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2023 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가 펼쳐졌던 태국 촌부리의 시암CC 파타야 올드 코스(파72), 고진영을 비롯한 세계랭커들이 총출동한 이 대회에서 태국 갤러리들은 앳된 얼굴을 가진 무명의 태국 골퍼에게 환호성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 이름은 나타크리타 웡타위랍, 스무 살의 나이에 LPGA 무대에 데뷔한 신인이었다.

사실 그는 이 대회에서 풀 시드가 아닌 초청선수의 자격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그의 실력은 기존 시드권을 가진 경쟁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티샷과 정교한 숏게임은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냈고 급기야 2라운드에는 단독 선두에 나서기도 했다.

비록, 마지막 뒷심 부족으로 릴라 부에게 우승컵을 내줘야만 했지만, 첫 LPGA 무대에서 파란을 일으킨 태국 골퍼에게 갤러리들은 아낌없은 박수와 찬사를 보냈다. 주타누간과 티티꾼에 이어 태국 골프의 새바람을 예고하는 순간이었다.

대회를 모두 마무리하고 나티크리타는 중년의 한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상위권 입상을 축하했다. 바로 김진섭 코치, 한국과 태국을 오가며 골프 코치 생활을 한지 어언 10여년, 유소년 시절부터 나타크리타의 재능을 알아보고 부모님에게 골프 선수의 길을 권유한 것도 그였다.

과연 그는 나티크리타를 어떤 방식으로 가르쳤을까? 무명의 골퍼가 프로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태국 골프의 박항서로 대한민국 골프의 긍지를 드높이고 있는 김진섭 프로를 몬스터짐에서 만나보았다.



김진섭 코치와 나티크리타와의 인연이 이어진 것은 그가 열 세살 때였던 7년 전, 김 코치는 운명과도 같았던 그와의 첫 만남에 대해 회상했다. 원석을 발견했다고 설명했을 정도로 그를 매료시켰던 나티크리타의 플레이, 하지만 당시 나티크리타는 특출난 실력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 코치는 스윙만 가다듬는다면 최고의 골퍼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 길로 부모님을 찾아가 승낙을 받아내게 되었다.

지난해 LPGA 신인왕이었던 아티야 티티꾼과 함께 골프를 치던 어린 시절의 나티크리타는 김 코치를 만나며 체계적인 훈련을 받기 시작했고, 스윙 메커니즘을 기초부터 닦아나가며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워갔다. 당시 김 코치는 "1~2년 동안은 대회에 출전하는 것보다는 스윙을 가다듬는 데 주력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스윙이 잘 되어야 대회에 출전해 자신감이 쌓인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LPGA 신인왕 아타야 티티꾼과 함께한 13살의 나티크리타 웡타이랍>

그렇게 2년 동안 실력을 갈고닦은 나티크리타는 본격적으로 아마추어 무대에 입문하며 골프 선수 생활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그의 코칭이 빛을 발했던 것일까? 그는 아마추어 무대를 그야말로 휩쓸었다. 100여 차례의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했을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 보여주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메이저 무대에 이름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2021년이었다. 당시 두바이에서 펼쳐졌던 여자 아마추어 아시아 태평양 대회(WAAP)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나티크리타는 지난해 동남아시안게임 여자 골프 개인전에서 우승해 태국 골프 최고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특히 태국의 프로 골프 대회은 타이 LPGA에서 초청선수로 출전한 나티크리타는 초청선수로만 출전해 무려 네 번의 대회를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올 시즌 혼다 타일랜드의 초청권까지 얻었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자신의 실력과 김진섭 프로의 훈련법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며 전세계 골프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선수 본인 역시 김진섭 코치의 훈련 방식이 마음에 든다고 설명했다. 나티크리타는 "코치님의 스윙 티칭 스타일이 좋고, 그 훈련을 오랫동안 할 수 있어서 뿌듯하고 편하다."라며 김 코치에 대한 감사함과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이어서 "올 시즌에는 LPGA 시드권을 받지 못해 많은 대회에 출전할 수 없지만, 내년부터는 더 많은 대회에처 많이 관심을 가져주고 응원해주면 감사하겠다."라고 팬들에게 응원을 부탁했다.

김진섭 코치가 목표로 하는 나티크리타 웡타이랍의 성적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LPGA 2승 이상'이라는 꿈을 이야기했다. 그는 "욕심일 수는 있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LPGA 2승을 하는 것을 올해 목표로 정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태국 골프에서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는 태국 골프의 박항서 김진섭 코치, 과연 그는 자신이 목표로 하는 LPGA 2승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무서운 다크호스 나티크리타 웡타이랍의 샷이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영상=몬스터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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