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번에도 그는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정상에 올랐던 2022년 초반을 지나 그는 이제 다시 도전자의 입장에서 2022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대회를 앞두고 있다.

고진영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에 있는 펠리컨 골프클럽에서 펼쳐진 2022 LPGA투어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2라운드까지 3오버파를 기록하며 컷오프 기준인 이븐파를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7월말부터 이어진 4연속 컷오프 탈락, 그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올 시즌 고진영의 출발은 좋았다. 설날부터 넬리 코다에게서 세계랭킹 1위를 빼앗아온 고진영은 3월 HSBC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2022년도 그의 해로 만드는 듯 했다.

하지만, 슬럼프는 소리없이 찾아왔다. 3월 이후 그가 추가한 승수는 없었다. 성적 또한 급전직하 했다. 결국 올 시즌 마무리를 앞두고 당한 4연속 컷오프는 그를 끝없는 나락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대회를 모두 마무리하고 고진영은 몬스터짐 카메라에 섰다.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심경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괜찮다고 이야기하지 않았고, 자신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있음을 가감없이 이야기했다.

오랜만에 데이브 캐디와 만난 고진영은 같이 고생을 짊어지고 있는 캐디에게 미안해하는 마음이 있었다. "데이브도 같이 머리아파하고 있다."라고 쓴웃음을 지어보인 고진영은 "이제까지 이렇게 플레이한 적이 없었고 4~5년만에 처음 보기 떄문에 데이브가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 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데이브도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라 팀이니까 어떻게 하면 잘 플레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도 지금 해야하는 숙제인 것 같다. 
데이브가 옳은 방향이 아니라면 내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가지 않는 것이 맞는 것 같고, 같이 생각했을 때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이 든다면 따라야한다."라고 함께 이 어려움을 이겨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번 펠리컨 챔피언십에서 넬리 코르다가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세계랭킹 1위의 자리에 올랐다. 고진영은 다시 도전자의 신분으로 1위 탈환에 나서야한다. 고진영은 오히려 도전자의 자리가 심리적으로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1위라는 자리가 영원하진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부담감은 없고 오히려 지금이 더 마음이 편하다. 경기력이 잘되지 않고 있어서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실타래를 하나 푼다면 잘 풀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라고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

인터뷰를 이어가며 지난해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순간을 떠올리며 인내심이라는 키워드를 꼽았다. 그는 "골프가 우승이 아니면 다 지는 게임이기 때문에 우승까지 인내심이 필요할 것 같고, 돌이켜봤을 때도 우승할 때 보면 잘 인내했던 것 같다. 지금은 생각한대로 공이 잘 안가고 있기 떄문에 스윙의 감을 찾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심리적인 부담을 떨치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보기를 의식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받아들이기는 힘들지만 정면으로 돌파하기로 했다. 고진영은 "주위의 시선들로부터 자유로워져야하는 것 같다. 보기를 할 수도 있고 더블보기를 할 수 있다. 다만 편차가 심할수록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기가 많이 없다면 좋겠지만 보기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복이 많았는데 그 기복을 줄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좋았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인내하고 있는 고진영, 그 인내의 끝은 달콤한 열매로 맺어질 수 있을까.

사진=미국 플로리다 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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