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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반재민 기자] UFC에서 이슈 메이커중 한 선수로 꼽히고 있는 존 존스가 또다시 이슈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좋은 이슈가 아닌 최악의 이슈다.

지난달 30일 펼쳐졌던 UFC 214에서 호쾌한 경기력으로 다니엘 코미어를 꺾고 챔피언에 오른 그였지만, '경기 기간 중 약물검사(in-competition test)'에서 금지 약물 양성반응이 나온 것으로 공식 확인되었다.

존 존스의 약물 적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펼쳐졌던 UFC 200 다니엘 코미어와의 타이틀 매치를 앞두고 사전 약물검사에서 클로미펜과 레트로졸이 검출되며 타이틀전을 치러보지도 못하고 출전정지를 당했다. 당시 그는 “오염된 보충제를 먹고 스테로이드 성분이 검출되었다.”라는 주장을 하다 얼마 뒤 “성기능 강화제를 잘못 섭취해 벌어진 일이다.”라고 말을 바꿨다. 이 주장은 네바다주 체육위원회에 받아들여졌고 당초 2년으로 예상되었던 출전정지는 1년으로 경감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검출된 케이스는 앞선 케이스와는 다르다. 앞서 검출되었던 레트로졸은 항아로마타아제(Aromatase Inhibitor) 형태의 약물로 남성호르몬으로부터 여성호르몬의 전환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레트로졸과 함께 검출된 클로미펜은 항에스트로겐제(Anti Estrogen) 형태의 약물로 여성호르몬 생성을 막아 성선자극호르몬인 고나도트로핀(Gonadotropin) 분비를 증가시켜 약물 사용 등으로 감소된 남성호르몬의 정상적인 분비를 위해 사용되는 약물이다. 이 두 약물은 모두 스테로이드제 사용이 끝난 이후 PCT(Post Cycle Therapy) 용도로 사용되는 약물로서 스테로이드 사용에 따른 체내 호르몬의 감소(이전 존스의 코카인 파동 당시 호르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았다)로 인한 도핑의혹을 뿌리치기 위해 사용된다.

도핑 중에 혈액 검사가 이뤄졌다면 혈중 남성호르몬 등의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급증된 상태이겠지만, 주기를 맞추기 위해 미리 도핑을 멈춘 경우 혈액검사를 하면 이처럼 리바운딩에 의해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게 검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부분을 감추기 위해 위에 언급된 약물들을 PCT 용도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 두 물질도 의료허가가 없다면 도핑 물질로 그 사용이 불법이며, 치료제를 잘못 먹었다면 어느 정도 참작은 되었을 것이나 사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그 사용에 대한 부분은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존 존스가 이번에 적발된 케이스는 조금 다르다. 제품명 '튜리나볼’로 알려진 이 약의 정확한 명칭은 ‘클로로디하이드로메틸테스토스테론’으로 '디볼'로 알려진 Dianabol로부터 유래된 물질이다. 이 약물은 단백동화제로 알려져 있으며 벌킹에 주로 사용하는 디볼과 다르게 에스트로겐 증가 효과가 거의 없어 체수분량을 증가시키지 않으며 안드로제닉한 성향이 약해서 여드름이나 여유증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 도핑에 대한 외적인 근거를 보여주지 않으면서 근력 증가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많이 사용되는 성분이다. 튜리나볼은 구조적 특징으로 인해 UFC 같이 특정한 체중 범주에 머무르기를 원하는 운동 선수에게 특별한 체중변화없이 스트렝스 증가를 보여 전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존 존스가 사용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성분은 2016년 도핑검사가 업그레이드 되기 전까지 기존의 도핑검사에서는 검출이 힘든 물질이었고, 러시아나 카자흐스탄과 같은 동구권 국가들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암암리에 사용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6년 러시아 반도핑연구소의 책임자인 그레고리 로첸코프가 새로운 도핑 방법을 만들어내었고, 이 물질을 사용한 메달리스트들은 새로운 도핑방법에 근거해 메달을 박탈당했다. 

그렇다면 만일 스테로이드제의 복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존 존스의 처벌은 어떻게 될까? 미국의 유력언론인 폭스스포츠는 이미 UFC가 존 존스의 타이틀 박탈을 결정하고 다니엘 코미어를 다시 새로운 라이트 헤비급에 올렸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하지만,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은 직접 “사안이 확실하게 드러나기 전 까지는 챔피언 타이틀을 바로 박탈하지는 않을 예정이다.”라고 못박았다. 시간이 지나면 점차 드러나겠지만, 정황상 스테로이드 복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퇴출까지 이르는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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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반도핑협회에 따르면 클로로디하이드로메틸테스토스테론은 1회 적발시 2년 정지, 2회 적발시 4년 정지, 3회 적발시 영구제명의 징계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해 적발 당시에는 성기능 강화제의 부작용이었다는 변명의 여지라도 있었지만, 이번에 적발된 성분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순수한 스테로이드 물질 그 자체다. 타이틀 박탈은 물론이거니와 UFC에서 퇴출될 수 있는 중대한 기로다.

현재 존 존스는 이번 검사 결과에 큰 충격을 받은 상태다. 존 존스의 매니저 맬키 카와는 “다시 테스트를 할 것이다. 검사의 유효성과 타당성을 증명할 것이며 어떤 물질이 포함되어있는지 알아낼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며 존스의 억울함을 주장하고 나섰다. 존 존스의 코치는 강하게 음모론을 주장했다. 어떤 선수가 계체량과 시합 당일 하루 사이에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느냐는 것이며 이것은 모두 존스를 음해하려는 모함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체중조절을 위해 수분을 빼는 과정에서 스테로이드의 반감기가 예상보다 오래걸릴수도 있어 모함이라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이미 코카인 흡입과 뺑소니 교통사고 등 화려한 과거 전적을 가지고 있는 존스로 미루어볼 때 이러한 주장은 격투팬들에 있어 동정표를 얻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약물로 더럽혀진 챔피언이 될 것인가 아니면 충분한 소명으로 이 모든 것이 누명이었다는 것을 증명해낼 것인가. 존 존스의 진실은 무엇일까? 앞으로의 결과에 따라 존 존스의 운명이 갈릴 것이다.


사진=ZUFFA LLC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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