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사진 정동호 포토그래퍼·글 조형규 기자] 국내 현존하는 네 번째 프로레슬링 단체 PWS가 첫 대회를 개최한다.

지난 7월 공식적으로 출범을 선언한 프로레슬링 단체 PWS는 오는 5일 경기도 평택에서 첫 이벤트를 연다. 최고의 레슬링과 액션, 엔터테인먼트를 선보이는 것에 기치를 두고 이를 위해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선수와 스태프들이 뭉쳤다. 숫자만으로 본다면 국내 단체 중 가장 풍성한 로스터를 자랑한다.

PWS의 첫 공식 이벤트를 앞두고 경기와 볼거리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이들을 직접 만났다. PWS의 프로레슬러는 물론이고 단체의 대표와 리포터까지 한 자리에 모두 모였다. 인터뷰에는 PWS의 대표 테렌스 맥어보이를 비롯해 리포터 주원, 그리고 프로레슬러 에릭 워커, 시호, 크리스티나, T.K.드레이크가 참여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Q. 각자 자기 소개를 먼저 부탁한다.

에릭: '다이노마이트 소울' 에릭 워커라고 한다. 2008년 파이어프로레슬링을 통해 데뷔했고, 드류 굴락의 초대로 CZW 도조에서 본격적으로 훈련을 거듭하며 프로레슬러가 됐다. 지금껏 10년 넘게 캐나다, 미국 등 세계 각지를 돌며 프로레슬링을 하고 있다.

주원: 프로레슬링 소사이어티에서 리포터를 맡고 있는 주원이다. 잡일도 도맡아서 하고 있다(웃음).

크리스티나: 크리스티나라고 한다. 프로레슬링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굉장히 즐겁게 하고 있다. 하루하루 그렇게 매일 나아가고 있다.

테렌스: PWS의 회장을 맡고 있는 테렌스 맥어보이다. 미국 출신이며 프로레슬링을 사랑한다. PWS 레슬러들, 스태프들과 함께 새롭게 단체를 창단하고 오는 5일 새로운 쇼를 준비하고 있다.

시호: 시호라고 한다. 한국에서 5~6년 가량 프로레슬링을 해왔고 '붉은 여우'라는 예명으로 불리고 있다. 경량급 프로레슬러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여전히 프로레슬링을 하고 있다.

드레이크: 만나서 반갑다. T.K 드레이크라고 한다. 영화배우, 모델, 문화대사, 라디오 호스트 일을 하고 있으며 지금은 프로레슬링에 집중하고 있다

Q. 지금 연습하는 이 공간에는 에어컨이 없다. 한국은 기상관측 이래 최대 폭염이라며 연일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테렌스나 에릭 같은 외국인들에겐 어떻게 느껴지는지 궁금하다.

테렌스: 정말 빌어먹을 정도로 덥다(웃음). 하지만 아무리 더워도 티를 내지 않는 사람이라. 사실 지금 내 표정도 굉장히 행복한 표정이다(웃음).

에릭: 엄청난 더위다. 나 같은 경우는 뉴올리언즈 출신인데 그쪽도 꽤 습한 동네다. 그래서 익숙할 줄 알았는데 한국은 차원이 다르다. 뜨거운 비가 내리는 느낌이다. 그나마 홍콩이나 대만과 비교하자면 아주 조금 낫다. 

Q. 사실 PWS의 출범 소식을 듣고 취재를 위해 왔지만 프로레슬러 외에도 다른 여러 사람들이 있다. 무엇을 계기로 이 다양한 사람들이 PWS에 모이게 됐나.

에릭: 한국은 프로레슬링 시장이 굉장히 열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레슬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내가 이곳에서 열심히 프로레슬링을 한다면 한국 프로레슬링 시장의 발전에도 조금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방향성이 나와 맞는다고 생각되어 PWS에 참전하게 됐다.

테렌스: 사실 한국의 팬들은 프로레슬링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크다. 그런데 한국 프로레슬링 시장이 굉장히 열악한 편이라 그 욕구를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PWS가 시작한 것도 팬들의 그런 열망을 모두 채워주기 위해서다.

주원: 나야 어렸을 때부터 프로레슬링 좋아했다. 그런데 맥어보이와 인연이 닿고 친해지면서 그가 이쪽에 욕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개인적으로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때 시호가 게스트로 나온 적이 있다. 다들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고, 그 열정에 반해 나도 동참하게 됐다. 

크리스티나: 사실 프로레슬링은 초보다. 새로운 운동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프로레슬링은 그 어떠한 운동보다 새로운 분야였다. 프로레슬링을 하면서 나보다 어린 여성들에게 하나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시호: 예전에 뛰던 단체에서도 나오고, WWA에서도 마지막으로 시합을 뛴 게 5월이다. 앞으로 프로레슬링을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해외로 가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다행히 테렌스를 비롯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제안을 받았다. 해외에서도 뛰고는 싶지만 국내에서 먼저 기반을 다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

드레이크: 최근 인디 문화는 소셜미디어 덕분에 부흥기를 맞고 있다. 한국은 아직 그 손길이 닿지 않은 열린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팬들이 프로레슬링에 목말라하고 있는 걸 알고 있다. 내가 그 갈증을 해소해 주고 싶다. 물론 내 경력에도 도움이 되고 말이다(웃음).

Q. PWS에는 기존 국내 타 단체에서 활동하던 익숙한 선수도 있지만 새로운 얼굴이 많다. 특히 선수부터 리포터, 스태프, 대표까지 외국인의 비율이 더 높아 글로벌한 느낌도 받는다.

테렌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이루고 있고, 그 영향이 세계 시장에서도 커지고 있다. 중요한 건 국적을 따지지 않고 진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모으는 거다. 

에릭: 한국이 보다 더 국제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흐름 때문에 다양한 출신과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프로레슬링을 매개체로 삼아 자연스럽게 모이는 것 같다.

드레이크: PWS에 국경은 없다. 한 가지 재료로는 훌륭한 요리를 만들 수 없지 않나. 내 좋은 친구인 테렌스는 '관중이 우리의 경기를 볼 때, 그들이 레슬러들로부터 자신들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PWS는 모두를 위한 프로레슬링 팀이다. 특히 내가 이 팀에 참여함으로써 팀의 명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생각한다.

Q. 사실 국내 프로레슬링 시장의 상황은 좋지 않다. 개인적으로 이미 주류 문화 편입은 포기했다고 보고, 그나마 있는 고정 팬덤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태다. 이런 한국의 상황을 다들 알고는 있나. 

주원: 나야 한국인이니깐 상황이 좋지 않은 거야 이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서 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팬들의 기대치가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시 기대에 부응할 수 있지 않을까?

테렌스: 이미 처음에도 말했지만 한국의 상황이 열악한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죽어있는 한국 프로레슬링을 다시 소생시키기에 가장 완벽한 타이밍이다.

에릭: 전세계를 돌면서 많은 프로레슬링 경기를 치렀다. 그러다보니 어떤 나라에서는 프로레슬링이 주류에서 비주류로 급격하게 몰락하는 과정도 굉장히 많이 목격했다. 하지만 충분한 인재들과 열정만 있다면 얼마든지 다시 부활할 수 있다.

드레이크: 인지는 하고 있지만 걱정이 되진 않는다. 대중에게 내 모습을 어필하고 프로레슬링 문화를 꽃피워 이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릴 것이다. 무엇보다 난 도전을 즐기는 타입이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PWS 출범 소식과 함께 첫 대회 일정이 전해지고 프로모션 영상이 공개되면서 온라인 팬덤 상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을 알고 있나.

에릭: 그렇게 관심을 얻는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PWS를 통해 한국 사람들에게 '프로레슬링이 돌아왔다'고 선언했으면 좋겠다.

테렌스: 예상한대로다(웃음).

주원: 많은 팬들이 시작하기도 전에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것에 감사하고, 그 기대 이상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크리스티나: 현재 PWS가 뜨거운 감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열심히 해야겠고.

드레이크: 온라인에서 PWS로 인해 한바탕 시끌벅적 했다는 것에 대해 놀랐다. 분명 내 명성이 한몫 했을 거다(웃음).

Q. 특히 프로모션 영상이 좋았다. 제법 돈을 쓴 티가 나던데(웃음).

테렌스: 최고의 인원을 고용해 그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 자체도 굉장히 잘 나왔다.

크리스티나: 그 영상을 친구들에게 보여줬는데 처음에 전혀 못 알아보더라. 평소 내 모습과 너무 다르다면서(웃음).

시호: 다양한 기술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면서 촬영했다. 사실 그 연습장이 에어컨도 없는 공간이라 굉장히 더웠는데, 그런데도 프로레슬링을 좋아하는 사람이 모여서 영상 찍고 훈련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 말 그대로 프로레슬링으로 하나의 사회(Society)가 만들어지는 느낌이다. 완성된 영상도 만족스러웠고 스스로도 대단히 흥분됐다.

테렌스: 프로레슬링에서 미디어는 굉장히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이걸 어떻게 포장해 보여주느냐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영상에 접목시켜 팬들에게 다양한 방향으로 다가가야 한다.

Q. 이러한 반응이 혹시 부담이 되진 않나.

에릭: 전혀 없다. 나는 그런 압박을 이겨내는 것을 즐기는 타입이다.

크리스티나: 사실 나는 조금 압박을 느끼고 있다(웃음). 하지만 그 압박감을 연료로 삼아 열심히 훈련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시호: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좋게 봐주시는 게 감사하다. 그만큼 우리가 좋은 발걸음을 뗐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8월 5일 열심히 노력해 좋은 경기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Q. 다들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테렌스: 우리의 첫 대회 날 관객들이 와서 경기를 보고 그에 대한 평가를 내릴 텐데, 그것으로 내 소명을 다 하는 것이다.

에릭: 컨디션 관리는 항상 철저히 하고 있다. 경기 당일 100퍼센트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열심히 몸 단련하면서 경기 내용에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 

주원: 시간 날 때마다 테렌스를 만나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더 즐겁게 느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크다. 매치메이킹, 새로운 스토리라인 등 이런 것들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시호: 메인이벤트에 서지 못해 속상하긴 하다. 하지만 상대가 누구라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게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평소처럼 링 훈련 하고 새로운 기술도 연구하면서 웨이트트레이닝과 카디오 훈련도 빼놓지 않고 꼼꼼히 챙기고 있다.

Q. 향후 PWS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모두 한마디씩 부탁한다.

주원: 프로레슬링을 좋아하는 팬들과 많은 소통이 오가길 바란다. 팬들이 원하는 것, 보고 싶어하는 것을 우리가 이제 눈앞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말이다.

크리스티나: 모든 스포츠나 엔터테인먼트는 팬덤이 있다. 팬들이 원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그것을 자주 보여주고 싶다.

시호: 국내에서 프로레슬링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은 흔히 폭력적으로 바라본다거나 혹은 무섭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이미지가 PWS에서는 상쇄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를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프로레슬링이 굉장히 멋진 스포츠고, 남녀노소 및 가족들이 마치 개그콘서트나 프로야구처럼 캐주얼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에릭: 일단 한국에 온지 오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PWS가 앞으로 더욱 많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테렌스: PWS가 바라보는 곳은 한국이나 글로벌이 아니다. PWS가 한국과 글로벌 프로레슬링을 연결시키는 플랫폼이 됐으면 한다. 보다시피 우리는 여러 나라에서 온 어린 선수, 여성 선수 등 다양한 이들이 있다. 여성들은 여성 선수로부터, 체구가 작은 사람은 작은 선수로부터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 우리를 통해 동기부여가 되는 그런 등대 역할을 하고 싶다. 

Q. 끝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PWS의 첫 대회에 대한 마지막 코멘트를 남겨달라.

주원: 정말 기대가 크다. 아무래도 첫 대회니깐 분명히 미흡한 점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그런 것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에릭: 난 항상 전세계를 돌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보여왔다. 그렇기에 새로운 나라에 와서 새로운 관중에게 내 기술을 선보이는 건 굉장히 흥분되는 일이다. 8월 5일 아주 특별한 다이노마이트 소울이라는 선수를 만나게 될 거다.

시호: 어느 단체에 가더라도 항상 붉은 여우 시호를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날 최대한 좋은 경기를 만드는 것에만 집중할 테니, 8월 5일에 멋진 경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기대해달라.

드레이크: 이번 첫 공연에서 모두가 링 위에서 자신들의 땀과 열정, 그리고 영혼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나 혼자서 팀을 이끄는 데에는 무리가 있으니깐(웃음). 아, 내 첫 경기에서 승리한 후 애프터 파티도 계획해 놨다. 아무나 파티에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VIP Out!

테렌스: 내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Q. 표정이라니? 너무 차분한 얼굴인데.

테렌스: 사실 지금 이 표정이 굉장히 흥분한 얼굴이다(웃음). 어쨌든 길게 말할 것 없다. 아마 우리 경기를 보면 갈아입을 바지를 몇 벌 가져와야 할 거다. 경기 때 보자!

■ Pro Wrestling Society: First Rise
일시 : 2018 8월 5일 일요일
시간 : 오후 3시~5시(오후 2시 입장)
장소 : 경기도 평택시 동삭로 455
입장(후원기금) : 스탠딩 10,000원/ 좌석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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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동호 포토그래퍼/PWS 제공
조형규 기자(deux7d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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