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은 어제 내릴 눈일 뿐이다." 네덜란드 토탈사커를 창시했던 명장 리누스 미헬스의 명언이다. 바로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구단을 두고 하는 말일 수도 있다.

우승의 순간은 달콤했지만, 도로공사의 본격적인 시험대는 다가오는 시즌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베테랑 정대영과 에이스 박정아가 빠져나간 그 자리, 이제 그 자리를 채워야 할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시작된다.

도로공사는 이전부터 전통적인 베테랑의 팀이었다. 주전들의 평균나이가 30대를 상회하고 정대영의 경우에는 불혹의 나이임에도 현역으로 코트를 누비고 있을 정도로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상당히 많았다. 때문에 점진적으로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다른 팀들과는 달리 도로공사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고정적으로 활약했다.

우승을 거둔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안예림과 이예담, 김세인 만이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제한적이었고 대부분의 시간은 박정아와 문정원, 정대영, 전새얀, 배유나, 임명옥 등 기존 선수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뛰었고, 뛰어난 조직력을 바탕으로 V리그 우승까지 이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우승 이후 펼쳐진 FA 시장에서 도로공사는 거부할 수 없는 세대교체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정대영이 GS칼텍스로 떠났고, 특히나 에이스 역할을 하며 팀의 우승에 견인차 역할을 한 박정아가 새로운 도전을 위해 페퍼저축은행으로 떠나버렸다. 도로공사 입장에서는 우승을 이끈 주전 멤버 여섯 명 중 핵심 두 명을 한꺼번에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제 도로공사는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들어가야 한다. 다행히 박정아와 정대영을 제외한 주축 선수들은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배유나와는 센터 최고 대우인 5억5천만 원에, 문정원과 전새얀은 각각 2억 5천만 원과 2억1천만 원에 합의했다.

다만 이제 고참급 선수들과 다가오는 시즌 들어올 신인 선수들과의 괴리를 줄여줄 선수들이 자리잡아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올 시즌 박정아가 빠져나간 아웃사이드 히터에는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새얀과 이예림, 김세인, 그리고 챔피언 결정전 승리의 주역인 이예은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대영이 빠져나간 미들블로커는 배유나의 짝 찾기가 급선무다. 올 시즌부터 기회를 받기 시작한 이예담이 얼마만큼 성장하느냐에 따라 도로공사의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지 판가름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제 거부할 수 없는 미래는 펼쳐졌다. 과연 우승의 어제 내린 눈을 뒤로하고 도로공사는 어떤 새로운 모습, 그리고 어떤 새로운 선수가 떠난 선수들의 자리를 메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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