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 지난 2019년 KLPGA 대상, 상금왕, 최소 타수상, 다승왕에 이어 베스트 플레이어상과 인기상 등 무려 6관왕을 차지함 한국 골프를 그야말로 평정했다. 2020년 1승을 거쳐 2021년 그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바로 LPGA 무대였다.

하지만, LPGA 앞에서 KLPGA 최강자의 우대는 없었다. 시험무대인 LPGA Q-스쿨에서 100여명이 넘는 선수들과 똑같이 경쟁해 상위권에 들어야 비로소 LPGA에 입성이 가능했기에 최혜진은 LPGA 첫 입문부터 혹독한 경쟁의 장으로 던져져 하나하나 밟고 그 곳으로 올라가야 했다.

8라운드나 되는 강행군, 하지만 최혜진은 KLPGA에서 보여준 실력을 그대로 Q-스쿨에서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8라운드를 모두 마친 최혜진의 스코어는 17언더파 공동 8위, 수석의 영광은 안나린에게 양보했지만, LPGA 시드권을 따기엔 무리가 없는 스코어였다.

그리고 다가온 2022년, 최혜진은 KLPGA 최강자라는 자리를 내려놓고 LPGA 새내기로서 새로운 도전의 바다로 나아갔다. 제아무리 KLPGA에서 날고 긴 선수이지만, LPGA는 완전히 다른 무대,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환경, 신인으로서 적응하기엔 힘든 환경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혜진은 KLPGA 최강자의 자존심을 어느정도 지켜냈다. 비록 신인왕은 태국의 아타야 티띠꾼에게 넘겨줬지만, 탑텐을 무려 10번이나 기록했다. 특히 지난 8월 CP 위민스 오픈에서는 준우승까지 차지하며 데뷔 첫 해 우승에 근접하기도 했다. 필드 위의 펭귄은 날 준비를 모두 마쳤다.

18일(한국시간) LPGA투어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이 열릴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 클럽에서 올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최혜진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이제 2022 루키 시즌의 마지막 페이지를 써내려 하고 있는 최혜진을 몬스터짐에서 만날 수 있었다.


최혜진은 자신의 시즌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는 "루키 시즌을 보냈는데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고 나름 잘 적응한 것 같아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낸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적응에 대한 문제도 없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최혜진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골퍼로서의 여유도 느껴졌다. 다만 체력적인 한계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
처음 한국에서 대회를 했을 때에는 끝나면 집으로 가고 집에서 적어도 하루 이틀 이상은 휴식을 취하고 레슨도 받으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힘들다고 못느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미국에서는 이동거리도 길고 월요일부터 대회 준비를 시작하다보니 하루도 쉴 날이 없더라 그래서 체력적인 부담을 느낀 것 같고, 음식은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편이고 매니저가 잘해줘서 그 부분에서 큰 문제는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애 남는 순간으로 프로 첫 홀인원을 기록했던 포틀랜드 클래식을 꼽은 최혜진은 올 시즌을 만족스러워 하면서도 냉정한 자기반성을 통해 다음 시즌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최혜진은 "물론 우승을 하고싶은 마음도 컸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그 전까지 한국에서 오래뛰면서 골프에 소홀해지고 연습에 느슨해진 부분이 있는 것을 경기하며 느꼈고 남은 경기를 위해 다음 시즌을 위해서라도 더 차근차근 준비를 잘해야할 것 같다."라고 자신을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려되는 점은 부상이다. 지난 펠리컨 챔피언십 출전을 결정했지만 통증으로 기권했기에 몸 상태에 대한 걱정이 되는 상황,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최혜진은 "그때는 운동을 하면서 약했던 부분을 강화하면서 느낀 통증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괜찮아져서 이번 대회 플레이에는 무리가 없을 것 같고, 이번 대회 이후에 관리를 하면서 내년을 준비해야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 최헤진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비시즌 휴식기에 들어간다. 그는 비시즌에 무엇을 할까? 휴식기 계획에 대해 그는 "1년 가까이 미국에서 지내다보니 한국에서 푹 쉬고 싶은 마음이 크고 휴식도 필요하지만 시간 여유가 있을 때에는 운동과 골프연습을 하며 몸 관리를 잘해야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내년을 위한 구체적인 플랜도 나왔다. 그는 "항상 부족했다고 느낀 부분이 숏게임이었는데 올해 시즌을 하면서 샷도 많이 흔들렸던 대회들이 있었다. 내가 샷에 소홀히했나란 기분이 들어 이번 겨울에는 샷도 견고하고 정확하게 치기 위해 잡아야할 것 같고 숏게임 역시 중요하기 때문에 거기에도 투자를 해야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내년이면 선배가 되는 최혜진, LPGA 도전을 꿈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최혜진은 후배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하며 이번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국에서 미국 진출을 생각하는 것을 듣기도 하고 고민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한국투어도 잘하는 선수들도 많고 환경도 좋아졌기 때문에 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LPGA에 오고나니 새로운 환경에서 경기하는 경우도 많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 기회가 된다면 시도해보고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진=미국 플로리다 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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