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일까? 영원히 선두를 달릴 것 같았던 현대건설의 아성이 위협당하고 있다.

올 시즌 초반 현대건설의 기세는 무서웠다. 1라운드 3승 3패로 주춤하는 듯 했던 현대건설은 2라운드와 3라운드 5승 1패를 시작으로 4라운드에는 6전 전승을 만들며 독주체제를 구축하는 듯 했다. 4라운드 종료까지 현대건설은 19승 5패 승점 58점, 2위인 흥국생명에게 8점 리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5라운드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현대건설이 아시아쿼터 공격수 위파위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고전하는 사이 새로운 외국인 윌로우 존슨을 등에 업은 2위 흥국생명이 바짝 추격한 것이었다. 

지난 4일 정관장에 풀세트 끝에 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현대건설은 GS칼텍스를 제압했지만 이후 흥국생명과의 맞대결에서 0대3으로 완패하며 본격적으로 흥국생명에 쫓기는 형국이 되었다. 지난 14일 흥국생명이 기업은행을 3대2로 제압하며 두 팀의 승점차는 이제 단 한 점으로 좁혀졌다. 지난해의 악몽이 되살아날 법한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현대건설은 초반 2라운드까지 전승하며 독주체제를 구축하는 듯 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공격을 책임졌던 외국인 공격수 야스민이 허리 부상으로 아예 빠지게 되면서 현대건설은 손쓸 수 없이 추락했다.

5라운드 5연패라는 충격적인 성적 속에 1승 5패로 대체 외국인 선수 몬타뇨가 들어왔지만 리그 우승을 흥국생명에 내줘야만 했고, 이후 펼쳐진 플레이오프에서는 도로공사에게 업셋 드라마의 희생양이 되어 쓸쓸히 돌아서야만 했다.


지난해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는 상황, 강성형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도로공사전을 앞두고 강성형 감독은 "오버페이스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지난해와는 상황이 다르다."라고 선을 그었다. 

강 감독은 "올해같은 경우는 생각보다는 잘했다. 사실 다른 팀들이 워낙 강해서 밑에서 따라갈 줄 알았는데, 선수들이 이겨내다보니 이 순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잘하고 있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어서 "어느 팀이나 오르막 내리막은 있다고 생각하고, 부상중인 선수들이 돌아오고 선수들 역시 정상적인 컨디션이 나온다면 6라운드에는 좋은 경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라고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현대건설이 제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위파위의 회복이 절실하다. 지난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부터 어깨 통증으로 결장한 위파위는 이번 도로공사전 엔트리에도 제외되었다. 강성형 감독은 "위파위는 통증이 아직 남아있기 떄문에 오늘까지는 제외하고 다음게임부터 정상적으로 출전이 가능하다. 안정을 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흥국생명 역시 지난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윌로우 존슨이 빠졌다. 각자 외국인 선수 부상의 리스크가 있는 상황, 변수가 있을 때에는 이 변수를 메워줄 국내 공격수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김주향과 고예림이 현대건설에서는 책임을 져줘야 한다.


감독 역시 이들의 분발을 바라고 있었다. 강 감독은 "주향이의 경우 기업은행에서 올 때부터 정상적인 몸은 아니기 때문에 소화는 다 못할 수도 있다. 다만 그 자리가 비었을 때 좋은 경기를 여러번 보여줬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고)예림이 역시 구력이 있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팀에 보탬이 되면 좋겠다."라고 분발을 촉구했다.

뜻하지 않게 커진 위파위의 빈자리, 과연 고예림과 김주향은 하락세에 빠진 현대건설을 견인할 수 있을까?

사진=KOVO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