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부터 인천유나이티드와 FC서울, 수원삼성, 대구FC 등에서 활약하며 K리그의 레전드로 등극한 데얀 다미야노비치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데얀은 17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현역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7월 홍콩 팀인 킷치와의 계약이 만료된 후 무적 상태였던 데얀은 현역 연장 대신 은퇴를 선택하며 축구선수 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데얀은 K리그 역사에 있어서 빼놓아서는 안될 인물이다. 2007년 안종복 前 인천 단장의 강력한 추천으로 한국 땅을 밟은 데얀은 특유의 움직임과 골 결정력으로 당시 인천의 에이스로 우뚝섰다.

이후 2008년 FC서울로 이적한 데얀은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K리그를 정복하기 시작했다. 2008년 K리그 준우승에 이어 2010년 드디어 염원하던 K리그 우승을 이뤄내는데 견인차 역할을 한 데얀은 2012년에는 41경기에 출전해 무려 31골이라는 엄청난 득점력을 선보이며 2003년 김도훈이 갖고 있던 K리그 단일 시즌 최다골을 경신, 서울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2013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거쳐 2014년 장쑤 세인티로 이적한 데얀은 2015년 베이징 궈안을 거치면서도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은 놓치지 않았고, 2016년 다시 서울로 복귀했다.

이후에도 2017년까지 서울에서 매 시즌 두 자릿 수 득점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황선홍 감독과의 불화로 서울을 떠나게 된 데얀은 '디시전 쇼' 끝에 서울의 절대적인 라이벌이었던 수원 삼성 블루윙즈로 이적했다. 유럽의 루이스 피구에 맞먹는 충격적인 이적이었다.

데얀은 2018년 수원에서도 33경기 13골을 올리며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나이가 차면서 오는 에이징 커브는 어쩔 수 없었고, 2019년에는 이임생 감독과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24경기 3골에 그쳐 수원과의 인연을 정리하게 되었다.

이후 2020년 대구에 새 둥지를 틀어 에드가, 세징야와 더불어 대구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데얀은 한정적인 로테이션 기회를 부여받았음에도 9골 3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고, 2021년 홍콩 킷치로 이적해 올 시즌까지 3년 동안 61경기 61골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K리그 통산 기록은 357경기 187골, 컵대회 포함 380경기 198골을 기록하며 이동국에 이어 역대 K리그 최다득점자 2위에 올랐을 정도로 K리그에서 전설적인 업적을 쌓은 데얀은 홍콩에서의 마지막 시즌도 23경기 25골 8도움을 올리며 득점 기계다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전설의 데얀을 만든 원동력은?

웬만한 선수들도 1년 이상을 버틸 수 없는 K리그 무대에서 데얀은 어떻게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건재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데얀의 철저한 자기관리에 있었다.

식단의 경우 데얀은 별다른 보양식을 먹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몸에 좋지 않는 음식들은 철저히 배척했다. 보통의 영양사보다 더욱 까다롭게 자신의 식단을 조절했고, 이는 큰 부상없이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데얀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금의 나이에 몇 가지 기본적인 것들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을 많이 마시고, 더 이상의 설탕과 주스는 먹지 않고 마시지 않는다. 또한 초콜릿과 빵을 더 이상 먹지 않는다. 나는 최소 7년 또는 8년 동안 빵을 먹지 않았다. 평소보다 더 전문적이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물론 마냥 엄격한 다이어트를 한 것은 아니었다. 긴장을 풀기 위해 맥주 마시는 것을 즐겼던 데얀은 "프로이지만 긴장을 푸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맥주를 조금 마시는 편이다. 정말로 엄격한 다이어트는 아니지만, 경기 전에 무엇을 먹는지 기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식단 만큼이나 데얀이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웨이트 트레이닝이었다. 이미 천부적인 골 감각은 갖고 있던 상태에서 자신보다 어리고 피지컬이 좋은 한국 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 상태를 최상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데얀이 진행했던 것은 코어 운동이었다. 코어 운동의 중요성은 이미 마이클 조던이 보여준 바 있다. 마이클 조던은 전문 트레이너를 통해 코어 운동을 접한 이후 최고의 농구선수로 역사에 남았다. 데얀 역시 이 코어 운동을 통해 시즌 마지막까지 자신의 몸을 관리했고, 특유의 피지컬 능력이 골 감각과 더해저 K리그에 전설을 남길 수 있었다.

이제 그는 그라운드를 떠난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프로 정신과 자기 관리는 후배 선수들에게 전해져 오고 있으며 이제 데얀은 K리그의 전설로서 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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