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출신으로 꿈의 무대 월드컵에 출전한, 미슬라브 오르시치(K리그 등록명 : 오르샤) 그가 간절히 원했던 월드컵 첫 골을 동료에게 양보했다.

크로아티아는 28일 알리이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선제 실점을 내줬지만 순식간에 네 골을 따내며 4대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1승 1무가 되어 승점 4점을 기록,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패한 벨기에를 제치고 조 1위로 껑충 뛰어올랐으며 16강 진출의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승점 4를 확보하며 16강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경기는 캐나다의 선제골로 일찍 달아올랐다. 전반 22분 바이에른 뮌헨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알폰소 데이비스가 멋진 헤더로 선제골을 뽑아낼 때까지만 하더라도 크로아티아가 또다른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강했다. 전반 36분 안드레이 크라마리치의 동점골을 시작으로 44분 마르코 리바야의 역전골이 연이어 터지며 크로아티아는 전세를 뒤집었고, 후반 16분 크라마리치의 멀티골로 쐐기를 박았다.

이미 전세가 크로아티아로 기운 후반 42분 오르시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2경기 연속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은 오르시치, 지난 2015년 한물간 유망주의 신분으로 K리그에 들어와 2018년까지 3년 동안 임펙트를 남기며 화려하게 복귀한 그가 월드컵 무대까지 밟은 역사적인 순간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절호의 득점찬스가 찾아왔다. 후반 추가시간, 캐나다의 수비 미스를 틈타 오르시치가 빠르게 스프린트했다. 수비는 단 한 명, 그리고 골키퍼와 맞선 상황, K리그와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보여준 피니싱 능력이라면 충분히 자신의 역사적인 월드컵 첫 골의 순간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오르시치는 그것을 함꼐 뛰어들어오던 로브로 마예르에게 양보했다. 그는 마예르에게 패스를 건넸고, 마예르는 그대로 마무리하며 4대1을 만들었다. 크로아티아의 골득실을 넉넉하게 만들어주는 네 번째 골을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 골을 넣은 마예르는 곧바로 오르시치에게 다가갔고,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오르시치는 개인보다는 항상 팀을 생각하던 선수였다. 전남과 울산에서 뛰던 시절에도 세리에 출신이라는 자신의 신분 보다는 팀을 위해 노력하던 선수였다. 그리고 그의 이타적인 플레이는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빛날 수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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