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짐=영상 박제영/황채원/정민수 PD·글 조형규 기자] 국내 종합격투기와 UFC 파이터의 선구자 ‘스턴건’ 김동현(35, 부산 팀매드/㈜성안세이브)이 통산 14승 도전을 위해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결전의 땅 싱가포르로 떠났다.

김동현은 국내 최초로 UFC에 진출한 파이터라는 선구자 격 존재다. 하지만 단순한 개척자의 위치를 넘어 이제는 아시아 선수 역사상 최다승인 14승에 도전하는 길목에 서 있다.

UFC 아시아 파이터 중 최다승 기록은 김동현과 전 미들급 파이터 오카미 유신이 공동으로 기록한 13승. 여기서 김동현은 오는 17일 싱가포르 칼랑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11에서 신기록 작성을 노린다. 1승만 추가하면 동양인 최초 14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대한민국 UFC 파이터들의 선구자이자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다승을 노리는 그를 최고의 파이터로 만든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 부분에서 많은 격투 팬들은 김동현의 필승 병기로 강력한 그래플링과 상위에서 점유율을 굳히는 포지셔닝을 첫손에 꼽는다. 

김동현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오는 17일 UFC 파이트 나이트 111에서 맞붙는 상대인 코비 콜빙턴은 NCAA 디비전1 출신의 강력한 레슬러. 하지만 김동현은 “그런 콜빙턴을 레슬링으로 이기고 싶다”며 자신의 그래플링 능력을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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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 ‘더 마스터’ 두 번째 편은 바로 ‘그라운드 매미지옥’, 김동현식 그래플링의 시작점이자 큰 핵심이 되는 싱글렉 테이크다운을 준비했다. 특히 김동현의 싱글레그 테이크다운은 레슬링이나 유도가 아닌 종합격투기에 완벽하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 상대와 상황에 따라 크게 네 가지의 연결기술이 존재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응용하기에 좋은 테크닉들로 가득하다.

김동현이 공개하는 네 가지 싱글렉 테이크다운 기술을 통해 MMA 수련자들에게 유익한 그래플링 가이드가 되길 희망한다.

■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MMA식 싱글렉 테이크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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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MA에서의 테이크다운은 레슬링이나 유도와는 다르다

먼저 양성훈 감독은 김동현의 테이크다운을 가리켜 “정석적인 레슬러나 전통적인 유도 선수의 느낌보다는 자신만의 테이크다운 기술이 있다”고 표현했다. 김동현은 여기에 대해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고 살아남기 위해 이를 연구하다 보니 변칙적인 기술이 많이 나왔다. 그리고 일단 내가 힘이 센 편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의 힘을 이용하거나 중심을 빼앗는 형태로 기술을 사용하다 보니 상대가 오히려 어이없이 툭 넘어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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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장 기본이 되는 싱글렉 테이크다운

▲대치 상황에서 앞발이 먼저 나가며 자세를 낮추고 손을 뻗은 후 ▲상대의 앞쪽 다리오금을 잡아 자신의 다리 사이에 끼운 뒤 허벅지가 가슴을 향하도록 당겨 올리고 ▲다리를 잡고 몸을 아래로 죽이며 상대의 중심이 없는 쪽으로 돌아 넘어뜨린다. 가장 기본이 되는 싱글렉 테이크다운의 프로세스다. 이 부분에서 김동현은 상대의 앞발이 오른 다리로 바뀌어도 자신의 발을 바꾸지 않고, 머리도 그대로 같이 따라 들어간다. 특히 상대가 주먹을 먼저 내어 중심이 앞다리에 실리고 뒤로 도망을 가지 못하는 타이밍에 들어가 주면 굉장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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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레슬링은 가슴이 먼저, MMA는 손이 먼저

일반적으로 레슬링에서는 자신의 가슴을 먼저 상대에게 붙인다. 하지만 김동현의 경우에는 손이 먼저 가고 가슴을 붙인다. 왜냐하면, 테이크다운을 위해 접근하는 사이 상대가 알아채고 빠르게 발을 뺄 수 있기 때문. 따라서 상대가 발을 빼지 못하도록 손으로 상대의 다리를 먼저 붙잡은 후에 몸을 붙여주는 것이 좋다. 이 부분을 설명하며 김동현은 “(가슴이나 손 둘 중 어느 것이 먼저 붙느냐는) 그 부분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레슬링은 상대를 잡고 붙은 상태에서 싸우기 때문에 그게 가능하다. 하지만 MMA는 다르다. 특히 실전은 스파링보다 대치 거리가 훨씬 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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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손이 먼저 가는 또 다른 이유, ‘항상 상대의 카운터를 대비하라’

하지만 김동현은 이러한 이유 외에도 손이 먼저 나가는 더 큰 이유를 강조했다. 바로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면서 안면으로 날아올 수 있는 상대의 카운터 공격을 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동현은 “항상 태클을 들어갈 때 상대를 잡는 것보다 그 순간 어떤 카운터를 당할지를 생각한다. (태클 순간) 니킥이 들어오는 선수들이 있는데, 상대의 니킥 움직임을 감지하면서 (손이 먼저 가면) 그에 대한 방어가 가능하다”며 설명했다. 가슴이 먼저 붙으면 카운터에 대한 대처가 늦어지지만, 손이 먼저 들어가면 상대의 공격을 뿌리부터 차단하며 사전에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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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립은 레슬링 스타일로

상대의 다리를 잡는 순간에서 그립의 중요성 또한 빠질 수 없다. 김동현은 이 부분에서 “그립은 (레슬링 스타일로) 자신의 손으로 서로 맞잡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주짓수 스타일로 잡을 경우 본인의 손을 맞잡아 상대의 다리를 결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가 밀어낼 시 버티기가 어렵다. 따라서 그립을 잡을 때 양손의 위치나 방향은 상관없지만, 그립은 손끼리 맞잡고 상대의 오금 뒤에 붙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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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가장 기본적인 싱글렉 테이크다운의 목표는 상대를 교란시키는 것

다만 김동현이 설명한 가장 기본적인 싱글렉 테이크다운의 목적은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다. 그는 “(지금 설명한 첫 번째 테이크다운 기술은) 어디까지나 본 기술을 걸기 위한 셋업 동작에 불과하다. 이 기술의 가장 큰 목적은 상대의 중심을 빼앗고 신경을 못 쓰게 하는 데 있다. 유도에서도 업어치기를 하기 위해 발을 살짝 건드려주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제 가장 기본적인 싱글렉 테이크다운의 프로세스가 완성됐다. 하지만 이 테이크다운은 어디까지나 상대를 교란시키며 주전장을 그라운드로 끌고 가기 위한 일종의 셋업 동작에 불과하다. 이후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는 두 번째 싱글렉 테이크다운 기술도 이어서 소개한다.


■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두 번째 싱글렉 테이크다운 기술


가장 기본적인 싱글렉 테이크다운으로 상대를 쓰러뜨리거나 혹은 교란시켜 셋업을 완료했다면 이제 본격적인 기술로 들어갈 차례다. 두 번째 테크닉은 바로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싱글렉 테이크다운.

김동현은 스스로도 다른 파이터들에 비해 힘이 센 편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완력이 강한 상대를 넘어뜨리기 위해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변칙적인 테크닉을 착실히 몸에 익혀왔다. 이 기술에는 바로 김동현의 그러한 고민과 노하우가 모두 담겨있다. 기술을 설명하던 김동현은 "하루에 만 번, 적어도 천 번 이상 한다면 저보다 더 빨리 할 수 있습니다"라며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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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동현의 두 번째 싱글렉 테이크다운 프로세스...상대의 힘을 역이용할 것

1부에서 배운 가장 기본적인 싱글렉 테이크다운을 상대가 방어할 시 자연스럽게 두 번째 기술로 넘어간다. 보통 싱글렉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면 MMA에서는 상대가 몸을 붙인 상태에서 밀쳐낸다. 이때 그러한 상대를 끝까지 넘어뜨리기 보다는 상대가 미는 힘을 역이용하는 것이 포인트. 상대가 힘을 주며 밀쳐낸다는 것은 즉 무게중심이 머리에 쏠려있고, 싱글렉 테이크다운을 위해 잡고 있는 다리는 비교적 가벼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테이크다운 진행 방향으로 밀어서 넘어뜨리기보다는 상대의 다리를 잡아 들어올리면 테이크다운 작업을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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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대의 다리를 들어올리려면? 내 뒷다리를 먼저 빼라

이때 상대의 한쪽 다리는 기술을 시도하는 사람의 다리 사이에 위치해있을 것이다. 여기서 재빠르게 자신의 뒷다리를 뒤로 빼면서 같은 방향 손으로 상대의 발목을 잡고 그대로 다리를 위로 들어올린다. 그리고 그대로 상대의 다리 아래로 들어가면 셋팅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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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대의 오금에 어퍼를 넣는 느낌으로

이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바깥쪽 팔의 동작이다. 상대의 다리를 잡고 있는 바깥쪽 팔의 팔꿈치 관절을 이용해 마치 어퍼컷으로 오금을 치듯 올려주는 것이 좋다. 바깥쪽 팔로 쳐올린 후 재빠르게 안쪽 팔을 넣는데, 여기서 안쪽 팔을 넣을 때는 상대의 다리를 한 번에 어깨까지 보낸다는 조급함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바깥쪽 팔로 쳐올린 후 재빠르게 안쪽 팔도 상대의 다리 아래로 넣어 그대로 올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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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리를 들어올리려면 내 중심을 먼저 낮춰라

상대의 다리 아래로 안쪽 팔을 넣어준 후에는 힘으로 상대를 들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자세를 낮춰 상대의 아래로 들어가야 한다. 무릎을 살짝 구부려 몸을 낮추면 상대의 다리 아래로 진입하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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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상대의 발을 내 어깨로 가져오면 상황 종료

그렇게 팔 관절 위에 있는 상대의 다리를 자신의 어깨 위로 올리며 일어서면 다음 동작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그 상태에서 상대를 밀어서 넘겨도 좋고, 잡은 상대의 다리를 무릎까지 편 상태에서 니바 형식으로 잡고 중심이 없는 방향으로 돌면서 넘어뜨려 테이크다운 시킨다.


■ 레슬러들의 통상적 방어법의 빈틈을 공략하는 세 번째 싱글렉 테이크다운 기술


바로 앞선 두 가지 기술로도 상대가 쓰러지지 않을 경우, 또 다른 방법으로 상대를 넘길 수 있는 세 번째 싱글렉 테이크다운 기술이 있다. 레슬러들의 통상적인 싱글렉 테이크다운 방어 프로세스에서 빈틈을 찾아 끝까지 상대를 넘어뜨릴 수 있는 테크닉이다. 이 기술을 설명하던 김동현은 “사실 여기까지 올 일이 별로 없다. 대부분이 1번, 2번 기술 안에 다 넘어간다”며 크게 웃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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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레슬러들의 방어를 뚫는 싱글렉 테이크다운
 
앞서 소개한 두 개의 싱글렉 테이크다운에서도 넘어지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 특히 레슬러들은 상대가 싱글렉 테이크다운 시도를 위해 다리사이로 발을 낚아채려고 하면 바로 발목을 바깥 쪽으로 빼면서 방어를 한다. 자신의 다리가 상대의 다리 사이에 있는 것을 쉽게 허용하지 않고, 바깥쪽으로 빼냄과 동시에 밀쳐내며 강하게 저항한다. 김동현의 세 번째 싱글렉 테이크다운 기술 핵심은 바로 이 상황에서도 허점을 찾아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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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대가 다리를 뺀다면? 친절하게 더 바깥으로 모셔다주는 센스를
 
상대가 다리를 빼내려고 할 때 손을 넣어 허벅지를 감싸 안는다. 그 후 다리를 바깥쪽으로 빼냄과 동시에 상대의 비어있는 공간 안쪽으로 최대한 들어간다. 들어갈 때는 다리와 같이 동시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상대가 내 다리 사이에 끼어있는 자신의 발을 바깥쪽으로 빼내려고 하는 순간도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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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반대편 손도 열심히 장단을 맞춰줄 것
 
물론 이 과정에서 상대의 디딤발보다 깊게 들어가거나 최대한 깊숙히 몸을 넣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은 상대방 또한 이를 알아차리고 발이 먼저 빠지면서 중심을 잡는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바로 반대편 손의 활용. 허벅지를 잡고 있는 자신의 손은 상대의 오금을 바깥쪽 옆구리로 틀어 당겨주면서 동시에 다른 한 손으로 상대의 중심축이 되는 뒷발 깊숙이 감아 넣어 넘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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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앵글에서 본다면 이런 모습이 된다. 이때 자신의 바깥쪽 발을 최대한 깊숙이 넣고 앞으로 내딛어주면 더욱 좋다.


■ 모든 방어에 막히거나 상대방이 타격시 카운터로 쓸 수 있는 네 번째 싱글렉 테이크다운 기술



하지만 김동현도 배명호와 겨룰 때는 애를 많이 먹었다. 그는 “방어가 정말 좋았다. (배명호의 다리를) 세게 당겨도, 빼도, 바깥으로 걸어도 잘 도망갔다. 어떻게 할까 싶었는데 이 방법으로 결국 넘겼다”고 설명하며 마지막 네 번째 싱글렉 테이크다운 테크닉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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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기고, 들어올리고, 바깥으로 빼도 버틴다면 디딤발을 노릴 것


앞서 소개한 세 가지 싱글렉 테이크다운은 상대의 한쪽 다리를 잡고 이를 당기거나 틀어 공략하는 테크닉이다. 하지만 이를 모두 모두 방어해낼 경우, 포커스는 상대가 중심을 잡고 있는 디딤발로 넘어간다. 바깥쪽 발로 상대가 중심을 잡고 있는 다리의 발목을 걸고 그대로 당기면서 밀어 넘어뜨린다. 상대의 방어가 좋을 경우 디딤발을 흔들어 중심을 무너뜨리는 테크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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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얼굴과 발끝이 만나는 느낌으로


하지만 이 과정에서 범하기 쉬운 실수가 있다. 디딤발을 걸기 위해 자신의 바깥쪽 다리를 상대에게 넣다가 오히려 더 바깥으로 빠져 넘어지는 경우가 바로 그것. 따라서 상대의 디딤발에 자신의 발을 걸 때, 자신의 발 끝이 얼굴과 만난다는 느낌으로 상체를 밀며 들어가면 좋다. 정작 기술을 건 본인이 나동그라지며 상대에게 공격기회를 헌납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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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탠딩 대치 상황에서 카운터로 사용하면 효율이 두배


자세를 낮추고 상대의 다리를 건 뒤 그대로 밀고 들어가는 테크닉이기 때문에 종합격투기에서는 더 효율적이다. 스탠딩 대치 상황에서 카운터로 사용하기가 용이하기 때문. 특히 상대가 잽이나 라이트를 날리는 타이밍에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들어가서 다리를 잡은 후 그대로 밀면서 들어가면 된다. 강력한 레슬링 방어에 막혔을 때 사용해도 되지만, 타격전 양상에서 상대가 펀치를 내는 타이밍에 카운터로 쓰면 효율이 더 좋다.


김동현은 과거 UFC 114와 UFC 125에서 만난 아미르 사돌라, 네이트 디아즈에게 이 테크닉을 활용해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특히 네이트 디아즈와의 경기를 회상하며 김동현은 “디아즈가 맥그리거와 싸워 100억을 벌었다”는 양성훈 감독의 말에 “맥그리거, 타격으로만 싸우겠다. 그러니 제발 나와 싸워달라. 나도 부자 되고 싶다”며 촬영장을 한바탕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아시아 파이터 사상 최다승인 14승을 노리는 김동현의 경기가 어느덧 꼬박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레슬러 출신인 콜비 코빙턴과의 대결에서도 김동현의 매미지옥 그래플링이 어김없이 빛을 발할 수 있을까. 결과는 17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11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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