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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질 건 알고 있었어. 여긴 브라질이거든"


파이터들이 종종 스코어 카드에서 승패를 바꿔버리는 오심의 희생양이 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전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포레스트 그리핀이 2012년 은퇴 전에서 숙적 티토 오티즈와 맞붙어 승리한 사건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핀 본인은 자신이 패했다고 생각하고 경기 종료 직후 케이지 밖으로 뛰쳐나갔으나, 정작 최종 판정에서는 승리해버린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도 두고 두고 회자되는 오심으로 남아있다.

지난 UFC 198에서 그래플링으로 경기를 풀어나간 코리 앤더슨에게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앤더슨은 라운드 내내 그래플링으로 일관하며 공격적으로 들어오는 쇼군을 밀어붙였으나, 1, 2라운드의 마지막 10초마다 큰 타격에 다운을 당하며 위기를 겪었다. 최종 판정은 마우리시오 쇼군의 승리였으나, 막판 다운의 채점과 어그레시브가 어떻게 반영되느냐에 따른 논란이 크게 일었다.

그는 MMA 정키 라디오를 통해 이 판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았다.

"그러니까, 케이지에서 말야, 판정이 내려졌을 때 난 (UFC 링 아나운서) 브루스 버퍼랑 이야기하고 있었어."

"나는 '브루스, 말해줘요. 이게 TV로 나가기 전에 지금 나한테 말해줘요. 나 졌죠? 그죠?' 나는 내가 브라질에서 싸우는 것 치고 심판들의 시선을 빼았을 만큼 충분히 해내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 그는 이렇게 말하더라고. '난 아무 것도 말할 수 없어요.' 내 코치는 '무슨 얘기 하냐? 넌 해냈어. 넌 (승리를) 가져왔다고.. 너가 이 경기를 이겼어.'라고 말했고. 난 '코치, 우린 브라질에 있어요. 우린 이 경기를 이기지 않았어요. 내가 내 손을 올리고 있지 않잖아요. (승리 세레머니를 이야기 함)'라고 했고... 난 속으로 그냥 알고 있었어. 그들이 나한테 (승리를) 주지 않을 거라는 걸 말야. 브라질 놈이 아니니까."

그리고, 결과는 그의 예상대로였다. 쇼군이 스플릿 판정으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는 어쩌면 앤더슨이 낡은 채점 기준에 기대어 편한 승리를 기대했기 때문일 수도 있으며, 어쩌면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지루하게 경기를 운영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29 대 28로 앤더슨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한편, 판정 당시 결과를 묵묵히 받아들였던 그는 리플레이를 보면서 그 평정심을 잃었다고 한다.

"화가 나진 않았어"

"우린 라커룸으로 돌아갔고 열이 뻗쳐서 계속 그 얘기를 하더라고. 난 '어이, 난 내 몸 보전 했고 체육관으로 돌아갈 만큼 충분히 멀쩡해. 돌아가서 다시 계획을 짜보자고. 난 최선을 다했고 우리는 한계를 보인거야. 이건 그렇게 열받아을 만큼 큰 문제가 아니야.'라고 했지. 난 내 핸드폰을 집어 들고 소셜 미디어의 모든 관계자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어(반응을 살폈다는 것으로 보임). 30분 정도 그렇게 읽어봤는데 그때부터 괴로워지기 시작하더라고."

"호텔로 돌아가서 내 경기를 불법 복제 해 놓은 걸 틀어서 봤어. 내가 상처 받고 정말 도둑 맞은 기분이 들었던 건 그 시점이야."
(받아들일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반응과 리플레이를 보니 그게 아니더라는 뜻으로 보임)

이번 패배로 26살의 앤더슨은 작년 지안 빌란테에게 TKO로 패한 이후 이어가던 3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라이트헤비급의 몇 안 되는 젊은 피 중 하나이기도 한 그 역시 205파운드 디비전의 많은 유망주들이 마주했던 문제를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최정상권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에서 번번이 베테랑 파이터들에게 발목을 잡히는 것. 이는 피니시 능력의 부재와 더불어 그의 커리어에 있어 가장 큰 문제로 꼽힌히고 있다.

* 원문 출처 - 블러디 엘보우
* 본 기사는 필자의 의역과 편집을 거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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