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조차 의심했던 우승에 대한 믿음, 하지만 꺾이지 않는 의지가 4년 9개월 만의 우승을 만들어냈다.

양희영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 골드코스에서 열린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로 여섯 타를 줄여 27언더파 261타를 기록했다.

2위 그룹인 하타오카 나사와 앨리슨 리를 따돌린 양희영은 2019년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 우승 이후 4년 9개월 만에 통산 5승을 달성했고, 태국과 한국이 아닌 처음으로 미국 본토에서 열린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우승 상금 200만 달러(약 26억 원)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전날 공동 선두를 기록한 하타오카와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양희영은 엎치락 뒤치락하며 선두경쟁을 이어나갔다. 승부의 분수령은 13번 홀이었다. 양희영의 샷이 홀을 지나치는 듯 했지만 백스핀으로 되돌아와 홀컵에 빨려들어갔고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 

이후 하타오카가 흔들리는 틈을 타 착실하게 스코어 차이를 벌린 양희영은 17번 홀 버디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으며 4년 만의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우승을 확정짓는 현장에서도 여러가지의 일들이 있었다.



우승을 확정지을 챔피언 퍼팅을 하기 위해 이동한 18번 홀, 거기에는 올 시즌 모든 경기를 마친 후배 선수들이 맏언니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김세영을 비롯해 김효주와 유해란, 김아림과 최혜진까지 후배 선수들이 총출동해 샴페인을 들고 양희영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올 시즌 베어트로피를 차지한 태국의 아타야 티띠꾼 역시 한국 선수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양희영이 등장한 순간 후배 선수들은 양희영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냈고, 양희영은 환한 미소로 그들의 인사에 화답했다. 그리고 마침내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의 우승을 확정짓는 챔피언 퍼팅이 홀컵에 빨려들어가는 순간 일제히 달려들어 양희영에게 샴페인 세례를 퍼부었다.

예상은 했지만, 보다 더 강력했던 샴페인 샤워에 양희영은 당황했지만 4년 9개월 만에 맛보는 우승, 그리고 후배 선수들이 축복해주는 우승 셀레브레이션이었기에 양희영은 환희의 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동안 어려움과 부침 속에서도 인내하며 기다렸던 양희영의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후배 선수들이었기에 양희영의 우승을 누구보다 더 기원했고 누구보다 더 축하해주었다.

머나먼 땅 미국에서 서로 믿고 의지하는 한국 선수들의 끈끈한 우정, 바로 양희영의 우승 셀레브레이션 속에서도 들어있었다.


사진=플로리다 네이플스 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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