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1999년 현대건설에 입단한 정대영은 2005년 V리그 출범부터 지금까지 리그의 발전을 함께하며 코트를 굳건히 지켜왔다.

1981년생, 올해로 서른 여덟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정대영은 현대건설 그린폭스와 GS 칼텍스, 도로공사로 팀을 옮기는 와중에도 후배선수들과 경쟁에서 이기며 주전 미들블로커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연차가 쌓이면서 플레이도 노련해지고 있다. 본인의 트레이드마크인 속공은 시간이 갈수록 노련미를 더해 상대 블로킹 라인이 더 막기 힘들어지고 있으며, 블로킹과 수비 또한 여전함을 자랑하고 있다. 팀 동료이자 정대영과 함께하는 배유나 역시 정대영을 보고 “언제나 대영언니를 보면서 본받을 점이 많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팀에서 정대영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다.

지난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2일 있었던 GS칼텍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정대영은 블로킹 7개를 곁들이며 19득점을 기록, 21득점을 기록한 배유나와 함께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감기에 걸린 와중에도 정대영은 팀을 위해 투혼을 펼쳤고, 정대영의 솔선수범에 자극받은 동료들 역시 분전하며 순위싸움에 중요한 열쇠가 될 귀중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정대영은 인터뷰에서 “지난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패한 이후에 분위기가 상당히 좋지 않았다. 감독님도 화가 많이 난 상황이었고, 팀 분위기도 내려 앉았다. 그때 베테랑이 몸소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뛰어다녔고,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며 베테랑 선수의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2005년 프로리그 출범부터 지금까지 정대영은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관중이 하나도 없는 경기장에서 뛰어보기도 했고, 남자부 중계시간에 밀려 여자부 경기가 묻히는 서러움도 겪기도했다. 정대영은 V리그 14년의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을까?

정대영은 “일단 처음 프로가 되었을 때는 우리들만의 리그라는 느낌이 상당히 강했다. 관중도 별로 없던 경기장이어서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열심히 하다보니 관중들도 많이오고 재미있는 리그가 된 것 같다. 선수입장에서는 힘들지만, 배구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라고 뿌듯해했다.

지난시즌 첫 챔피언이라는 달콤함을 맛본 도로공사였지만, 올 시즌에는 초반 부진했다. 지난 시즌 우승을 이끌었던 이바나 네소비치가 부진에 빠졌고, 이바나의 부진에 다른 선수들까지 연쇄적으로 부진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다행히 이바나의 대체선수인 파튜가 들어와 어느 정도의 몫을 해주고 있고, 박정아, 배유나, 정대영의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팀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많은 배구팬들은 도로공사에게는  초반 부진하더라도 박차고 오를 수 있는 알 수 없는 DNA가 있다고 말을 한다. 정대영의 생각은 어떨까?

정대영은 “지난해에는 우리 팀이 지고 있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비록 올 시즌 초반에는 그런 느낌이 없었지만, 조직력이 잘 맞아가고 있고 어려운 경기를 연승으로 끌고가게 되면서 그 DNA가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2년 연속 챔피언을 노리는 도로공사, 비록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베테랑 정대영이 보여주는 언니의 품격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사진=KOVO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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