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 시절 티칭프로였던 아버지를 따라 골프에 입문했던 호주 시드니 출신의 소녀, 풍운의 꿈을 2019년 LPGA에 도전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한 채 LPGA의 무대에서 멀어졌던 선수, 로빈 최가 다시 LPGA로 돌아왔다.

지난해 12월 펼쳐진 Q-시리즈에서 로빈 최는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수석합격이라는 영광을 차지했다. 그리고 한 달 여가 흐른 지금, 로빈 최는 되찾은 LPGA 무대에서 힘찬 날갯짓을 이어가고 있다.

Q-시리즈 합격 이후 로빈 최는 전지훈련 대신 곧바로 실전에 돌입했다. 미국에서 호주 멜버른으로 날아가 대회에 출전한 후 곧바로 인도네시아에 이동해 다른 대회를 뛰었다. Q-시리즈 전에 잡힌 일정들이라 미루거나 빠질 수가 없었다. 사실상 1년 내내 시즌을 보낸 셈이다.

전지훈련 대신 로빈 최는 실전을 통해 자신의 보완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가졌다.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다양한 상황을 많이 만나면서 이에 대처하는 능력을 길렀고, 개막전부터 실전 경험이 빛을 발했다.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덴턴 골프장에서 펼쳐진 2024년 LPGA 투어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서 로빈 최는 이날에만 무려 다섯 타를 줄이며 8언더파를 기록, 김세영과 함께 공동 5위에 올랐다. Q-시리즈 수석의 위엄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스코어였다.

로빈 최는 라운드를 모두 마치고 몬스터짐과 가진 인터뷰에서 "오프시즌을 가지기엔 시간이 부족했고, 계속 대회에 출전을 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오늘 성적을 보니 그렇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웃어보였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에 '바람과 싸우기 보다 바람을 타는 전략을 짰다.'라고 이야기한 로빈 최는 "바람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불면 조금 더 오른쪽으로 보든지 아니면 퍼팅이 내리막이고 뒷바람이 불 때는 조금 더 약하게 치거나 조절을 했다."라고 자신의 3라운드 전략을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로빈 최는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이번 대회가 끝나고 3주간의 휴식기 동안 그는 여러가지 트레이닝을 준비하고 있다. 로빈 최는 "아직 호주는 여름이어서 숏게임과 퍼팅을 많이 해야할 것 같고, 웨지 게임도 다듬을 예정이다."라고 휴식기 플랜에 대해 이야기했다.

1년 내내 대회를 돌아다니는 일정이기에 잘 먹고 잘 쉬는 것도 필요하다. 로빈 최는 "식단 관리를 크게 한 것은 없지만, 많이 먹는 것에 비중을 뒀다. 아무래도 체력을 많이 쓰다보니까 많이 먹고 많이 움직이자는 쪽이어서 그렇게 결정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바쁜 와중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빼놓을 수는 없었다. 로빈 최는 기존 하체 위주의 운동에서 상체 위주의 운동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비거리를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로빈 최는 "상대적으로 하체보다는 상체가 약해서 상체를 강화하기 위한 훈련들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년을 바쁘게 보내며 Q-시리즈에 수석 합격, 주위에게 인정받고 있는 로빈 최의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그의 목표는 어찌보면 소박했다.

목표에 "꾸준히 컷을 통과하고 싶다."라고 운을 띄운 로빈 최는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우승까지 가고 싶다.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하게 열심히 해서 상위권에 들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파리 올림픽에 대한 욕심을 물어보는 질문에 "이민지 언니나 한나 그린 등 쟁쟁한 선수들이 성적을 쌓고 있어서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보겠다."라고 이야기한 로빈 최, 이번 대회를 끝내고 저녁으로 삼겹살에 된장찌개를 먹겠다고 웃어보인 그의 눈빛에서 성공을 향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사진,영상=미국 플로리다 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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