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도 이런 악재가 없다. 승격을 위해 박차를 가해도 모자랄 판인데 제대로 찬물을 맞았다. 바로 염기훈 감독의 수원 삼성 블루윙즈 이야기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10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2 2024 2라운드 서울 이랜드 FC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조동재에게 결승 중거리 골을 허용하며 1대2로 패했다.

지난 홈 개막전에서 충남아산을 제압하며 승격의 의지를 다졌던 수원 삼성은 난적이었던 서울 이랜드 원정에서 마지막 순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며 1승 1패를 기록, 험난한 순위싸움을 예고하게 했다.

패배도 패배였지만, 너무나 잃은 것이 많은 서울 원정이었다. 개막전이었던 충남아산전에서 최지묵이 십자인대 파열로 사실상 올 시즌을 접은 상황에서 장기부상자가 또 나오고 말았다. 바로 올 시즌 수원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을 예정이었던 박상혁이다.

박상혁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중반 피터와 경합을 하던 도중 뒤엉켜 넘어졌다. 쓰러진 박상혁은 쉽게 일어나지 못했고, 얼굴을 감싸쥐며 들것으로 실려나갔다. 경기 다음날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박상혁은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무릎 십자인대 파열은 축구선수 뿐만 아니라 몸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이 노출되어있는 위험이다. 대부분 급격한 방향전환이나 좋지않은 그라운드 사정으로 발생하지만, 선수들과의 충돌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대부분의 십자인대파열은 경중에 따라 치료시기가 결정되는데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0개월까지 걸리는 중부상이다. 2018년 11월 A매치 도중 십자인대 파열을 당한 남태희의 경우에도 근 7개월의 재활기간을 거쳐 돌아왔고, 유벤투스의 레전드인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도 2016년 경기 도중 십자인대 파열을 당하며 6개월간의 재활을 거쳐 복귀했다.

하지만, 십자인대부상이 무엇보다 무서운 점은 부상 이후 대부분의 선수들이 기량저하가 왔다는 점이다. 레다멜 팔카오는 세번이나 되는 십자인대 파열로 인해 전성기의 기량을 오래 가져가질 못했으며, 이케르 무니아인은 십자인대 부상으로 인해 최고의 유망주에서 평범한 선수로 바뀌었을 정도로 아킬레스건과 함께 상당히 무서운 부상이 십자인대 파열이다.

축구선수로서는 최악의 부상인 십자인대 파열을 수원은 2라운드 동안 두 명이 당했다. 그야말로 풀리지 않는 팀의 전형이다. 그것도 핵심자원이었던 풀백 최지묵과 미드필더 박상혁이기에 염기훈 감독의 얼굴은 더욱 굳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수원은 지난 개막전 최지묵의 부상으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어야 했다. 최지묵에 이어 베테랑 이기제마저 아시안컵에 당한 부상으로 인해 당분간 출장이 불가능해 서울 이랜드전에는 신예인 장석환을 기용해야 했다. 풀백 기근으로 인해 라이벌팀인 FC서울에서 풀백 이시영까지 1년 임대로 영입했을 정도로 그의 부상은 치명적이었다.

최지묵의 부상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박상혁이 넘어졌다. 이랜드 전에서도 박상혁이 빠지자 수원의 공격력이 급갑했을 정도로 공수양면에서 활력을 불어넣던 박상혁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대체 자원 역시 마땅한 자원이 없다. 박상혁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카즈키 역시 시즌 전 부상으로 인해 아직 시즌 데뷔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외국인 툰가라, 베테랑 미드필더 김보경의 폼 회복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지금의 수원이다.

시즌 2경기 만에 닥친 시련, 승격을 위해 달려야만 하는 상황에 나타난 뜻 밖의 난관에 염기훈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