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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제공


관심을 모은 '세기의 대결'의 승자는 '악마의 테크니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로 결정됐다. 메이웨더가 자신의 마지막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필리핀 폭격기' 매니 파퀴아오(36‧필리핀)를 물리치고 피라미드의 정점에 우뚝 섰다.

메이웨더는 3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WBA‧WBC‧WBO 웰터급(-66.68kg) 통합 타이틀매치'에서 파퀴아오에게 심판전원일치 판정승(118:110, 116:112, 116:112)을 거뒀다. 신체조건이 앞서고 방어 위주의 운영이 뛰어난 메이웨더가 이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이 적중됐다. 메이웨더는 인파이터인 파퀴아오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앞서나갔다.

초반부터 주도권 싸움이 치열했다. 파퀴아오는 메이웨더의 카운터를 경계하면서 압박했고, 아웃복서인 메이웨더는 예상보다 적극적으로 임했다. 파퀴아오의 공격을 정면에서 받아치며 기습적인 공격을 시도했다. 1라운드 2분 30초경과 2라운드 초반 강한 라이트 펀치를 적중시켰다. 리치가 긴 메이웨더의 카운터가 꾸준히 파퀴아오를 위협하는 양상이었다.

반면 파퀴아오는 시간이 흐를수록 공격적으로 임했음에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대부분의 공격이 스텝과 더킹을 활용한 메이웨더의 회피에 막혔고 리치 차이에서 발생하는 불리함도 보였다. 눈에 띄는 강타를 적중시키지 못했다. 특히 메이웨더의 앞손 잽과 오른손 스트레이트에 종종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파퀴아오 역시 월드클래스다웠다. 3라운드부터 메이웨더의 스타일에 적응하더니 4라운드에 역공을 펼쳤다. 초반엔 메이웨더의 라이트 펀치를 허용했으나 이후 한 차례 충격을 입힌 뒤 소나기 펀치를 퍼부었다. 메이웨더는 5라운드 들어 두세 차례 정타를 적중시키며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6라운드는 인파이팅 대 아웃파이팅의 대결이 불을 뿜었다. 초반 메이웨더의 유효공격이 눈에 띄었으나 이후 파퀴아오의 공격이 빛났다. 파퀴아오가 4라운드에 이어 또다시 메이웨더를 몰아친 것.

파퀴아오가 전진스텝으로 메이웨더의 움직임을 잡아가는 듯 하면서도 메이웨더의 위협적인 카운터로 인해 한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파퀴아오는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후반을 노리고 나온 것처럼 보였다. 10라운드까지 누가 우위를 점했다고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다.

11라운드 공이 울리자 메이웨더가 승부를 걸었다. 선제공격을 활용한 초반 공격이 효과적이었고, 후반에도 확실한 포인트를 따냈다. 반면 파퀴아오는 적극적으로 임했음에도 유효한 공격을 보기 어려웠다. 메이웨더는 12라운드에 확실한 아웃복싱으로 포인트 쌓기에 나서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과는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

이로써 메이웨더는 48승째를 기록하며 1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추가, 5개 체급에서 무패의 전적으로 11개의 타이틀을 수집하는 급자탑을 쌓았다. 이번 슈퍼타이틀매치에 걸린 WBC‧WBA 웰터급 통합 타이틀은 자신의 것이었지만 WBO 웰터급은 파퀴아오가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2012년 두 번의 패배를 당하며 주춤했던 파퀴아오는 은퇴 직전 메이웨더에게 또 무너지는 아쉬움을 남겼다. 파퀴아오는 지난 4월 "이 업계에서 계속 활동하긴 어려울 것 같다.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1~2경기 정도 치를 수 있다"며 은퇴를 예고한 바 있다.

메이웨더 역시 "9월 경기가 마지막이다. 나에게 복싱은 이제 일일 뿐이다. 과거처럼 복싱을 즐기지 않는다"며 은퇴가 다가왔음을 밝혔다. 자신이 뱉은 말을 실천한다면 이번 경기가 은퇴무대 직전의 경기인 셈이다.

고준일 기자(junil.ko@gmail.com)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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