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짐] 올스타 브레이크의 시작을 알리는 홈런 더비가 신시내티 ‘헤라클레스’ 프레이저 손에 넘어갔고, 올스타전 MVP의 영광은 2년 연속으로 트라웃이 차지했다. 한국선수가 한 명도 참가하지 못한 퓨처스 리그는 남의 잔치로 끝났고, 후반기를 레이스를 위한 꿀맛 같은 휴식이 선수들에게 주어질 전망이다. 피츠버그의 4번 타자 강정호가 언젠가는 올스타전 4번 자리를 꿰찰 날을 기대하며 전반기 결산 하편을 시작해본다.

 

6. 의혹에 휩싸인 세인트루이스, 강팀의 비결은 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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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충격적인 소식이 미 야구계를 덮쳤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명문 세인트루이스가 FBI와 미연방경찰에게 해킹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사건의 골자는 이러하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한 세인트루이스가 선수 개인 정보 및 트레이드 관련 문서, 스카우팅 리포트 등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 수사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FBI의 중간보고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의 몇몇 직원들이 자택에서 이와 같은 소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고, 한때 세인트루이스에 몸 담았던 현 휴스턴 단장 제프 루나우를 음해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카디널스 구단 측에서는 발 빠른 행동을 보이며 스카우트 담당자를 해고시키는 등 사건 무마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MLB 측에서도 수사에 대한 명확한 규명을 표명했고,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약물 파동 이후 잠잠하던 미 야구계에 해킹이라는 새로운 화두가 던져졌다.
세인트루이스는 현재 리그 전체 승률 1위를 달리며 전반기를 마무리 한 상태이다.

 

7. 8경기 연속 두자릿수 삼진 대기록, 크리스 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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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서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즈(1999년)만이 갖고 있던 유일무일한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 기록이 또 한 명의 쓰리쿼터 투수에 의해 유일무이로 바뀌었다. 화이트 삭스의 삼진 머신 크리스 세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다음 선발 출장이었던 7일 토론토전에서 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새로운 마일드 스톤을 기록하는데 실패했지만, 세일의 가치는 거기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2012년 첫 풀타임 선발을 소화한 세일은 엄청난 탈삼진을 기록하며 올 시즌 랜디 존스 이후 명맥이 끊긴 첫 300K 투수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157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AL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9이닝 당 삼진 비율이 무려 11.84에 달하고 있으며 리그 최고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세일보다 많은 수의 삼진을 기록한 투수는 슈어져와 커쇼 밖에 없다. 두 선수 모두 2억 달러가 넘는 고액 연봉자들이다. 반면 세일의 연봉은 7년간 5600만 달러로 앞선 두 선수의 2년치 연봉보다 작다.)

최근 3년간 탈삼진 순위 (-이닝)
1위 슈어져(WAS) SO 642개 – IP 566.2
2위 커쇼(LAD) SO 631개 – IP 557.1
3위 세일(CWS) SO 591개 – IP 507.2
4위 ′킹′ 에르난데스(SEA) SO 576 – IP 557.2
5위 ′사이영′ 클루버(CLE) SO 559 – IP 516.1

이닝 부분과 함께 살펴보면 그의 가치는 더 크다. 세일보다 50이닝 이상 더 던진 슈어저와 커쇼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삼진 부문 1위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상위권 팀 소속이었던 두 투수에 비해 화이트삭스의 부진과 함께 시즌을 시작한 세일은 그야말로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아메리칸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한 세일. 혹사에 대한 우려와 위험한 투구폼(인버티드 W)에서 나오는 불안요소를 어떻게 이겨낼지 기대된다.

2015시즌 크리스 세일의 전반기 성적
8승 4패/ GS 17/ IP 119.1/ K/9 11.84/ SO 157/ BABIP .291/ ERA 2.72/ WAR 4.1

 

8. ′배트맨′ A.J버넷의 뜨거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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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피츠버그 중계를 보면 팀의 에이스인 콜이 유독 한 선수 근처에서 하룻강아지 마냥 얌전히 붙어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자유분방하며 와일드한 콜의 성격을 기대한 팬이라면 놀랄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팀의 에이스를 완벽하게 길들인 남자 A.J 버넷이 올 시즌을 끝으로 팬들을 떠나게 된다.

한국 나이로 39살인 버넷은 연봉의 많은 부분을 양보하며 피츠버그로 돌아왔다.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 될지도 모를 월드 시리즈 우승을 위해 젊고 활력 넘치는 해적단에 합류한 것이다. 현재까지 그는 놀라운 피칭을 선보이고 있으며, 올스타에까지 선정되는 감격을 누리고 있다.

사이영상에 도전 중인 게릿 콜을 제외하면 시즌 초반 선발진에서 안정감을 보여준 투수는 전무했다.(모튼은 부상, 릴리아노와 로크는 징검다리 왔다갔다 하며 불안한 로테이션을 가져갔다.). 그 와중에 버넷의 버닝은 피츠버그가 지금 선두 경쟁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투수 WAR에서 2.8을 기록하고 있는 버넷은 게릿 콜보다 높은 수치이자 킹 펠릭스, 쿠에토보다도 상위에 있다.

버넷의 구위는 08시즌 231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아메리칸 리그 삼진왕에 올랐던 당시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있다. 하지만 더 적은 홈런(HR/9 0.30)과 볼넷(BB/9 2.49)으로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 구속과 구위에 대한 욕심을 버린 대신 제구와 로케이션 중심의 승부를 가져가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버닝에 성공한 것이다.

피츠버그 구단에서도 이런 버넷의 은퇴가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은퇴를 번복할 확률은 높지 않다. 신념을 중요시하는 버넷의 성향상 그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 버넷이 피츠버그의 젊은 투수들에게 끼친 영향은 어마어마해 보인다.(게릿 콜의 반등과 버넷의 존재는 어느 정도 연결고리가 있는 듯하다.)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이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의 올해 연봉인 $850만 달러는 아깝지 않은 금액이다. 우여곡절 많았던 ‘배트맨’ A.J 버넷의 멋진 퇴장이 오늘따라 더욱 빛나 보인다.

젊은 A.J 버넷과 노련한 A.J 버넷
2008년 :
18W 10L/ ERA 4.07/ IP 221.1/ SO 231/ WHIP 1.34/ HR 19
2015년 : 7W 3L/ ERA 2.11/ IP 119.1/ SO 100/ WHIP 1.22/ HR 4 – 전반기 성적

 

9. 실패한 샌디에고 파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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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써본 사람이 잘 쓴다는 말이 있다. 샌디에고가 딱 그 부분에 속한다. 이번 오프시즌 팬들의 목덜미를 잡게 하는 트레이드로 즉시 전력감 선수들을 긁어모았고, FA로 제임스 쉴즈를 데려왔다(쉴즈는 돈값을 그나마 하고 있다.). 하지만 순위는 NL 서부지구 4위에 머물러 있으며 승률은 5할에서 한참 모자른 .456를 기록 중이다. 선두 다저스와는 10게임 차 2위 자이언츠와도 5경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취침모드인 타선을 꼽을 수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캠프의 활약에 속아 프레이밍과 타격에 재능 있는 포수 그랜달을 바꿔 버렸고(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프리드먼을 욕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 윌 마이어스와 저스틴 업튼까지 데려와 단숨에 클린업을 두둑하게 채웠다. 오클랜드의 데릭 노리스와 보스턴의 미들스브룩까지 영입하며 심해 탈출을 노렸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업튼과 노리스가 나름 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캠프는 역대급의 부진을 거듭하고 있고, 기량의 꽃을 피울거라 생각했던 마이어스는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부상자 명단으로 떠나는 슬픈 이별 장면을 연출했다. 샌디에고의 전체 타자 WAR은 5.2다. 하퍼의 WAR이 5.7인 것을 감안하면 한 명보다 기여도가 낮다는 이야기가 된다. 득점, 타점, 홈런 모든 부문에서 리빌딩급 팀들과 함께 형님 동생하고 있다.

마운드의 사정도 크게 그다지 다르지 않다. 자신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시원한 홈런포를 상대팀들에게 많이 허용하며 팬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제임스 쉴즈와 타이슨 로스가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지만 기대를 모았던 캐시너와 이안 케네디의 등판날은 상대방 타자들에게 휴식 일로 여겨 지고 있다.

샌디에고 WORST(→맞바꾼 선수)
멧 캠프 : G 89/ AVG .250/ OBP .291/ SLG .382/ HR 8/ WAR –0.6
그랜달 : G 69/ AVG .282/ OBP .401/ SLG .526/ HR 14/ WAR 2.7
마이어스 : G 35/ AVG .277/ OBP .327/ SLG .459/ HR 5/ WAR 0.1
조 로스 : GS 3/ 2승 1패/ IP 20.1/ K/9 10.18/ ERA 2.66/ WAR 1.0


후반기 반전에 성공 할 수 있을까? 그 중심엔 캠프의 부활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타선의 분위기를 주도할 슬러거의 존재는 경기의 승패를 뒤흔들 수 있다. 후반기 샌디에고발 핵폭풍이 몰아칠수 있을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순위
1위 LA다저스 51승 39패
2위 샌프란시스코 46승 43패
3위 애리조나 42승 45패
4위 샌디에고 41승 49패
5위 콜로라도 39승 49패

 


10. 류현진 눈물, 추신수 울상 그리고 강정호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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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의 ′코리안 특급′ 류현진(29)이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하게 되었다. 5월 22일 왼쪽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은 그는 내년 복귀를 목표로 재활 프로그램에 돌입한다. 류현진의 부상은 다저스 구단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커쇼와 그레인키가 건재하고 이번 시즌 팀에 합류한 앤더슨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4, 5선발로 뛰고 있는 프리아스와 볼싱어가 시간이 갈수록 불안함을 드러내고 있다. 로테이션의 허리를 잘 잡아주고 있던 빅게임 피처 류현진의 이탈이 아쉬운 대목이다.

추신수(34)의 사정도 그다지 밝지 않다. 이번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이전과 완전히 다른 유형의 타자로 변화했다. 전반기 11홈런을 몰아치며 여전한 힘을 과시했지만 장기였던 볼넷 비율이 9.2%로 떨어졌고(최근 5년간 한 자릿수로 BB%가 떨어진 적은 처음이다.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던 신시내티 시절의 BB%는 15.7%에 육박했다.), 타율도 바닥을 치고 있다.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WAR에서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후반기 반전의 포인트는 출루율에 대한 고찰이 아닐까 싶다.

사정이 가장 좋은 쪽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피츠버그에서 들려왔다. 바로 KBO 최초의 메이저리그 직행 타자 강정호(29)의 활약 소식이 그것이었다. 500만 2015달러에 미국행을 결정한 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고, 현재 팀의 4번 타자 역할까지 수행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우려를 낳았던 수비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며 피츠버그 팬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PNC 파크에서 KING이라 불리는 사나이답게 팬들의 관심을 독차지 하고 있다.

장타에 대한 문제가 아직 남아있지만, 아직 적응 중에 있다는 점과 그 적응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꿈이 크면 이루어진다던 말이 있듯이 내친김에 올해 월드 시리즈에 서는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되길 기대해본다.

코리안리거들의 2015시즌 성적
강정호 G 72/ HR 4/ RBI 29/ AVG .268/ OBP .348/ SLG .384/ WAR 1.4/ ISO .116
추신수 G 80/ HR 11/ RBI 38/ AVG .221/ OBP .305/ SLG .384/ WAR –0.4/ ISO .163
류현진 부상

사진 : 순스포츠 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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