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꽃이 피기까지는 긴 겨울이라는 시련을 보내야 한다. 언제가 끝일지 모르는 긴 추위, 그 고난을 거쳐 꽃은 더욱 아름답고 화려하게 피어난다. 사람 역시 그렇다. 큰 시련을 거쳐 사람은 성숙해지고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된다. 비키니 선수 조윤정 역시 시련을 딛고 피어난 꽃과도 같은 선수다.

어린 시절 요리를 전공했던 그는 평탄하고 무료한 삶에 활력을 찾길 원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운동이었다. 일상생활을 하며 나를 살피고 들여다볼 일이 많지가 않았을 때, 운동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내 몸 상태가 어떤지, 내가 무엇을 먹는지 등 '나 자신'을 살핀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 매력에 빠져 영양학 대신 무작정 체육학 전공으로 전향을 하며 운동을 한지 어느덧 7년째, 부담감 속에서도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길 원했기에 그는 2년전 비키니 선수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멋진 무대와 조명 속에서 내가 만든 몸을 보여준다는 것, 그에게는 크나큰 보람이었고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그 즐거움도 외부의 거센 파도 앞에서는 무력해지고 말았다. 지난해 시즌을 준비하던 그에게 다가온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비보, 혼신의 힘을 다해 준비하던 대회까지 포기했을 정도로 그에게 다가온 상실감은 너무나도 컸다.

하루하루 지옥과도 같은 고통을 견뎌내야 했고, 주변의 도움과 스스로의 의지를 통해 간신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빈자리를 여전히 느끼고 있었다. 너무나도 큰 존재였기에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기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는 멈췄던 시즌의 시계를 다시 돌렸다. 그리고 그는 하늘에 있는 아버지에게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로 가다듬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메달도 걸면서 그동안에 노력했던 것들을 어느정도 보상받았다.

시련을 통해 씩씩해지는 법을 배우고 성숙해진 그에게 남은 것은 유명한 비키니 선수가 되어 자신의 이름을 피트니스 업계에 높이는 것이다. 아직은 시작이지만, 열정이 있기에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한마디를 들어볼 수 있었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소중한 사람들 덕에 하루하루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원동력을 얻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사진=코코바이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