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빌더가 되는 과정은 끝없는 항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최고의 몸, 또는 프로카드라는 목적지가 있지만 언제 도달할 수 없을 지 알 수 없으며, 많은 난관의 파도와 만나며 자신의 몸이라는 배를 운전해야만 한다.

목적지에 도달했다고 해서 끝이 나지 않는다. 하나의 목적지에 도달하면 또 다른 목적지를 설정하고 그를 향해 바다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보디빌더, 피트니스 선수들의 숙명이다.

2024년에도 또 다른 목적지를 찾기 위해 기꺼이 높은 파도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선수가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꿈을 찾아 새로운 모험을 준비하고 있는 그의 나침반은 IFBB 프로카드와 미스터 올림피아라는 새로운 목적지를 가리키고 있다. 바로 클래식피지크 프로에 도전하는 '권교수' 권은구다.

20여년전 어린 그에게는 운동 선수로서 성공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육상을 전공하며 세계 제일의 스프린터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그러던 대학 시절,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우연히 들른 헬스장에서 그는 운명처럼 보디빌딩과 첫 만남을 하게 된다.

우연한 기회에 접한 보디빌딩이었지만, 권은구는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보디빌딩의 영역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다른 누구의 도움이나 지도 보다는 온전히 자신의 노력으로 몸을 만드는 매력은 그를 보디빌딩에 빠지게 만드는 데 충분했고, 2016년 그는 첫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그저 운동이라면 지루하고 따분했던 권은구에게 피트니스 대회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신선함 그 자체였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관중들의 응원소리, 그리고 승자가 결정되는 순간,  대지를 뒤흔드는 함성 소리는 그의 심장을 고동치게 했고 첫 대회를 시작으로 그는 자신의 항해일지의 목적지를 새로 쓰게 되었다. 바로 최고의 피트니스 선수가 되는 것으로.

물론 목적지를 향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끊임없는 파도가 사방에서 몰아쳤다. 특히 본업인 트레이너 일을 병행하며 선수로서의 삶을 산다는 것은 그야말로 고행이었다. 식단 조절을 통해 배고픔이 있는 상태에서 본업을 하는 것, 그리고 최고가 되기 위해 운동의 강도를 더 끌어 올려야 되는 부분은 그에겐 높은 파도였다.

하지만, 권은구는 그 파도 앞에서 무너지지 않았다. 대신
 자신만의 방법을 통해 극복해나갔다. 그에겐 시즌과 비 시즌은 따로 있지 않았다. 대회가 없는 때에도 그는 항상 같은 식단과 운동의 강도를 유지했다. 1년 내내 그는 언제나 시즌이었다. 

또한 배움과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자신이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았다. 대회를 앞두고 그의 몸은 하얀 도화지였다. 다양한 식단과 운동, 그리고 루틴이라는 물감으로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나갔다. 좋지 않은 결과가 있었을 때는 항상 원인을 찾고 그에 대한 대안까지 생각하며 몸을 만들어나갔다.


그렇게 권은구는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보디빌딩의 바다를 항해했고, 다양한 대회라는 탐험지를 항해하며 최고의 피트니스 선수로 성장하는 경험을 쌓아나갔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권은구라는 이름은 대한민국 피트니스에서는 상징적인 네임으로 자리를 잡았다.

물론 현실에 안주할 수도 있다. 피트니스 셀러브리티로서 그리고 전문 트레이너로서 그는 지금까지 쌓아온 훈장으로도 안정적인 수입과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또다른 도전을 선택했다. 바로 모든 보디빌더들의 꿈인 미스터 올림피아를 향한 여정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이미 올해 초부터 그는 새로운 항해일지를 노트에 적었다. 오는 2024년 11월 대한민국 최초로 펼쳐질 내추럴 프로 쇼에서 우승해 미스터 올림피아에 진출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오는 4윌 광명 아이벡스에서 펼쳐지는 월드 오브 몬스터짐 9 내추럴 리저널은 올림피아로 가는 여정에 있어서 중요한 대회이기도 하다.

리저널에서 프로 퀄리파이어로, 그리고 프로 퀄리파이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얻을 수 있는 IFBB 프로카드, 특히 내추럴 선수로서 가장 한정적인 조건의 IFBB 프로카드를 획득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권은구는 자신의 새로운 목표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바칠 준비가 되어있다.

그의 새로운 항해일지의 첫 페이지가 될 4월 대회, 물론 프로카드와 올림피아로 향해가는 여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길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처음 무대에 올랐을 때의 기억과 몸을 만들었을 때의 경험을 통해 다가올 높은 파도들을 극복하려 한다.

"저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사람들이 있기에 제가 더 멋진 무대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팬분들과 시너지가 되어 미래에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사진=권은구 선수 제공, 몬스터짐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