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29라운드 FC서울과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의 올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슈퍼매치, 수원이 3대0으로 앞서던 후반 30분 한 선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선수를 향해 수원팬들은 그 선수를 위한 응원가를 불렀고, 그 선수는 팬들의 응원가에 보답이라도 하듯 그라운드를 누비며 수원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바로 올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수원의 레전드' 염기훈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슈퍼매치였다.

지난 2010년 수원 삼성 블루윙즈로 이적한 염기훈의 첫번째 슈퍼매치는 바로 2010년 7월 29일 리그컵 4강전이었다. 당시 염기훈은 후반 27분 통렬한 중거리 슈팅으로 역전골을 성공시켰고, 이 골은 슈퍼매치의 사나이 염기훈의 시작을 알리는 골이기도 했다.

그후로 12년이 흘렀다. 염기훈 역시 경찰청에 소속된 2년을 제외한 10년을 수원과 함께하며 수많은 슈퍼매치를 뛰었다. 자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 슈퍼매치이자 역사적인 5대1 승리를 거뒀던 2015년의 그날, 2010년 이후 실로 오랜만에 우승 트로피를 가져왔던 2016년 FA컵 결승도 그랬다. 

10년의 시간, 염기훈에게 슈퍼매치는 어떤 의미일까? 10년 동안 경험한 슈퍼매치를 회상한 염기훈은 "우리도 퇴장을 당한 적이 있고 상대도 퇴장당한 적이 있고, 사소한 것에 승부가 갈릴 수 있었던 것이 슈퍼매치이기 때문에 냉정한 팀이 승리를 거둔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어느덧 자신의 선수 커리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슈퍼매치를 맞았다. 올 시즌 슈퍼매치 전패, 염기훈은 비장했고 선수들에게 마지막 슈퍼매치를 앞둔 미팅에서 정신무장을 강조했다. 

"슈퍼매치 전날 미팅이 끝나고 선수들에게 한일전을 생각해보자고 이야기했다. 한일전의 마음가짐을 갖고 1대1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을 갖자고 이야기를 했다.그리고 경기 날 걸린 절대 포기하지 않아 걸개를 보고 마음을 다잡았다.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걸개를 단지 보고 지나간 것이 아니라 걸개를 보고 마음을 다잡았고, 그런 걸개가 선수들에게 경기를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 같다."

그리고 선수들은 염기훈의 주문을 100퍼센트 이행했다. 무려 3골을 만들어내며 팀의 완승을 이끌어냈다. 비록 후반 교체로 출전했지만 염기훈은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슈퍼매치를 즐겼고 승리를 자축했다.

염기훈은 "이번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어서 너무 좋고 정규리그 마지막 슈퍼매치라 감회가 새로웠고 마지막에 후배들이 잘해줘서 승리로 장식한 것 같아 후배들에게 고맙다."라고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리고 염기훈은 가장 든든한 지원군에게 승리의 영광을 돌렸다. 바로 수원 팬들이었다. 염기훈은 "시작할때부터 소름이 돋았다 팬들이 서울보다 많았고 함성도 커서 시작할 때부터 소름이 돋았는데 이기고 있을 때 들어갔고 기쁨을 같이할 수 있어서 팬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비록 팀의 상황은 좋지 않지만, 염기훈은 팀을 위해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다.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그가 해야하는 임무였다. 그리고 염기훈은 그 임무를 100퍼센트 수행하고 있다.

"지금은 선발로 뛰는 것보다 교체로 뛰는 입장이라 감독님이 주문을 해주는 부분이 경기는 후배들이 뛰지만 그 뒤에서 후배들을 묵묵히 조언도 해주고 큰 경기때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 조언을 해달라고 했고, 이미 감독님이 말하기 전부터 큰형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후배들이 최대한 잘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조언을 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염기훈은 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팬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니 너무 좋았고 팬들의 응원 덕분에 힘을 얻지 않았나 싶고 감사하고 중요했던 슈퍼매치를 이겼으니 이 기운을 받아 다음 경기부터 팬들이 웃을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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