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주사위를 던졌다. '최후의 리얼블루' 염기훈이 수원 삼성의 승격을 책임져야만 하는 감독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수원 삼성은 K리그1 재진입의 사명을 염기훈 감독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2년으로 정해졌다.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신임 감독의 조건으로 패배감 극복과 새로운 목표 제시 및 수행, 혼선없는 선수단 개혁 추진, 주요 핵심선수들의 이탈 방지, 구단의 장기적 발전 계획 수행 등으로 정하고, 복수의 감독 후보를 면밀히 검토했다.

이에 창단 후 최대 위기 상황을 조속히 타개하고 선수단을 응집시켜 다시금 K리그1으로 복귀시킬 적임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선수단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해결할 의지와 능력을 갖춘 염 감독이 당면 문제 해결과 팀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것이 구단의 설명이다.


구단의 설명 이외에도 염기훈 감독 역시 자신이 감독대행을 하면서 결과적으로 구단을 강등으로 이끌었다는 미안함과 함께 자신이 강등시킨 수원을 정식으로 맡아 승격으로 이끌고자 하는 의지도 보였다는 것이 축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수원 삼성은 지난 시즌 후반기에 보여준 좋은 성적과 함께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리더십을 가진 염기훈을 차기 감독으로 일찌감치 선정하고 지난 연말 선임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관계자들은 덧붙여 이야기했다.


염기훈 감독은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선임의 전권을 갖고 새로운 사단을 구축하고, 선수단 재구성 등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감독 선임을 시작으로 강도높은 개혁안을 수립하여 팀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수원 구단은 밝혔다.

다만 기대의 시선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구단 역사상 레전드 선수 출신이 감독으로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점, 또한 지도자 경험이라고는 선수 겸 코치가 전부였던 점, 그와 함께 거론되었던 감독 후보군과 비교해 감독으로서 나은 점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염기훈 감독의 리그 운영에 있어 큰 장애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선수 시절 수원의 레전드로 남은 그에게 응원을 보내준 서포터들 역시 수원의 마지막 레전드를 잃을 각오를 갖고 있다. 더욱 엄격한 기준을 갖고 그의 감독직 수행을 바라보겠다는 입장이다. 자칫 시즌 초반 승점을 쌓지 못하고 승격을 하지 못한다면 선수시절 쌓은 좋은 이미지마저 쓸려내려갈 공산이 크다.

또한 구단 수뇌부진이 바뀌었고 본사의 관심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염기훈 감독 카드마저 실패로 돌아가게 될 경우 어떤 후폭풍이 기다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염기훈 감독의 부담감이 그 누구보다 큰 이유다.

인터뷰에서도 그의 비장함과 부담감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4일 시작된 선수단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염 감독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K리그1 재진입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며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 팬들이 있는 한 반드시 재도약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초보감독과 2부리그, 엄격해진 서포터들의 기준, 이 모든 것에 대한 증명은 오롯이 염기훈 감독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과연 어려움 속에서 염기훈 감독은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수원을 다시 명가의 자리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사진=수원 삼성

제품 랭킹 TOP 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