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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기다리고, 고~ 기다리던 'UFC 180'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슈퍼 사모아인, 스탠딩 타격의 제왕, 핵펀처, 쿨가이, 헌득이 형 등으로 불리며 늘 큰 인기를 구가 중인 뚱보 파이터. 마크 헌트(40·뉴질랜드)가 56일 만에 옥타곤으로 돌아온다.

UFC 헤비급공식랭킹 4위 헌트는 오는 16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180' 메인이벤트에서 1위 파브리시오 베우둠(37·브라질)과 헤비급 잠정타이틀전을 벌인다.

당초 'UFC 180' 메인이벤트는 ‘TUF 라틴 아메리카’의 코치로 선정된 베우둠과 벨라스케즈의 헤비급타이틀전이었다. 그러나 벨라스케즈가 훈련 중 무릎부상을 입어 대결이 무산됐고, 이에 주최측은 지난 9월 로이 넬슨을 KO시킨 헌트를 대체 선수로 투입시켰다.

헌트는 대회를 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잠정 타이틀전 기회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파이터로서 적지 않은 나이의 헌트는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이 챔피언에 등극할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헌트는 2006년 7월부터 2010년 9월까지 6연패를 기록한 적이 있다. 5차례 서브미션 패, 멜빈 마누프에겐 실신 KO패를 당했다. 모두 1라운드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그에게 기대를 걸던 마니아들도 서서히 떠나갔다.

하지만 그래플링을 보강한 헌트는 언제 그랬냐는 듯 현재는 UFC 헤비급 컨텐더 중 한 명이 됐다.

2011년 2월부터 2013년 3월까지 크리스 턱셔리, 벤 로스웰, 칙 콩고, 스테판 스트루브를 연달아 제압하며 놀라운 광경을 연출했다. 213cm의 UFC 최장신 스트루브는 턱뼈가 부서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승승장구하던 헌트는 2013년 5월 UFC 헤비급 강타자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를 만났다. 헌트는 시종일관 치열한 타격전을 펼쳤지만 뒤돌려차기에 이은 파운딩 펀치에 KO패하고 말았다. 1라운드에서 헌트의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부러진 건 분명 아쉬움으로 남는다.

2013년 12월, 헌트는 한 때 팀원(아메리칸탑팀)이었던 안토니오 실바를 상대했다. 둘은 5라운드 내내 혈투를 벌였으나 결국 승부를 내지 못했다. 세기의 명승부를 치른 두 선수에게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섬을 사주고 싶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경기 후 진행된 약물검사에서 실바의 남성호르몬 수치가 허용수치를 넘은 것이다. 헌트-실바戰은 무효경기로 바뀌었고, 실바는 9개월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헌트는 지난 9월 일본에서 열린 UFC 대회에서 로이 넬슨과 '최강 뚱보 매치(?)'를 벌였다. 경기 전, 누가 승리를 거둘지 예측하기 쉽지 않았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넬슨은 헌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헌트는 경기 내내 넬슨보다 우세한 모습을 보였고, 2라운드 3분경 기습적인 숏어퍼를 꽂아 넣으며 넬슨을 고꾸라뜨렸다.

2001 K-1 월드그랑프리 챔피언 출신의 헌트는 178cm의 헤비급치곤 작은 키로 인파이팅을 펼치는 강펀치의 소유자다.

헌트의 이번 상대인 베우둠은 너무나도 껄끄럽다. 경기운영에 능하며, 상대의 강점을 무력화시키는데 일가견이 있다. 또한 무엇보다 그래플링 능력이 매우 출중하다. 타격 역시 능숙하다.

베우둠은 2003년부터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그래플링 대회 아부다비컴뱃(ADCC)에 출전해 꾸준히 입상했다. 2007·2009년에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1년에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명실상부 UFC 헤비급 최고의 그래플러다.

전문가들은 헌트의 레슬링이 약하고 그라운드 운영이 미숙해 베우둠을 이기는 건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할 때, 기어이 여기까지 도달했다.

세계 격투계는 지금 '마크 헌트'를 주목하고 있다. 그가 일궈낼 또 다른 기적, 벨트를 허리에 두르는 헌트의 모습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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