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13 05:50
열 아홉의 소녀 홍예은이 그토록 꿈에 그리던 무대 LPGA에서 뛴다.
홍예은은 13일(한국시간) (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도던의 하이랜드 오크스GC 하이랜드 마시우드 코스(파72·6,685야드)에서 펼쳐진 2021 LPGA Q-스쿨 시리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네 개와 보기 세 개로 한타를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로 말레이시아의 켈리 탄과 함께 공동 12위에 올랐다.
이로써 홍예은은 2022년 LPGA 진출권을 획득했으며, 상위 20인에게만 주어지는 풀시드 출전권도 획득해 2022년부터 모든 LPGA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홍예은의 아버지는 8-90년대 국내 골프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왔던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골퍼 홍태식씨, 그가 직접 클럽백을 들쳐메면서 키운 선수가 바로 딸인 홍예은이다. 2002년생으로 올해 나이 열 아홉에 불과하지만, 다른 선수보다 이른 17살에 프로 진출을 선언하며 자신의 진로를 빠르게 정했다.
이후 시메트라 투어와 JLPGA, KLPGA 등 다양한 대회에 출전해 경험을 쌓았지만, LPGA의 문턱에서 한발이 모자르며 큰 무대로의 진출이 계속해서 미뤄졌다. 그때마다 홍예은의 가족은 눈물을 삼키며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올 시즌에도 우승의 기회를 여러번 놓치며 Q-스쿨 시리즈에 통과해야만 LPGA 진출권을 딸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홍예은은 어린 나이임에도 침착하고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8라운드 긴 레이스를 무사히 소화해냈다. LPGA 진출이 확정된 순간 홍예은은 아버지와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꿈을 이룬 순간을 자축했다.
홍예은은 모든 라운드를 마무리한 후 몬스터짐과 가진 인터뷰에서 해맑은 표정으로 자신의 소감을 이야기했다. 홍예은은 LPGA 진출 소감에 대해 "항상 목표했던 LPGA 대회를 뛴다는 것만으로도 기회이자 영광이고, 어떤 골프장에서 경기를 하고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 라운드 소감에 대해 "마지막날임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 노력했고, 기회를 만들어서 좋고 기대가 많이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홍예은의 Q스쿨에서도 고비는 있었다. 고비에 대해 "4라운드는 무난히 소화를 했지만, 5라운드 오버파를 기록하면서 위기를 느꼈다. 주변에서 위로를 해주고 많이 응원을 해줘서 잘 버틸 수 있었다. 8라운드이다보니 장기전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되, 체력도 보존하고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하려고 했는데 그것이 잘 먹힌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그의 무대는 LPGA다. 무대가 커진만큼 목표도 커졌다. 그는 LPGA 목표에 대해 "신인왕도 타고 싶고, 꾸준히 1년 내내 플레이하면서 순위를 많이 끌어올리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런 홍예은에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바로 아버지다. 이번 Q-스쿨에서도 아버지는 홍예은에 찰떡같이 붙어다니며 가르쳤고, 딸은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며 멋지게 LPGA 티켓을 따냈다. 아버지의 딸 사랑을 잘 알고 있다고 이야기한 홍예은은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홍예은은 "항상 가장 옆에서 응원도 해주고,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고 위기일 때마다 굳건히 잡아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더 잘할테니 계속 옆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라고 이야기하며 아버지에게 영광을 돌렸다.
어린 홍예은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후원을 아끼지 않은 CJ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홍예은은 "이렇게 좋은 여건에서 다닐 수 있는 선수가 없는데 후원사인 CJ가 함께 해줘서 성장할 수 있었고, 다른 선수들보다 편하게 투어 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항상 감사드리고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감사했다.
LPGA를 향한 홍예은의 각오는 어떨까? "LPGA는 놀러가는 곳이 아니다. 좋은 성적을 끌어올려 많은 사람들에게 보답을 하고, 커리어를 쌓고자 가는 무대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서 남들에게 인정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하는 홍예은에게서 LPGA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연 LPGA에 입성한 홍예은에겐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2022년의 LPGA 루키 홍예은이 주목받는 이유다.
사진=미국 앨라배마 홍순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