라운드 스킬에 대한 브라이언 스탠의 평가를 들을 기회가 만들어졌다.

스탠은 1라운드 그라운드 상황에서 김동현의 상위포지션을 유지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감탄했고 2라운드, 오른손 파운딩을 기점으로 가드에서 한 다리를 빼 하프가드로 포지션을 이행 시키는 대목에서는 데미안 마이아의 테크닉을 언급하며 김동현도 단지 주짓수가 아닌 MMA.식 포지션 전개에 능숙하다고 설명했다. 2라운드 중반에 오라일리가 철망을 박차고 포지션을 뒤집어 마운트 포지션을 잡았지만 김동현 이내 다시 뒤집었는데 그 때 스탠은 "초크에 정신이 팔려 다리의 훅을 잡는데 소홀했습니다, 그래서 김동현이 쉽게 뒤집어버렸죠, 블랙벨트를 취득한 선수들이 많습니다, 두 선수 모두 블랙벨트죠, 하지만 같은 블랙벨트라고 해도 수준의 차이가 있어요. 오라일리는 최근 들어 블랙벨트를 받았고 김동현은 유도에서 시작해 평생을 그라운드에서 구르고 있는 선수입니다." 라는 멘트를 냈다.

하위의 오라일리가 기무라 그립을 잡았는데도 김동현이 별다른 반응 없이 계속해서 가드패스를 시도할 때는 "어깨의 유연성이 우수한 선수들은 저런 상황에서도 큰 지장 없이 본인이 하던 작업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김동현도 그런 유형의 선수로 보이는 군요,"라고 했는데 스탠의 말처럼 그 직후 김동현은 가드를 패스하면서 기무라 그립도 풀어버렸다. 3라운드에는 김동현이 체력저하 증세를 보이며 주도권을 오라일리에게 내주었다.

그러나 마지막 50여초를 남긴 시점에서 김동현은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고 마운트까지 포지션을 진행시켰는데, 그 대목에서 스탠은 "오우, 김동현의 뷰티풀 트랜지션이었습니다. 이로서 그라운드 공방에서 우세를 점하며 마운트로 올라가는 군요" 라고 했는데, 그중 '오우' 부분에서는 진심으로 감탄했다는 느낌이 전해졌다.

반면 최근 네 경기에서 고미는 제대로 된 펀치 하나를 맞추지 못했다. 공격루트가 극히 단순하고 늘 하던 대로 해온 선수라 패턴을 읽혔기 때문이다.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을지 모른다. 그러나 김동현은 맞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도 너무 없다. 이 경기의 불안 요소는 그 부분인데, 기우에 그치기를 바랄 뿐이며,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 경기는 일방적인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일본 원정에 나설 한국인 파이터 3명의 상대와 예상전망에 대해 알아보았다. 과연 이 세 선수는 경기가 펼쳐질 사이타마 아레나를 사이타마 도서관으로 만드는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을까. 그들의 싸움에 박수를 보낼 때다.

※ 24일 일요일 벨라토르에서는 밴 핸더슨이 파트리키 핏불과 일전을 가진다. 내일 이 시간에는 핸더슨이 과연 핏불을 상대로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핏불과의 경기는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 예측해본다.

사진=WME/IMG
글=이용수 기자
편집=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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