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은 미션힐스 골프장과 셰브론 챔피언십에 아주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 2017년 유소연은 셰브론 챔피언십의 전신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4라운드에 돌입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렉시 톰슨의 우승은 기정사실화 된 듯 보였다. 전반 홀에서도 톰슨은 특유의 장타를 바탕으로 버디만 세개를 잡아내며 16언더파로 이미 2위권과의 차이를 4타차로 따돌린 채 전반 라운드를 마쳤다.

하지만, 여기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12번 홀을 마치고 렉시 톰슨의 스코어는 17언더파에서 12언더파로 줄어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발단은 전날 17번홀로 돌아간다. 당시 버디 퍼팅에 실패한 톰슨은 탭인을 하기에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고 마킹을 한 후 다른 선수에게 퍼팅을 양보했다.

이 상황에서 마크를 잘못한 것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이를 시청자가 LPGA에 제보를 했고, 다음날 LPGA 사무국은 렉시 톰슨에게 LPGA 규정 20조 7항c의 마크 실수 2벌타와 6조 6항의 스코어카드 오기 2벌타를 합해 4벌타를 부과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렉시 톰슨은 눈물을 흘린 상태에서 라운딩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유소연이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14언더파를 기록,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반면, 페테르센과 톰슨은 17번 파3 홀에서 타수를 줄이는데 실패했다. 첫 우승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승부의 신은 유소연에게 쉽사리 미소를 지어주지 않았다. 18번 홀 파5에서 톰슨이 세컨 샷을 그린에 올렸고,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경기는 서든데스 방식의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접전 끝에 파피스의 연못은 유소연에게 몸을 적실 기회를 허용했다. 우승을 차지한 유소연은 기쁨의 눈물을 흘린 채 파피스 연못의 뛰어들며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유소연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 우승을 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장전을 만들고 우승까지 했고, 세계랭킹 1위로 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던 대회이기 때문에 아주 기억에 크게 남는 대회다. 앞으로도 기억에 남을 것 같다."라고 미소지었다.

유소연이 뛰어든 파피스 연못은 2023년부터는 볼 수 없다. 셰브론 챔피언십의 장소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휴스턴으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파피스 폰드 유경험자 유소연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법, 유소연은 이에 대해 "우리에게는 오랜 역사를 가진 대회가 많이 없기 떄문에 장소가 바뀌는 것이 아쉽지만, 역사는 새로 쓰일 것이고 전통은 새로 만들어질 것이기 떄문에 대회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면 될 것 같다."라고 미래를 내다보았다.

미션 힐스의 마지막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던 유소연이지만, 쉽지는 않았다. 4라운드를 모두 마치고 기록한 유소연의 스코어는 4오퍼파, 최하위권의 스코어였다. 유소연은 "이번주 내내 2라운드 빼고는 티샷이 불안정해서 경기운영이 어려웠는데,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고 할일을 하자고 마음을 먹고 했는데 잘해내지 못해서 아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셰브론 챔피언십을 마무리한 유소연은 14일부터 펼쳐지는 KLPGA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다. 유소연은 "항상 미국 대회가 시작되면 새벽잠도 못주무시고 응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선수들이 그 응원을 받고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성적에 관계없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팬들의 성원을 부탁했다.

사진 = 미국 캘리포니아 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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