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는 대표적인 목축 국가 중에 한 나라다. 상당히 넓은 땅을 가진 데다가 산지가 대부분 평평해 방목을 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 버스로 몇시간을 이동해도 끝나지 않는 넓은 평원에 소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고 놀고 있는 곳이 바로 아르헨티나다.

때문에 아르헨티나산 쇠고기는 유럽과 미국에 수출될 정도로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이 좋다 보니 인기가 많다. 유럽과 미국을 홀리는 맛이 현지인들을 홀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아르헨티나인들은 대부분 고기를 빼놓고서는 식사가 되지 않을 정도로 고기를 아주 좋아하며, 이는 축구선수들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아르헨티나의 전설이자 인터밀란의 전설 하비에르 사네티는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인이어서 그런지 바비큐 고기(아사도) 없이는 살 수 없다."라고 웃으며 자신의 고기사랑을 인증했으며, 아게로 역시 맨시티 입단 전까지 주식이 고기였을 정도로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고기사랑은 크다.

펠레와 디에고 마라도나에 이은 세기의 축구선수로 이름을 남기고 있는 리오넬 메시 역시 예외는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고기를 즐겨 먹은 메시는 스페인으로 이주한 이후에도 고기를 즐겨 먹으면서 선수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당시 메시는 일반인과 다름없는 식단을 했다. 몸을 관리하기는 했지만, 축구선수들의 금기였던 탄산음료와 초콜릿,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었을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를 하는 편은 아니었고, 운동에서도 스킬 트레이닝을 주로 했을 정도로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2004년 본격적으로 프로에 데뷔하면서 전설을 써 내려가기 시작한 메시는 2006년부터 명실상부한 최고의 공격수로 우뚝 서기 시작하면서 골 기계다운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발롱도르 경쟁을 펼친 것이 바로 이때부터였다.

하지만, 메시의 식습관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서히 그 날카로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었다. 바르셀로나에서 거의 50경기 가까이 소화하면서 메시의 체력은 날로 떨어져갔고, 국가대표팀에서까지 에이스 임무를 수행해야 하다 보니 체력적인 문제가 2010년대 초반 찾아오게 된 것이었다.


그 정점에 오른 것이 바로 2013년 볼리비아 원정이었다. 제대로 숨도 쉬기 힘든 볼리비아 원정을 떠난 메시는 경기 도중 어지럼증과 함께 구토증세를 보였고, 제대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며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메시의 구토 문제는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2014년 3월 루마니아와의 A매치 경기 도중 전반 7분 만에 증세를 보이기도 했으며, 2014년 월드컵 결승전, 2016년 11월 등 꾸준히 문제를 드러내고 있었다.

새로운 별명이 생길 정도로 잦아진 증상에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던 메시는 국가대표팀의 동료인 아게로의 몸 상태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아게로에게 비법을 물었으며 아게로와 데미첼리스의 추천을 받아 2015년부터 아게로와 함께 이탈리아의 의사 쥴리아노 포저를 찾아갔다.


이탈리아 사이클 선수, 알파인 스키 선수들의 주치의이자 독일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올리버 비어호프의 주치의이기도 했던 포저 박사는 메시를 보자마자 크게 질책했다. 설탕을 가까이하는 메시의 식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었다.

포저 박사는 "근육에 가장 나쁜 것은 설탕이다. 그가 설탕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 좋다. 게다가 요즘 오염되지 않은 밀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정제된 밀가루도 큰 문제다."라고 설탕과 정제된 밀가루가 얼마나 운동 선수에게 악영향을 끼치는지 밝혔다.

이어서 포저 박사는 물, 올리브유, 통곡물, 신선한 과일, 신선한 야채 등 다섯 가지 주요 음식을 메시 식단에서 필요한 필수 요소라고 조언했다. 그는 "견과류와 씨앗이 몸에 아주 좋다."라고 이야기했으며 메시에게도 이를 주지시켰다.

또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사람들이 평소 먹는 고기의 양은 소화하기 어려운 만큼 너무 많다"고 말하며 과도한 육류 섭취를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포저의 조언을 받은 메시는 먼저 식단의 변화를 줬다. 기존 햄버거와 패스트푸드를 주로 먹던 식습관에서 벗어나 정확한 레시피대로 식단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좋아하는 레시피'가 뿌리 채소를 곁들인 로스트 치킨이라고 밝혔는데 재료는 다음과 같다.

- 올리브 오일 30g
소금
다진 마늘 4개
- 양파 1개 
- 당근 한 묶음
부추 한 개
감자 700-800g
닭다리 4개 
- 신선한 타임(Fresh thyme) 허브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오븐을 섭씨 200도로 예열하고 로스팅 트레이에 기름과 소금을 넣고 다진 야채와 닭고기를 추가한다. 준비가 끝나면 190도에서 45분간 굽는다.

이러한 레시피 대로 정석적인 식사를 하기 시작한 메시는 더 이상 체력적인 한계에 부딫히지 않았다. 고산지대에서 구토를 하던 것도 없어진 것은 물론이다. 그리고 메시는 바르셀로나의 전설이 되었고,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임에도 파리 생제르망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올 시즌 파리 동료들과 함께 비시즌을 소화한 이후 메시의 퍼포먼스는 더욱 물이 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클레르몽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바이시클 킥은 메시의 전성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이 되고 있다.

메시 역시 식습관의 변화가 자신에게 큰 힘이 되었음을 이야기했다. 메시는 최근 인터뷰에서 "초콜릿과 탄산음료 등 지난 몇 년 동안 몸에 좋지 않은 것을 먹었다. 그런 것들 때문에 경기 도중 토하는 증세가 생겼다. 지금은 그런 음식들을 끊고 생선, 고기, 샐러드 등 체계적인 식단으로 관리받으면서 몸이 좋아졌다. 더는 아프거나 토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하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 그리고 남들보다 작은 피지컬을 가졌음에도 어린 선수들을 압도하며 세계축구의 전설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메시, 그 속에는 자신을 위해 행한 작은 변화가 숨어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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