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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UFC와 계약 연장을 하지 않고 종합격투기 2위 단체인 벨라토르로 이적하여 많은 화제를 낳았던 벤 헨더슨(32·미국)이 입을 열었다.

지난 2월 2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벨라토르와 새로 계약했음을 알린 헨더슨은 그동안 이적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로 '스폰서 영업이 가능해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점'을 말해왔다. 하지만 표면적인 이유 외에도 그가 벨라토르를 선택한 이유는 더 있었다. 파이터 유니온(Fighter Union), 즉 선수 노조 설립에 관한 문제였다.

엠파이트와 성승헌 캐스터, 이정수 기자가 진행하는 MMA 토크쇼 '성캐의 MMA 백야드'에서 헨더슨의 근황과 함께 짧지만 그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들을 담은 인터뷰를 공개한다.


■ 경기 스타일을 바꾸진 않을 것···"내 경기 페이스에만 집중"

벨라토르와 계약을 맺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스캇 코커 대표는 그의 데뷔전을 4월 23일 미국 코네티컷 모히건 선 아레나에서 열리는 벨라토르 153 대회로 확정지었다. 상대는 바로 현 웰터급 챔피언인 안드레이 코레시노프(25·러시아), 즉 웰터급 타이틀전으로 열린다.

하지만 헨더슨은 무대가 바뀌었다고 해서 경기 스타일까지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제 경기 페이스에 집중할겁니다. 상대의 반응에 따라서 제가 바뀌진 않아요. 무조건 제 페이스에 따라오도록 만들어야죠. 스탠딩으로 가건, 그라운드로 가건, 코레시노프가 제 전략에 대해 계속 생각을 하도록 경기를 풀어나갈 겁니다. 그게 바로 제 전략이고요."

■ 헨더슨을 지탱하는 건 가족과 신앙심···"노스컷에게도 조언을 해주고 싶었다"

종합격투기 선수로 활동하면서 헨더슨은 다른 파이터들과는 달리 사생활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다. 가족과 종교적인 신념이 바로 건강한 사생활의 원동력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특히 어머니와 아내를 굉장히 사랑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운동 외 남는 시간을 주로 성경 읽는 것에 모두 투자할 만큼 신앙심도 깊다. 올해 1월에 있었던 같은 MMA랩의 팀 동료인 브라이언 바베레나(26·미국)의 경기 때 있었던 일은 이러한 모습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당시 바베레나의 세컨으로 옥타곤에 오른 헨더슨은 그의 승리 직후 케이지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런데 그가 향한 곳은 바베레나가 아닌, 경기에서 패배한 상대방 세이지 노스컷(20·미국)이었다. 당시 노스컷은 UFC가 전폭적으로 밀어주던 무패의 신인 스타였는데, 바베레나에게 보기 좋게 패배해버린 것. 하지만 헨더슨은 고개를 떨군 노스컷에게 다가가 "패배는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걸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더 나은 파이터로 성장하기 위해선 이 패배를 이용해 앞으로 전진해야한다"고 현장에서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넨 바 있다.

헨더슨에게 그 때 상황을 물었다. "옥타곤 안에서 노스컷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줬습니다. 원래는 호텔에서도 만나서 기운을 북돋아주고 싶었는데 그러진 못했어요. 패배는 언제나 힘든 법이니까요. 하지만 노스컷은 강인한 선수고 신앙심도 돈독해요. 종교적으로 도움이 되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아군의 승리에 도취되기 이전에 패배로 낙담할 어린 선수를 위로하는 이런 모습들은 파이터 헨더슨을 넘어 인간 헨더슨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 다니엘 브라이언은 좋은 주짓수 테크닉을 가진 강한 남자

한편 그의 입에서는 또 다른 의외의 인물이 거론됐다. 바로 최근 WWE에서 은퇴한 프로레슬러이자 前 WWE 월드 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브라이언(35·미국)이었다.

"다니엘 브라이언은 제 체육관 MMA랩에서 꽤 오랫동안 수련을 해오고 있었어요"라고 운을 뗀 헨더슨은 그의 주짓수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제 코치인 존 크라우치에게 주짓수 블루벨트를 사사 받았어요. 주짓수 테크닉이 상당히 좋습니다. 힘을 크게 쓰지 않고도 기술을 잘 풀어내죠. 크고 강하며 기술적으로도 훌륭해요"

하지만 다니엘 브라이언을 둘러싼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그와 MMA에 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어요. 물론 MMA 데뷔에 관한 루머들이 몇 가지 있긴 합니다만 사실은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관련 루머들을 부인했다.

■ 나는 이미 선수협회의 주축···"선수들의 권리를 지켜야 한다"


헨더슨이 벨라토르로 향한 표면적인 이유는 바로 금전 문제다. 하지만 그 외에도 몇 가지 핵심적인 부분이 있었다. 바로 파이터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노동조합, 혹은 선수협회 결성에 관한 문제다.

현 UFC의 대표인 데이나 화이트는 뛰어난 사업수완을 가진 경영인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최근 시장독점 및 리복 스폰서십 독점 계약으로 인한 선수들의 권리 침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화이트 대표와 로렌조 퍼티타 UFC 회장은 노조 결성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권익 보호 문제가 점점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헨더슨은 이전부터 선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노조 설립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대표적인 파이터다. 그리고 데이나 화이트와 달리 벨라토르의 스캇 코커 대표는 노조 설립에 관해 굉장히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경영자다. 헨더슨이 이적을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문제를 대하는 벨라토르의 자유로운 분위기다.

"선수노조라고 불러야 할 지, 선수협회라고 불러야 할 지 이름을 아직 정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현재 선수협회 결성을 준비하는 파이터들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입니다. 네이트 쿼리, 쿵 리, 조쉬 톰슨, 존 피치 등 많은 선수들이 협회 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중심에 제가 있습니다."

"이미 저는 선수 협회의 주축입니다. 설립에 굉장히 적극적인 편이죠. 물론 협회 결성에 대해 부정적인 언론도 몇몇 있지만,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 파이터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변한다는 측면에서 큰 힘이 됩니다. 분명 이런 부분에서 제가 도울 수 있는 점이 있을 거예요."

■ 벨라토르와는 여섯 경기 계약···"모든 경기를 압도적으로 끝낼 것"

현재 헨더슨은 벨라토르와 여섯 경기 계약이 되어있다. 그리고 일단은 계약서 상 명시된 경기에 충실할 것을 밝혔다.

"최소한 제 프로 경기는 이번 계약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겁니다. 벨라토르와는 여섯 경기를 계약했는데, 적어도 계약서상의 시합은 모두 뛰고 난 후에 다음을 생각해야죠."

시종일관 진중한 자세로 답변을 해준 헨더슨은 마지막으로 소박하면서도 소박하지 않은 앞으로의 목표를 자신 있게 말했다.

"지금 최우선 목표는 다음 경기에서 무조건 이기는 겁니다. 그 다음 목표는 여섯 경기를 모두 이기는 거고요. 벨라토르에서의 모든 경기를 압도적으로 피니시하고 싶어요."

[구성] 조형규, 반재민 기자
[기사] 조형규 기자
[영상] 박제영, 황채원 PD
[사진] 몬스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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